(인터넷은행 방향은)②케이뱅크, 프리IPO 카드…자본확충 효과 볼까
2021년 이어 두번째 프리IPO 진행
자본적정성 지속적 하락 브레이크
공개 2023-09-19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4일 15:0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은행권을 흔들 대항마가 되기 위해 출범한 인터넷 은행이 업권의 시샘 어린 시선을 받고 있다. 수신 기능뿐만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전·월세자금대출 등 다양한 여신상품을 출시하며 여신 규모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는 데다 낮은 연령대 고객들을 꽉 잡고 있기 때문이다. <IB토마토>가 혁신적인 서비스로 은행권의 변화를 이끄는 인터넷은행 3사의 하반기 경영전략을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케이뱅크가 2년 만에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를 통해 자금을 확보한다.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유치한 자금을 통한 여유 자본 확대로 자본적정성 제고에 나서 자산 증대의 걸림돌을 치운다는 계획이다. 안정적인 자본 여력을 기반으로 하반기 새로 출시한 여수신상품을 통해 외형성장과 실적 향상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케이뱅크 본사.(사진=케이뱅크)
 
두 번째 프리IPO 진행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중단한 기업공개(IPO) 대신 지난 2021년에 이어 두 번째 프리IPO를 통해 자금확보에 나선다. 프리IPO는 IPO가 진행되기 전 향후 일정 기간 이내에 상장을 약속하고 일정한 지분을 투자자에게 팔아 자금을 확보하는 투자 방식이다. 투자자들은 프리IPO을 통해 받은 지분을 해당 회사가 상장할 때 다시 매각하는 조건으로 투자하게 된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1년 7월 투자자들에게 드래그얼롱 조항과 콜옵션 조건을 포함해 1조254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드래그얼롱은 투자자가 자신의 지분을 매각할 때 대주주의 지분을 강제로 매각할 수 있게 하는 동반매각청구권을 뜻하며, 콜옵션은 기간 내 IPO가 진행되지 않는 경우 대주주가 투자자의 보유지분을 재매입 하겠다는 조건이다. 케이뱅크의 당시 대주주는 BC카드였다. 지난 2021년의 유상증자 금액 중 드래그얼롱이 적용된 7250억원은 자본금으로 인정받지 못했음에도 자본확충의 효과를 얻었다. 이번 자금 확보를 통해 케이뱅크는 IPO진행 시 목표했던 기업가치 5조원에 근접할 수 있는 수준으로 순자산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케이뱅크의 프리IPO는 NH투자증권(005940), JP모건 등 IPO 과정을 진행했던 증권사가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다만 당초 알려진 바와는 달리 삼성증권(016360)은 케이뱅크의 프리 IPO에는 공동주관사로서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IPO의 경우 삼성증권이 참여하는 것이 맞지만 프리IPO는 해당하지 않는다"라면서 "이번 건은 외국계 증권사를 비롯해 타 증권사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번 프리IPO의 목표금액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IB토마토>는 관련 사항에 대해 문의했으나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프리IPO 진척 상황 등에 대해서는 계약상 비밀유지 조항에 의거해 관련사항을 밝힐 수 없다"라고 말했다.
 
자본적정성 챙기고 하반기 여수신 상품 다양화
 
케이뱅크가 이번 프리IPO로 어느 정도 규모의 자금이 확보될 수 있을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지난 2021년의 경우 2분기 기준 10.91%에서 유상증자 후 19.82%로 BIS자기자본 비율이 대폭 올랐다. 케이뱅크의 상반기 기준 BIS자기자본 비율은 13.54%다. 카카오뱅크가 32.06%, 국내은행 평균이 15.62%임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가 아닐뿐더러 추이도 좋지 않다.
 
케이뱅크의 자본적정성은 유상증자 후인 2021년 3분기 최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지난 2021년 말 18.12%이던 케이뱅크의 BIS자기자본비율은 지난 2022년 말에는 13.94%에서 올해 상반기 13.54%로 6개월 만에 0.4%p 하락했다. 지난해 동기 15.86%와 비교하면 2.32%p 차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케이뱅크의 총 자기자본은 1조2226억원, 위험가중자산은 9조302억원이다. 만약 상반기 조건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2021년 프리IPO 규모의 자금이 확보돼 온전히 자본으로 인정된다면, 자본은 2조4768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하면서 BIS자기자본도 27.43%로 대폭 오르게 된다.
 
  
프리IPO가 케이뱅크의 계획처럼 진행된다면 자본 여력이 생겨 자산 확대에도 속도를 붙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하반기 여수신 상품의 범위를 확대시켰다. 인터넷 은행이 기존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개인신용대출을 취급했다면 케이뱅크는 한발 더 나아가 자동차 대출을 출시했다. 케이뱅크는 현재 대환대출 방식으로 출시한 오토론을 연내 신규 가입까지 대상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수신 상품도 강화했다. 케이뱅크는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4%로 0.2%p 올렸으며 지난 8월에는 고금리 입출금 통장인 생활통장 상품도 출시해 수신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프리IPO에 대해서는 확실히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라면서도 "프리IPO를 비롯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여수신 영역에서 다양한 신상품이 출시됐다"라면서 "선제적으로 금리경쟁력을 확보해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고 중저신용자 대출에도 집중하고 있어 연말까지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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