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미국 시장 확대 기대감?…마냥 '장밋빛' 아냐
미국 내 3조4천억원 솔라허브 구축…가성소다 등 추가 투자도
올해 태양광 수출액 3달 연속 감소…솔라허브 생산까지 차입금 부담
공개 2023-04-27 07:00:00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5일 14:1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인택 기자] 한화솔루션(009830)의 미국 태양광 시장 영향력 확대가 기대만큼 평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신재생에너지와 기초소재 투자까지 계획되어 있어 차입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미국 내 태양광 밸류체인 확보를 위한 3조4000억원 솔라허브 구축뿐만 아니라 가성소다 27만톤, PVC(폴리염화비닐)의 원료로 사용하는 EDC(염화에틸렌) 28만톤에 4300억원, GS에너지와 JV형태로 EVA(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공중합체) 30만톤 증설에 1204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 솔라허브 구축은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태양광 밸류체인을 완성한다는 계획이어서 증권가 중심으로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현재 미국 내 모듈 생산능력 3.1GW를 확보하고 있어 당장 AMPC(첨단제조 세액공제) 혜택이 영업이익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미국 시장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이미 어느 정도 현금확보 작업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탓에 솔라허브 상업생산 이전까지 차입 부담이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화솔루션 태양광 셀·모듈 제조현장(사지=연합뉴스)
 
미국, 중국산 없이 수요 대응 못해경쟁 심화 우려
 
미국 태양광산업협회(SEI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태양광 설치량은 20.2GW였으나 모듈 생산능력은 퍼스트솔라와 한화솔루션을 포함해 총 7.5GW에 그쳐 최소 12.7GW는 수입된 것으로 파악된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은 미국 시장 내 탄탄한 입지를 다진 한화솔루션에게 긍정적인 요소지만, 동시에 경쟁이 심화되는 리스크 요인이기도 하다. 중국이 글로벌 태양광 밸류체인에서 압도적인 시장 지위를 보유하고 있는 탓이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수요 증가 대비 공급을 고려했을 때 중국산의 수입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EIA와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미국 태양광 설치 수요는 2025년 38.7GW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나 증설량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IRA를 통해 미국에 진출한 기업들의 생산능력을 합산해봐도 20~25GW 수준"이라며 "결국 부족한 부분은 중국에서 수입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 3월 UFLPA(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에 따라 억류했던 일부 중국산 태양광 패널의 수입을 재개한 바 있다. 비수기 및 원가 하락 요인이 있었지만, 물량이 풀리면서 한국산 모듈의 미국 향 수출액도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태양광 모듈의 대미수출액은 2023년 1월 1억4544만달러, 2월 1억3470만달러, 3월 1억1869만달러로 감소했다.
 
김창수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IRA 이후 미국 내 설비를 보유하고 있지 않던 다양한 기업들도 공격적으로 증설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IRA 발표 이후 미국 진출을 결정한 기업들 중 중국 융기실리콘자재가 5.0GW, JA Solar가 2GW 모듈 생산공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퍼스트솔라를 포함한 미국기업 3곳과 스위스기업도 증설을 발표하면서 미국 내 경쟁 심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만, 미국 정부의 탈중국화 정책 기조에 따라 경쟁이 우려할 만큼 격화되진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부지침이 계속 나오겠지만, 미국의 보조금이 중국업체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그대로 보고 있을 것 같진 않다"라고 밝혔다.
 
 
늘어나는 차입으로 이자부담 커져
 
현재 솔라허브 구축을 계획하고 있는 조지아 공장부지에는 필요에 따라 증설 공간을 남겨둔 것으로 추정되나 섣부르게 투자를 진행하기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재무안정성 지표는 양호한 가운데 현금흐름 및 차입금 부담이 늘어날 수 있는 탓이다.
 
한화솔루션은 2021년부터 한화임팩트 지분 인수, RES프랑스 인수, REC실리콘 지분 취득에 약 1조4000억원의 자금을 사용했고 이를 소화하기 위해 유상증자, 리테일 부문 자산유동화, 중국 닝보법인 및 한화첨단소재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왔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말 기준 총차입금이 7조7234억원으로 전년대비 20.8% 증가했다. EBITDA(상각 전 이익)가 1조6417억원으로 18.4% 증가하면서 EBITDA 대비 총차입금 비율은 4.7로 변화가 크지 않았지만, 차입금이 늘어나면서 이자비용은 1545억원으로 75.8% 증가했다. CAPEX(자본적지출) 부담 확대로 FCF(잉여현금흐름)는 8986억원 유출로 전환됐다.
 
신평사들은 한목소리로 한화솔루션의 중단기적 차입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창수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보유 현금성자산과 차입 조달을 통해 투자자금 소요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되며, 상업생산 시작 전까지 차입부담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고 유준위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미국 투자 결정으로 재무 부담이 중단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한화솔루션이 미국 내 제조시설을 이미 갖춘 만큼 AMPC 혜택을 통해 솔라허브 상업생산 전까지 충분히 대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흥국증권은 한화솔루션이 올해 1억3300만달러(한화 약 1630억원) 규모의 세액공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급격한 투자에 따른 리스크 대응에 대해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라고 밝혔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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