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경영-대교)②강호준·강호철, 승계 재원 마련 '빨간 불'
기업가치 하락 증여세 절감 적기…다만, 배당 규모 축소 '진퇴양난'
승계 활용 목적 개인 회사도 좌초…강영중 회장 지분 받기 난항
공개 2023-02-28 07:00:00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4일 16:0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산업계에서는 창업주의 자녀인 오너 2세가 경영 일선에 잇따라 등장하며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새로운 수장의 주도로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 진출 및 인수·합병(M&A)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오너가 2세의 지분 매집 과정과 경영성과 및 향후 과제에 대해 짚어봤다.(편집자 주)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대교그룹 강호준·강호철 형제가 각자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를 맡게 되면서 승계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 하지만 승계에 활용하려던 개인회사는 논란에 휩싸여 좌초 상태고, 적자로 배당 규모가 축소되면서 승계 자금 확보가 어려워졌다. 최근 기업가치 하락으로 증여세 절감 적기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막대한 강영중 회장의 지분을 물려받기엔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강호준 대교(019680) 대표와 강호철 대교홀딩스 대표는 대교에서 2009년, 대교홀딩스에선 2010년부터 현금 배당을 수령했다. 강호준 대표가 대교에 입사하면서 형제가 나란히 지분을 취득했고, 이후 장내외 매수를 통해 지분을 늘리며 준비 태세를 갖췄다.
 
통상 오너가 2~3세는 배당을 통해 승계재원을 마련한다. 강호준·강호철 형제 역시 상대적으로 배당 규모가 큰 대교홀딩스 지분을 더 적극적으로 매집했다. 형제는 대교에 보통주 0.03%를 갖고 있고, 우선주는 강호준 대표가 0.03%, 강호철 대표가 0.30%를 갖고 있다. 대교홀딩스의 경우 형제가 동일하게 보통주 0.1%, 우선주 2.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대교 사옥(사진=대교그룹)

 
재계에서는 대교가 연이은 적자로 기업가치가 하락한 지금이 승계 적기라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현시점에서 대교그룹이 승계를 추진할 경우 과거 대비 수백억원의 증여세 절감이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강 회장은 대교의 보통주 8.43%(713만8565주), 우선주 13.26%(257만6765주)를 갖고 있다. 대교홀딩스의 보통주도 84%(507만5660주) 보유한 최대주주다. 현행법상 상장주식을 증여하면 증여일 이전 2개월, 이후 2개월을 합쳐 최종시세 평균값으로 재산 가치를 계산한다. 다만, 30억원 증여 초과분에 대해서는 50% 증여세가 부과되고,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주식은 20%의 추가적인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대교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대교와 대교홀딩스의 기업가치는 과거 대비 하락한 상황이다. 대교홀딩스가 보유한 대교의 지분가치(장부가액)는 2011년 말 4388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9월 2838억원까지 감소했다. 2015년 7월 말만 해도 1만1650원 선을 넘나들던 대교(보통주) 주가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전날(23일) 3035원으로 장을 마감하는 등 2000~3000원 대에 머물러 있다.
 
문제는 형제가 대교·대교홀딩스를 통해 수령하는 배당 규모까지 축소되면서 승계 재원 마련이 쉽지 않아졌다는 점이다. 실제 사업회사인 대교의 적자가 장기화되면서 대교는 물론, 대교홀딩스의 배당 여력도 감소하고 있다. 대교는 현금 결산 배당으로 2009년 보통주 1주당 250원, 우선주 260원을 지급했지만, 2021년 각각 80원, 90원으로 줄였다. 대교홀딩스 역시 2010년 보통주 1주당 1200원, 우선주 1250원이던 현금 배당을 2021년 각각 1100원, 1150원으로 축소했다.
 
 
형제의 배당금은 승계재원이 되기엔 부족한 수준이다. 강호준 대표가 처음 지분을 취득한 이후 지난해 중간배당까지 대교를 통해 수령한 총 배당금은 7400만원, 대교홀딩스는 1억10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강호철 대표 또한 대교에서 2억2000만원, 대교홀딩스에서 1억1000만원을 각각 받았다.
 
앞서 승계에 활용하고자 했던 개인회사 크리스탈원도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좌초된 상태다. 형제는 2004년 각각 지분 49.02%를 나눠 IT서비스·교육출판업을 영위하는 크리스탈원을 설립했다. 하지만 2011년 이비즈(e-biz) 사업부문을 그룹 계열사인 대교씨엔에스에 매각하고, 매각 대가로 지분(보통주 98만9888주)을 받는 과정에서 논란이 제기됐다. 이후 일감몰아주기·부당 내부거래 등 의혹에 휩싸이자 크리스탈원은 사실상 영업을 중단했다.
 
대교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회사의 올해 배당 계획은 3월 이사회 이후에 결정될 예정”이라며 “승계에 대해선 정해진 바가 없다”라고 일축했다. 또 “(실적 및 기업가치와 관련해선) 코로나19 등 이슈가 있었으며 올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디지털 교육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