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비 타격 르노코리아…항만시설 사용료 감면 받나
부산상의, 르노공장 지원 움직임 시동
수출 20%, 고용 4천명…지역 경제 영향 커
공개 2023-02-03 16: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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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하영 기자] 물류비 급증에 수출 어려움을 호소하는 르노코리아에 부산상공회의소(부산상의)가 항만시설 사용료 감면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르노코리아 선박 운임 급증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가운데 부산상의 지원을 받으면 수출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XM3 E-Tech.(사진=르노코리아)
 
3일 부산상의에 따르면 최근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에 지역 완성차업체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동차운반선의 제반 항만시설 사용료 감면’을 요청하는 건의서를 전달했다. 부산상의 측은 오는 6일 르노코리아자동차협력업체협의회(르노협력업체)와 만나 관련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12일 르노협력업체는 “자동차 수출은 수출 전용선 확보의 어려움과 함께 최근 2년간 2배 이상 높은 수출 물류비 증가로 수출경쟁력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수출경쟁력에 결정적인 위기가 된 것은 국내로 오던 자동차운반선이 중국의 전기차 수출 급증에 노선을 변경한 데 있다. 자동차운반선은 특수목적선으로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컨테이너선이나 벌크선 등과 달라 구하기가 쉽지 않다. 또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전 세계에서 산업의 리쇼어링(국내 복귀)을 추진하는 국가들이 늘며 해운사들이 건조도 꺼리는 상황이다. 
 
르노코리아에 따르면 몇 년간 르노그룹 도움을 받아 중소 규모 선박을 수배해 수출을 진행하고 있지만 물류비 부담이 수출경쟁력까지 갉아먹는 상황에 육박했다. 이전에 국내와 유럽을 정기적으로 운행하던 선박에 비해 선적은 절반밖에 하지 못하는 반면 왕복 물류비를 지불해야 해 그만큼 이윤이 줄고 있다는 주장이다.  
 
물류비 상승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의 약화는 최악의 경우 XM3의 유럽 판매물량의 관할지 이전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다. 현지 공장 생산은 물류비 측면에서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XM3는 르노코리아 부산공장과 부품 협력업체들의 주요 수출 품목이다. 지난해 XM3 수출만 2021년 대비 63.3% 증가한 11만7020대를 기록했다. 이 물량이 고스란히 유럽 공장으로 넘어갈  경우 르노코리아는 물론이고 부산 지역 경제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르노코리아와 30여개 부품 협력업체들은 부산지역 수출 경제의 15~20%를 담당하고 있다. 근로자수만 4000명을 넘어선다. 부산상의는 르노코리아의 매출 감소가 고용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을 우려해 물류비 부담을 일부 완화하는 요청 사항을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에 전달한 상태다. 구체적으로 부산항에 입항하는 르노코리아 자동차운반선에 대해 항만 입출항료, 접안료, 정박료 등 제반 항만시설 사용료에 대해 50% 이상 감면 혜택을 제공하자는 내용이다. 
 
 
일각에서는 르노코리아의 지원과 함께 경쟁력 있는 차종의 유치가 지속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르노코리아에 XM3 이외에 경쟁력 있는 상품이 없기 때문에 부산공장의 존폐가 꾸준히 문제 시 된다는 주장이다. 르노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월 총 판매한 1만45대 중 70%에 달하는 7040대가 XM3 판매량이다. 단일 차종에 매출 3분의 2가 달린 셈이다. 지난해 10월 방한한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차 등 미래 주력차종의 부산공장 생산 추진에 대해 선을 그은 바 있다. 
 
물류비 경감을 위한 항만 지원 방안은 다음주 초께 결정될 예정이다. 부산상의 기업애로해소센터 관계자는 “르노코리아의 위상을 감안할 때 생산량 축소는 지역경제에도 적지않은 충격을 줄 수 있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자동차부품업계에도 악영향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뿐만 아니라 지역 차원에서도 자동차 수출에 따른 물류비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특단의 조치와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나기원 르노코리아자동차협력업체협의회 회장도 “물류비가 오르면 르노코리아의 수출(물량)이 축소될 것이 우려된다”며 “월요일 회의에서 긍정적인 지원 내용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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