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부동산 침체에 수익성 '와르르'…디지털이 돌파구 될까
주택 거래 침체에 '울상'…지난해 영업이익 93% 감소 전망
'디지털 전환' 본격 드라이브…온라인 서비스 확대로 시장 영향 최소화
공개 2023-01-09 07:00:00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5일 18:3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한샘(009240)이 부동산 시장 침체로 직격탄을 맞으며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실적은 최악의 성적표가 예고되고 있고 수익성 악화에 자금사정은 더욱 팍팍해져 재무건전성도 흔들리고 있다. 한샘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사회에 본격 돌입한 만큼 '디지털 전환'으로 온라인 신규 고객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한샘 사옥 전경. (사진=한샘)
 
5일 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지난해 부동산 시장 침체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1조5032억원, 영업손실 1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1조6575억원) 대비 9.3%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755억원에서 약 769억원 감소하며 적자 전환됐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샘은 B2C(기업 소비자 간 거래) 매출의 두 자릿수 감소가 3개 분기 연속 이어지는 가운데, 매출 원가율 상승 지속과 TV 광고 및 컨설팅 수수료 등의 판관비 가중으로 영업이익도 2개 분기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지난해 4분기 실적까지 더하면 실적 하락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는 한샘의 지난해 실적 전망치로 매출액 2조353억원, 영업이익 45억원을 제시하며, 전년 대비 각각 8.8%, 93.5% 감소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부동산 시장 침체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48만187건으로 전년 동기(96만1397건) 대비 50.1% 감소했다. '바닥' 수준을 기록한 거래량으로 인해 이사 수요가 급감하면서, 가구 및 인테리어 판매량 역시 줄어든 것이다. 해당 업계 1위인 한샘도 실적 부진을 피해 갈 순 없었다.
 
더욱이 판매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 물류비 등의 상승으로 원가율은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저하됐다. 실제 가구 제조의 주요 원재료인 파티클보드(PB)의 가격이 치솟았다. PB는 목재를 고온압착한 것으로, 대다수 물량을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이 장기화되면서 PB 가격은 지난 2020년 1매당 8832원에서 지난해 3분기 1만2309원까지 올랐다. 중밀도 섬유판(MDF)도 같은 기간 1매에 1만5797원에서 2만3091원까지 오르며 부담이 가중됐다.
 
 
문제는 올해까지 실적 하락이 지속될 경우 한샘의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이다. 2021년 말 100.5%를 기록한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116.2%까지 상승했고,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도 254억원에서 505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더욱이 한샘은 실적 부진으로 현금창출 능력도 상실한 상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샘의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285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42억원 순유출을 기록한 2021년 같은 기간보다 영업활동으로 유출되는 현금 규모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66억원을 기록해 1177억원을 기록한 2021년 말 대비 68.9% 급감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과 함께 자사주 매입(884억원)과 배당금 지급(324억원)으로 재무활동현금흐름이 크게 악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샘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디지털 전환'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온라인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해 오프라인 방문 고객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먼저 한샘은 다음 달 '한샘몰·한샘닷컴 통합 플랫폼'을 출시한다. 통합 플랫폼은 홈 리모델링 전문 콘텐츠를 탑재하고, 리모델링 공사 전반을 관리하는 기능을 갖출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고객은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온라인을 통해 공사 견적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한샘닷컴은 홈 리모델링과 관련된 정보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지만, 한샘몰과 같이 별도의 판매 기능은 없다. 한샘은 통합 플랫폼 운영이 활성화되면 고객 방문이 늘고, '빅데이터'가 축적됨에 따라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이사를 가지 않아도 공사를 진행할 수 있는 '부분시공 패키지 상품' 또한 올해 초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한샘은 '디지털 전환'의 일환으로 지난해 7월 '샘라이브챗'을 선보인 바 있다. 이는 기존 한샘의 라이브커머스 서비스인 '샘라이브'의 기능을 고도화한 것이다. 보통 라이브커머스는 방송 시간에만 상담·구매가 가능하지만, '샘라이브챗'은 매일 오전 9시부터 24시까지 실시간 전문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이전 라이브커머스 방송인 '샘라이브'를 서비스할 때보다 리모델링 상담신청 건수가 약 5배 증가했다. 4개월여 만에 거둔 유의미한 성과다. 
 
한샘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올해 플랫폼 구축을 통해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업황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온·오프라인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상품·시공 경쟁력을 높여 지속 성장을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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