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부담 늘어난 이마트, 수익성 악화로 '이중고'
연결 차입금의존도 적정 기준 상회
매출 증가에도…영업이익 위축
공개 2022-12-23 07:00:00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1일 17:3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백희 기자] 이마트(139480)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빚 부담이 계속되고 있다. 외형성장에도 수익성이 악화되며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기업으로 전락했다. 이마트는 자산유동화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수익성 개선 없이는 유동성 리스크를 줄여나가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2022년 9월 말 연결기준 이마트의 전체 차입금은 10조4313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32.2%)는 0.3%p로 개선됐지만, 적정 기준(30% 이상)을 여전히 웃돌고 있다.
 
이마트의 차입 부담이 커진 이유는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분 투자 영향 때문이다. 주력 사업인 대형마트가 완전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우세한 가운데, 이마트는 창고형 할인매장(트레이더스)이나 전문점(노브랜드) 등 점포 형태 다양화와 이커머스(SSG닷컴), 편의점(이마트24), 기업형 슈퍼마켓(에브리데이), 복합 쇼핑몰(스타필드) 등 사업 다각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마트는 지마켓글로벌(구 이베이코리아) 지분 80.01%를 3조5591억원으로 인수했고, 앞서 9월 SCK컴퍼니(구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17.5%를 4860억원에 사들였다. 자금 마련을 위해 차입 규모를 늘리면서 2020년 6조1799억원이었던 총 차입금은 작년 10조1497억원으로 64.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 역시 32.5%로 4.8%p 올랐다. 차입금 증가에 올해 3분기 기준 이자비용도 20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6%나 늘었다.
 
 
지난 2020년과 2021년 개선세이던 수익성도 올해 다시 나빠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누적 연결기준 이마트 매출액은 21조85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8.7% 줄어든 1229억원이었다. 지난해 대규모 지분 인수 등에 따른 PPA(무형자산 감가상각비)가 영업이익에 반영된 결과다. 별도기준으로 보더라도 같은 기간 매출은 12조7161억원으로 2.3%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775억원으로 20.7% 급감했다. 
 
이마트는 악화된 수익성으로 인해 영업이익(1229억원)으로 이자(2076억원)도 부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이자보상배율도 0.59배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면 잠재적인 부실기업으로 본다.
 
이마트는 보유 현금 역시 줄어들면서 과중한 차입 부담이 유지되고 있다. 올해 9월 말 연결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작년 말보다 37.1% 감소한 6349억원이었고, 여기에 매매목적파생상품을 제외한 단기투자자산을 더한 현금성자산은 1조4867억원으로 작년 말 1조6154억원보다 8% 줄었다. 이로 인해 순차입금 의존도가 2020년 19.5%에서 2021년 27.3%로 오른 뒤 올 9월 말 27.6%로 오름세를 유지 중이다.
 
이마트는 자산 효율화를 통해 차입금 관리에 나섰다. 지난해 가양점(6820억원), 성수점(1.2조원, 매각대금은 2021년 30%, 2022년 70% 수령), 베트남 자회사 지분(1380억원) 매각을 진행하며 자금을 확보했다. 실제 올해 3분기 개별기준 차입금은 5조4735억원으로 작년 말 5조9978억원 대비 8.7% 줄었으며, 차입금의존도도 28%로 3.3%p 하락했다.
 
리뉴얼 오픈 당시 이마트 월계점.(사진=이마트)
 
이마트는 추가적인 자산 매각이나 세일즈 앤 리스백(자가 점포 매각 후 재임대) 등 자산 유동화를 추진 중이다. 현재 중동점과 명일점에 대한 매각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그룹 통합 멤버십 전개, 마트 리뉴얼 작업 확대 등을 통해 모객 효과도 꾀하고 있다. 온·오프라인의 균형적 성장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추진하는 신성장 동력의 이커머스 사업이 현재 영업적자 상태기 때문에 해당 부문에서 수익이 나야 오프라인 사업을 포함한 기업 영속성을 얻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커머스 유료 멤버십 일원화를 통해 고객 기반을 제고하고, ‘체험형’ 마트 리뉴얼 전략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라고 하면서 “보유 자산의 전략적 재배치 차원에서 현재 중동점과 명일점 매각 논의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황백희 기자 h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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