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디앤아이한라, '신사업' 통해 실적 개선 나선다
건설업 경기 하락에 '비상'…올 3분기 영업익 전년비 64.9% 감소
총 552억원 등 신규 투자 적극…'비건설' 비중 30%까지 확대 계획
공개 2022-12-20 07:00:00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6일 15:5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HL D&I(014790) 한라(HL디앤아이한라)가 신사업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비건설부문의 매출 비중을 대폭 늘리겠다는 목표 아래, 다양한 분야의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신사업 추진이 빛을 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HL디앤아이한라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9월 말 기준 채권평가기업 '한국자산평가'에 대한 투자와 관련해 사모펀드(PEF)에 320억원을 납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HL디앤아이한라는 지난해 3월 총 340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정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기체분리막 개발사인 '에어레인'에 10억원(누적투자 40억원) 추가 투자를 진행했다. 기체분리막 기술은 화학공장 및 발전소 등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분리·포집, 탄산이나 드라이아이스와 같은 대체 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기체분리막 기술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의 효과를 누릴 수 있으며, 결론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초과할 시 구매해야 하는 탄소배출권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향후 HL디앤아이한라는 최근 건설사들 사이에서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는 '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CCUS)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또한 HL디앤아이한라는 부동산 투자 관련 업체인 '빌드블록'에 조건부지분인수계약(SAFE) 방식으로 40만달러 지분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빌드블록은 미국 현지에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미국 부동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해외 부동산 구매를 중개해주는 플랫폼이다.
 
이 외에도 국내 3대 벽지회사 '신한벽지',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뉴스케일파워' 등에도 투자하고 있다. 신사업과 관련된 5곳의 주요 기업들에 대한 투자 금액은 총 약 552억원에 달한다. HL디앤아이한라는 향후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하면서 신사업 투자 기조를 이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9월 사명을 'HL Development&Innovation Halla'로 변경하면서 건설 본업의 경쟁력은 물론 비건설 부문 확대를 통한 미래지향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HL디앤아이한라가 신사업 투자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최근 건설업 경기 하락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 매출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회사 입장에서 건설업 경기 하락은 실적에 직격탄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거래 절벽', '미분양 폭증' 등의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지난 9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건설업계는 위기를 겪고 있다. 일부 지역 건설사들이 부도 처리되는 등 시장의 분위기는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글로벌 인플레이션 현상에 따라 원가율이 높아지면서, 대다수의 건설사가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HL디앤아이한라도 올해 실적이 아쉽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내용을 보면 HL디앤아이한라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조338억원, 영업이익은 212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1조327억원)은 0.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605억원)은 64.9% 감소했다.
 
HL디앤아이한라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외부 요인에 대한 선제적인 실행예산 현실화에 따른 일시적 조정으로, 풍부한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향후 실적 개선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L디앤아이한라의 올해 3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약 4조7000억원으로, 지난 2018년(약 2조5000억원)과 비교해 2조2000억원가량 늘었다.
 
 
이 때문에 현재 건설업의 비중이 절대적인 HL디앤아이한라가 추진하고 있는 여러 신사업을 통해 실적 개선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국내 부동산 경기가 위축됨에 따라, 건설사 입장에서는 건설부문 이외의 신사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올해 9월 말 기준 HL디앤아이한라의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건설부문이 93.39%, 비건설부문이 6.61%를 차지하고 있다. HL디앤아이한라는 오는 2025년까지 비건설부문 매출 비중을 3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에도 부동산 경기가 회복될지 미지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건설사에 있어 신사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라며 "신사업의 특성상 단기간 내에 성과로 이어지진 않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HL디앤아이한라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다양한 정보와 관리기법을 통해서 소형자산 투자에 대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향후 미국 부동산 산업 진출 시 협력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신사업 추진에 관심을 기울이며, 선별적으로 투자 대상 기업을 살펴볼 것" 설명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