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재무건전성 '흔들'…위기 타개책 '관심'
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 더 많아…상황 지속되면 '한계기업' 위험
차입금 규모 3분기 만에 2배 이상 늘어…부채비율·차입금의존도 급등
공개 2022-12-05 07:00:00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1일 19:1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동부건설(005960)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실적 하락에 벌어들이는 영업이익보다 나가는 이자비용이 더 많은 기업이 됐다. 이 때문에 현금흐름에도 악영향을 미치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 적자 폭이 확대됐고, 차입금 및 사채 규모를 늘리면서 재무건전성 방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동부건설 사옥. (사진=동부건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건설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지급한 이자비용은 132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까지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116억원으로, 이자보상배율은 0.88을 기록하고 있다. 이자수익으로 23억원을 인식하고 있지만, 이자수익까지 합해도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겨우 감당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자보상배율이란 기업이 영업이익에서 얼마를 이자비용으로 쓰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이며,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크면 영업활동을 통해서 번 돈이 금융비용을 지불하고 남는다는 의미다. 반면, 1 미만일 경우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지불할 수 없어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볼 수 있다.
 
이같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낼 수 없는 상황이 3년간 지속된다면 '한계기업'(좀비기업)으로 분류된다. 최근 기준금리가 3.25%까지 오르면서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 또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동부건설은 올해 상반기까지 2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3분기 134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이 컸다. 이는 지난 2015년 3분기(246억원 손실) 이후 7년 만의 분기 적자 전환이다. 올해 3분기 당기순손실 또한 180억원을 기록했다. 동부건설 측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가율이 올라갔고, 손실분을 선반영한 영향으로 올해 3분기에 일시적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실적 하락은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쳤다. 동부건설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활동현금흐름 -2467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694억원) 대비 손실 폭이 눈에 띄게 커졌다. 영업활동으로 현금을 확보하지 못하고 오히려 현금이 유출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재무활동현금흐름은 1435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1083억원)에 비해 늘어났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회사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자금 차입을 늘리는 것으로 보인다. 쉽게 말해 사업을 통해 발생한 적자를 외부에서 돈을 빌려 메우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말 1637억원이던 차입금 규모가 올해 3분기 기준 3544억원을 기록하며 2배 이상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안정적으로 유지했던 재무건전성도 흔들리고 있다. 부채비율은 지난 2020년 9월 말 98.3%에서 올해 9월 말 154.8%로 높아졌고, 차입금의존도 또한 같은 기간 28.1%에서 55.9%로 급등했다. 부채비율은 200% 이하로 관리되면 안정적으로 평가받지만, 차입금의존도의 경우 30%를 기준으로 초과할 경우 불안정한 상태로 본다.
 
보유 현금은 크게 줄었다. 동부건설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1311억원에서 올해 3분기 181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러한 가운데 동부건설은 내년 상반기까지 총 75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동부건설은 현재 받지 못하고 있는 준공 대금 또한 존재한다. 강원중도개발공사(GJC)는 지난 2020년 12월 동부건설과 춘천 의암호 중도 내 레고랜드 테마파크 기반시설 공사 계약을 맺었고, 동부건설은 준공 검사까지 마쳤다.
 
그러나 동부건설은 지난 9월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GJC에 대해 법원에 회생 신청을 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준공 대금 135억8128만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다만, 논란 이후 김 지사가 공사 대금은 조만간 강원도에서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향후 사업성 검토를 지속적으로 하고, 원가 관리에 최선을 다해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려고 모색하고 있다"라며 "우량 사업지 수주를 통해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한 정부가 지속적으로 규제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 점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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