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보장성 앞지른 저축보험…부작용 우려도 '꿈틀'
2·3분기 저축보험 공격적 영업…단기납으로 자금 확보
부담이율 상승 압박에 내년 IFRS17 체제 수익성 문제
공개 2022-11-21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7일 18:1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동양생명(082640)이 2분기에 이어 3분기도 저축보험 영업을 공격적으로 전개한 결과 수입보험료에서 차지하는 저축보험 비중이 보장성보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상승 시기라는 점을 배경으로 일시납 상품을 판매하면서 자금을 확보하고 있는데, 상품에 적용되는 부담이율이 높은 만큼 잠재적인 금리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개인보험 부문의 수입보험료가 4조2374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4628억원 대비 22.4%(7746억원) 증가했다. 개인보험은 보장성보험과 저축보험, 연금보험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저축보험에서 수입보험료가 크게 증가하면서 전체적인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저축보험 수입보험료는 2조802억원으로 작년보다 67.8%(8407억원) 늘었다. 저축보험에서 증가한 수입보험료가 상위항목인 개인보험에서 늘어난 것보다 더욱 많은 셈이다.
 
반면 보장성보험은 1조8053억원으로 0.7%(128억원) 성장하는 데 그쳤고, 연금보험은 3520억원으로 18.3%(789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개인보험 수입보험료 비중은 △저축보험 49.1% △보장성보험 42.6% △연금보험 8.3%로 나타난다. 앞서 상반기에는 보장성보험이 52.7%로 과반을 이루고 저축보험이 36.6%였는데 비중이 역전됐다.
 
 
상품별 초회보험료 역시 저축보험이 이끌었다. 동양생명의 3분기 누적 초회보험료는 1조4885억원으로 작년 동기인 1470억원에서 912.5% 급증했는데, 이는 저축보험(1조4323억원) 상품을 일시납으로 판매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보장성보험과 연금보험은 각각 333억원, 230억원 규모로 집계된다.
 
동양생명은 앞서 2분기부터 저축보험 초회보험료가 늘어났는데 3분기에는 속도가 더 빨라졌다. 올해 추이를 살펴보면 △1분기 185억원 △2분기 3585억원 △3분기 1조552억원으로 확인된다. 수입보험료 기준으로는 △1분기 2577억원 △2분기 5767억원 △3분기 1조2458억원이다.
 
저축보험을 판매하면서 나타난 변화는 포트폴리오를 단기 조정했다는 점이다. 본래 동양생명은 저축보험을 금리연동형 상품으로 판매했는데 이번에는 금리확정형으로 선보였다. 수입보험료 기준 저축보험 구성은 현재 금리확정형이 67.7%, 금리연동형이 31.7%다. 지난해 동기에는 금리연동형 비중이 98.7%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게추가 방향을 바꾼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초회보험료는 올해 1분기만 하더라도 금리연동형 상품의 비중이 100%를 나타냈는데, 2분기에는 금리확정형으로 상품 구성이 바뀌면서 해당 부문의 비율이 99.0%로 나타났다. 3분기에도 금리확정형이 99.9%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부터 오르기 시작한 금리가 올해 2분기와 3분기에는 더욱 가파르게 상승했고 내년에도 계속 인상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금리가 고정된 일시납 저축보험 판매를 일시적으로 늘려 자금을 빠르게 확보하고 운용자산 규모도 키우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동양생명은 생명보험 업계에서 이차역마진 문제의 배경으로 꼽히는 고금리 확정형 보험부채의 비중이 적다는 점에서 이러한 부담도 덜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양생명은 책임준비금 기준 6% 이상 고정이율 비중이 8.1% 수준이다. 대형 보험사들이 30% 내외 수준을 형성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사진=동양생명)
 
다만 운용자산이익률이 아직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지난해 말 3.53% 수준이었던 수치는 금리상승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3.23%로 떨어졌고 2분기에도 3.03%로 하락했다. 3분기에는 3.10%로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평균 부담이율은 3.55~3.59%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이차 스프레드는 지난해 말 –0.02%에서 △올해 1분기 –0.33% △2분기 –0.52% △3분기 –0.48%로 벌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상품에 적용되는 확정이율이 4.50%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부담이율 증가 압력과 역마진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익성 측면에서 저축보험 판매에 따라 신계약비가 증가해 비차익이 부진하게 된다는 문제도 있다. 앞서 상반기 손실 규모를 줄였던 신계약비차손익은 3분기 –607억원으로 전년 동기 –520억원에서 손실 금액이 늘었다. 게다가 내년 시행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체제서는 저축보험이 수익으로 잡히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요인이다.
 
금리상승이라는 배경과 함께 일시납 상품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려던 목적인 만큼 포트폴리오 전략의 조정 기간이 관건으로 풀이되는데,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내년 1분기나 상반기까지 보험금 지급률이나 상품 해약 등에 대한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며 일시납 저축보험이 해당 기간까지는 공격적으로 판매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정해 놓은 시점이 있는 것은 아니고 시장의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면서 “현재 시장금리 수준이 고금리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동양생명은 채권 등 안정적인 투자처에 자산 매칭을 했기 때문에 이차역마진 우려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IFRS17에서 저축보험 일시납 판매는 전체적인 손익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요즘과 같은 금리상승 시기에는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일시납 저축보험의 판매가 필요한 이유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기존 계약자들의 해약과 이탈이 늘어난 것에 대해 현금흐름 측면에서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언제까지 필요한지는 자금의 이동(shift)이 잦아들 때까지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금리가 원인이기 때문에 금리상승이 언제 멈추는가가 해당 시점을 결정짓는다”라며 “수익추정 모델상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저축보험 판매가 일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판매 강도는 계속 약화될 것으로 가정한다”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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