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방탄 없는 '보릿고개' 눈앞…체질 개선도 '미지수'
올해 BTS 매출 60~65% 목표…레이블·신사업 확장
3분기 최대 실적…자체 게임 개발 등 수익원 창출 사활
공개 2022-11-14 08:00:00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0일 18:3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하이브(352820)가 BTS(방탄소년단) 병역 이행으로 인한 매출 공백을 방어하기 위해 체질개선 속도를 높이고 있다. M&A(인수·합병)를 통해 멀티레이블 체제를 운영하고, 게임·에듀테크 등 신사업에 진출하며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BTS 매출 비중이 높고, 산하 레이블(음반회사) 및 신사업 분야의 비중이 크지 않아 새 수익원을 찾기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브는 지난해 처음 지분법 이익 167억원을 달성한 이후 올해 상반기에도 77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이 지분법 이익은 하이브가 CJ ENM(035760)과 합작한 빌리프랩, 저스틴비버와 합작한 회사인 NSN어패럴 등의 신사업 합작 법인에서 발생했다.
 
BTS 영향력으로 성장한 하이브는 아직도 BTS 매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하이브의 BTS 관련 매출은 2019년 기준 97%에 달할 정도이며, 2020년 85%를 기록했다. 지난해 저스틴비버, 아리아나그란데 등 팝스타가 소속된 이타카홀딩스를 인수했지만 아직까지도 BTS 매출이 과반을 훌쩍 넘는다. 상장 이후에는 BTS 관련 매출을 따로 집계하지는 않지만, 컨퍼런스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으로도 약 65%를 차지한다. 하이브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4455억원, 영업이익 60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가 매출은 30.6% 늘고, 영업이익은 7.6% 감소했다.
 
인더섬 with BTS(사진=하이브)
 
현재 하이브는 M&A를 통해 산하 레이블 9곳을 두고 있다. BTS 외 아티스트를 확보하고, 신인 아티스트 발굴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다. 하이브는 2019년 쏘스뮤직, 2020년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2021년 이타카홀딩스를 잇따라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자체 레이블 어도어를 설립하고 신인 걸그룹 뉴진스를 데뷔시켰다. 다만 BTS를 대체할 만한 아티스트가 없고, 신인 그룹의 경우 매출에 반영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면서 시너지 효과는 아직이다.
 
실제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이타카홀딩스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자회사들은 손실을 지속하고 있다. 하이브의 미국법인인 하이브 아메리카는 지난해 연간 79억5000만원의 손실을 낸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5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신인 걸그룹 르세라핌이 소속된 쏘스뮤직의 경우에도 지난해 16억원, 올해 상반기 37억원의 손실을 각각 냈다. 이외에도 어도어, 케이오지엔터테인먼트, 빅히트 일본 법인 등도 영업손실을 지속 중이다.
 
새롭게 진출한 사업에서도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하이브는 멀티 레이블 전략 외에도 에듀테크(하이브에듀), 게임사업 부문을 자회사로 독립(하이브아이엠) 시키는 등 엔터테인먼트 외 신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하이브에듀는 하이브의 관계사인 케이크주식회사가 흡수합병했지만, 게임사업은 넥슨코리아 대표를 역임한 박지원 대표를 주도로 꾸준히 추진되고 있다.
 
하이브아이엠의 경우 올해 6월 자체 제작 게임인 ‘인더섬 with BTS’를 내놨고, 9월에는 마코빌 신작 RPG 2종 퍼블리싱 계약도 체결했다. 하이브는 또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와 지난해 상호지분투자를 단행하며 NFT(대체불가능한토큰) 등에 관한 합작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하이브아이엠은 아직 손실을 내고 있어 자체 개발 게임이 출시·수익을 내기까지는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두나무 지분투자로 인한 평가손실까지 떠안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이브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50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2020년 말 1조원 미만에서 1년 만에 20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장외 시장에서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하이브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가치 또한 급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두나무의 장외시장 가격을 감안한 예상 시가총액은 약 5조원 수준이다.
 
체칠개선을 추진한 탓에 하이브의 재무부담도 과거 대비 확대됐다. 하이브는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인수 등 대규모 M&A 대금을 인수금융으로 차입했다. 실제 하이브의 차입 규모는 2020년 3431억원에서 지난해 1조2259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이자비용 등이 포함된 금융비용 부담은 2020년 39억원에서 지난해 132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이브는 단기적으론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지만, 멀티레이블 전략, 신사업을 통해 미래 사업을 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뉴진스, 르세라핌 등의 신인 그룹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빠르면 2024년부터는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이며, 2025년에는 BTS 복귀로 몸집을 다시 불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IB토마토>는 수익성 관리 방안 등을 듣기 위해 하이브 측과 연락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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