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지분투자)②로보스타, 기대감 높지만…체질개선까지 상당 시일
LG전자, 물류로봇 사업 진출에 기대감 쑥…든든한 계열사 매출
‘클로이’ 위탁생산 효과 톡톡…스마트팩토리 전환 효과도 받을 듯
다만, 올해 상반기 다시 적자전환…악화된 현금흐름 관리도 숙제
공개 2022-10-11 08:30:00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6일 15:5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로봇·AI(인공지능)·메타버스 등 신사업 진출을 목표로 스타트업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2017년 타법인 출자 건수가 4곳에 불과했던 LG전자는 2018년부터 투자시계가 빨라졌다. 당시 LG전자는 중장기 미래사업 준비를 위해 2023년 4월까지 5년간 5000만 달러를 출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LG전자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신사업 관련 스타트업의 현황과 미래를 살펴보고, LG전자의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해 들여다본다.(편집자 주)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LG전자(066570)의 자동화 로봇 기업 자회사인 로보스타(090360)가 체질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LG전자가 로봇 사업을 확대하면서 협업이 늘어나고 있고, 계열사들의 스마트팩토리 전환 수요도 발생할 것으로 기대돼서다. 로보스타는 재무제표에 악영향을 미쳤던 부실 계열사를 정리했지만, 매출 규모가 줄어든데다가 현금도 소진되고 있어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로보스타는 최근 LG전자와 산업용 로봇 거래에 관해 59억원 규모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로보스타는 LG전자에 인수된 이후 꾸준히 계열사 간 협업을 확대하며 사업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로보스타는 LG전자와 연 200억~300억원 규모의 거래를 이어오고 있으며 LG디스플레이(034220)를 비롯해 매년 LG화학(051910) LG에너지솔루션(373220) LG생활건강(051900) LG이노텍(011070) 등 거래 관계를 넓히고 있다. 올해부터는 로보스타가 사람의 팔처럼 다각도로 움직이는 ‘수직 다관절 로봇’ 기술을 통해 LG전자의 서비스 로봇 ‘클로이(CLOi)’ 라인업 서브봇 일부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태양광 등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고, 로봇, AI 등 신사업 진출을 통해 핵심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이 중 로보스타는 LG전자가 로봇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자회사로 편입시킨 기업이다. LG전자는 2018년 7월 유상증자에 참여해 로보스타의 회사 지분 30.03%를 인수했다.
 
LG전자가 당시 로보스타의 경영권 확보를 위해 투자한 금액은 536억원에 달한다. 이후 LG전자는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을 추가로 인수해 로보스타의 지분 33.4%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LG(003550)의 옛 계열사 LG산전(현 LS(006260)일렉트릭)의 로봇사업부가 전신인 로보스타가 약 20년 만에 다시 LG와 인연을 이어나가게 된 것이다.
 
로보스타는 LG전자의 또 다른 로봇 지분투자 기업인 자율주행 로봇 생산 기업 로보티즈(108490)와 달리 산업용 로봇을 취급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로보스타의 제품은 자동차, 반도체, IT 기기, 2차 전지 제조공정에서 사용되는 직각좌표로봇, 리니어로봇 등과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사용되는 글라스반송용 로봇, 웨이퍼반송용 로봇 등으로 구성돼 있다.
 
편입 이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됐던 것과 달리 로보스타는 영업손실을 지속했다. 2018년 매출액 1932억원, 영업이익 22억원을 거뒀던 로보스타는 2019년 매출 1766억원, 영업손실 69억원을 기록했고, 2020년 매출 1320억원, 영업손실 113억원으로 적자 폭을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1425억원, 영업이익 2억원을 내며 간신히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LG전자 및 계열사 향 매출 의존도는 높아졌지만, 제조업이 침체되면서 산업용 로봇 매출 시장이 줄어든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로보스타는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615억원, 영업손실 13억원을 기록하며 다시 적자전환했다.
 
LG전자 클로이 캐리봇(사진=LG전자)
 
부실 계열사를 정리하면서 재무제표는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로보스타는 지난해 12월 완전자본잠식으로 연결 재무제표에 악영향을 미치던 자회사 로보메디를 완전히 청산했다. 다만, 전체 매출 규모가 줄어든 데다가 운전자본 부담 증가,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마이너스(-)를 지속하고 있어 현금성자산에 대한 관리는 숙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로보스타의 운전자본은 2018년 235억원에서 2019년 348억원, 2020년 245억원, 지난해 35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로보스타가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흐름은 2018년 –94억원에서 지난해 –51억원으로 마이너스를 지속하고 있다. 로보스타의 현금성자산 규모는 2018년 490억원에서 지난해 189억원까지 감소했다.
 
업계는 로보스타와 LG전자 및 계열사 간 협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보스타가 2차 전지, 반도체 등 산업용 로봇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고, 산업계 내 스마트 팩토리 바람이 불면서 로보스타 제품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LG전자가 올해 6월 클로이 캐리봇(CLOi CarryBot)을 통해 차세대 물류로봇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히면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이상헌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로보스타는 과거 디스플레이, 자동차, IT기기 산업에 많은 매출 비중을 갖고 있었지만, 현재는 2차 전지, 반도체 등으로 사업 비중을 분산하면서 산업을 구분하지 않는 물류장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특정 산업으로 인한 실적 변동 리스크는 크지 않은 편이며 스마트 팩토리 시장 확대 등의 추이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로보스타는 LG전자 차세대 물류로봇 사업의 핵심인 '캐리봇' 위탁생산을 담당하고 있다"라며 "단기적인 실적 증감보다는 미래 성장 가능성에 가치를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산업용 로봇 기업 특성상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줄이면 실적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라며 "지난해 로보메디를 청산하는 등 사업포트폴리오 효율화를 꾸준히 진행하는 단계이며, 현재 수주한 작업들에 대한 실적도 단계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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