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잠재부실 우려에도 준비금 환입…이대로 괜찮을까
부실 방파제 높이라는 당국…중기 대출 많은 신한은행 불똥
신규 부실로 부도 익스포져 확대…4대 시중은행 중 '유일'
공개 2022-09-20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6일 14:2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수정 기자] 신한은행이 기존에 쌓아둔 대손준비금 중 일부를 환입할 예정이다. 이달 말 코로나 금융지원 종료가 임박해 잠재부실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례적인 행보다. 타행은 준비금을 더 적립하거나, 환입하더라도 신한은행 보다 규모가 크지 않았다. 특히 신한은행은 시중은행 중에서도 부도여신 규모가 가장 클 뿐 아니라, 중소기업 대출 규모가 많은 편에 속한다. 
 
16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대손준비금 적립액은 2조5600억원으로, 전년 말 2조2762억원 보다 약 3000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곧 줄어들 예정이다. 상반기 중 868억원을 환입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추가 적립이나 환입이 없으면 내년 초 이익잉여금 처분 회계 처리 이후 대손준비금 잔액은 2조4731억원으로 감소한다.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 역시 대손준비금 환입이 발생했으나, 규모는 400억원 내외 수준으로 신한은행 보다 적었다. 그간 신한은행은 충당금을 더 쌓아 잠재 부실에 대비해왔기 때문에 이번 준비금 환입은 이례적이다. 대손준비금 전입예정액은 지난 2019년 2341억원, 2020년 806억원이었다.
  
 
대손준비금은 대손충당금이 은행업감독규정에서 정한 대손충당금에 미달하는 경우, 적립한다. 기존에 적립한 대손준비금이 결산일 현재 적립해야 하는 금액을 초과하면 그만큼 환입할 수 있다. 부실 징후가 사라졌다고 판단, 이미 많은 충당금을 적립해둔 상태이기 때문에 굳이 추가로 쌓을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신한은행은 작년 3분기까지만해도 대손준비금으로 2400억원 정도를 신규로 적립할 계획이었다. 이듬해 2월 이사회 승인까지 받았는데, 당국이 코로나 금융지원 연착륙을 결장했다. 당시 충당금을 보수적인 기준에서 쌓으라는 당국의 주문도 있었다. 이에 신한은행은 정기 주총 직전 대손준비금 840억원을 추가 적립했다. 신한은행은 최종 2836억원으로 확정하고 3월 이익잉여금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회계처리했다.
 
특별한 부실 징후가 보이지 않은 것도 충당금을 환입한 이유다. 신한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전년 말 0.27%에서 0.26%로 소폭 낮아졌다. 부실 대출 규모도 지난 2020년 1조원에서 2021년 8300억원, 올 상반기 8121억원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시중은행 중에서도 중소기업 대출이 많아 '잠재 부실' 위험이 큰 만큼, 하반기에 준비금을 추가 적립할 가능성이 높다. 당국이 '특별대손준비금' 카드를 꺼내든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신한은행(123조원)은 KB국민은행(131조원) 다음으로 중소기업 대출 규모가 크다. 신한은행이 포트폴리오별로 평균 PD(부도율)을 추정한 것을 보면, 대기업 여신의 평균 PD가 0.60%라면 중소기업은 1.89%로 부실 위험이 상당히 크다.  
 
또, 올 상반기 신한은행이 제출한 경영보고서를 보면, 현재 부도여신 및 채무증권 규모가 1조1785억원으로 전 보고 기간 7455억원 보다 확대됐다. 3501억원의 신규 부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부도 익스포져 규모만 볼때 신한은행이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컸다. 
 
손실흡수능력을 높여 불확실성에 대비하라는 당국의 목소리가 커진 것도 추가 준비금 마련 가능성을 높인다. 실제, 금융위는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이 하반기 대손준비금을 더 쌓을지는 9월 말 종료가 임박한 코로나 금융지원이 변수다. 전문가들은 대출 만기 연장 종료시 은행들의 건전성 지표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전성 지표가 좋아진 것 역시 코로나 금융지원에 따른 착시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선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금융평가1실 수석연구원은 "은행권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만기연장 및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 종료는 코로나 위기 동안 금융지원으로 가려져 있던 부실규모를 확대해 은행자산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코로나 충격에 따른 준비금을 기존에 많이 쌓아 놓은 탓에 환입이 발생했다"라며 "당국의 조치에 맞춰 준비금에 대응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ksj02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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