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 자체 건기식 원료 확보 또 고배…신성장동력 차질 빚나
자체 원료 CAEC 개별인정형 원료 인정 실패
추가 인체적용시험 진행 중
화장품, 생활용품 등 기존 사업 실적 부진
공개 2022-09-20 08:30:00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6일 14:3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윤선 기자] 애경산업(018250)이 자체 개발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형 원료 인정에서 잇따른 고배를 마시고 있다.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기능성을 인정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며 신성장동력 발굴에 제동이 걸렸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이 회사 연구소가 개발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 원료 ‘CAEC’에 대해 식약처에 개별인정형 원료 인정 신청을 했으나 현재까지 2회 기능성 인정을 받는 데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애경산업은 CAEC를 면역기능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원료로 개발하고 있으며, 개별인정형 원료로 인정받기 위해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해왔다. 개별인정형 원료 인정에 있어선 회사가 진행한 인체적용시험 결과가 주요 검토 자료다.
 
식약처 건강기능식품심의위원회(이하 위원회)는 CAEC가 안전성에선 문제가 없다고 봤다. 다만, 기능성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인체적용시험에서 약물과 음식의 상호작용 등이 평가돼 있지 않아 시험 결과의 유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차례 고배를 마셨지만, 애경산업은 신규 발굴 원료의 상업화를 위해 도전을 지속하고 있다. 실제 회사 측이 최근 해당 원료에 대해 다시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2018년 건강기능식품 사업에서 한차례 철수한 경험이 있는 애경산업은 자체 원료 발굴로 건강기능식품 사업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애경타워 전경. 사진=애경그룹)
 
애경산업은 2014년 브랜드 ‘헬스앤’을 통해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진출했으나, 2018년 사실상 사업을 접었다.
 
당시 건강기능식품은 자체 원료를 활용한 것은 아니어서 타 업체 제품과 차별화를 꾀하긴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가 매년 커지고 있지만 그만큼 경쟁자도 많아지고 있어 원료에서부터 차별화하려는 업체가 늘고 있다. 이에 일종의 독점권이 발생하는 개별인정형 원료 확보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업계 주요 기업인 아모레퍼시픽(090430)이나 LG생활건강(051900)은 개별인정형 원료를 확보한 상태다. 주요 원료로 아모레퍼시픽 ‘L-글루탐산발효 가바분말’, LG생활건강 ‘돈태반 발효추출물’ 등이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체 원료를 회사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바이탈뷰티’에 적용하고 있으며, LG생활건강도 해당 원료를 자체 브랜드 ‘생활정원’ 일부 제품에 사용하고 있다.
 
애경산업은 최근 화장품과 생활용품 등 주요 사업의 매출 하락세로 인해 신성장동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경산업의 회사 매출에서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는 화장품(제품) 매출은 ▲2018년 3544억원 ▲2019년 3347억원 ▲2020년 2030억원 ▲2021년 2156억원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50%를 넘겼던 전체 매출 대비 비중은 2021년 37.6%로 하락했다.
 
화장품에 이어 회사 매출 기여도가 두 번째로 높은 세탁세제 매출은 ▲2018년 943억원 ▲2019년 1005억원 ▲2020년 1034억원 ▲2021년 979억원으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올해 2분기도 실적 감소세는 지속되고 있다.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41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8% 감소한 4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4.1%에서 올해 2분기 3.0%로 1.1%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꾸준히 창출되고 있고 현금및현금성자산 규모도 10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어 건강기능식품 등 연구개발 투자 여력은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애경산업의 연구개발비용 총계는 ▲2019년 150억원 ▲2020년 140억원 ▲2021년 141억원을 기록했다.
 
애경산업 측은 자체 원료 연구개발은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염두에 두고 진행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CAEC 인체적용시험 연구는) 회사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연구 중에 하나”라면서 “건강기능식품 사업 진행과 관련해서는 현재 정해진 것이 아예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4년 론칭했던 헬스앤 브랜드 제품은 2018년까지 판매한 후 현재는 판매하고 있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김윤선 기자 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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