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 간판 바꾼 CJ인베스트먼트, 다시 CJ 품에…몸값 2배 뻥튀기
취득 단가 '6898원→7430원→1만1066원'
계열사 손잡고 펀드 조성…운용자산·실적 성장
오너 3세 회사 현금 창출 역할
공개 2022-08-18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6일 18:5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수정 기자] CJ(001040)의 CVC(기업형 벤처캐피털) CJ인베스트먼트가 닻을 올렸다. 지난 2000년 창업투자회사 등록 이래 간판만 5번 바꿔 달았다. 지난 2011년 씨앤아이레저산업에 매각했던 CJ는 10년만에 CJ인베스트먼트 최대주주에 오르고, 사명에 'CJ'를 다시 넣었다. 그 사이 CJ인베스트먼트의 몸값은 2배가 뛰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CJ는 CJ인베스트먼트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CJ는 이날 씨앤아이레저산업으로부터 CJ인베스트먼트 지분 100%를 취득했다. 
 
CJ인베스트먼트의 전신은 지난 2000년 출범한 드림디스커버리주식회사다. 그해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로 등록하고, 엔터테인먼트 분야 투자로 이름을 알렸다. 특히 영화 투자에 두각을 보였는데,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관객수 상위 10위 안에 꼽힌 영화 30편 가운데 18편은 CJ인베스트먼트가 투자했다. <극한직업>, <신과함께>, <명량> 등이 대표적이다.
 
(사진=CJ인베스트먼트)
 
창사 이래 사명 변경만 5번…지분 변화도 많아
 
'드림디스커버리주식회사→디스커버리창업투자→CJ창업투자→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CJ인베스트먼트'로 창사 이래 5번이나 사명을 바꿨다.
 
오너 개인 지분이 있어도 사실상 지주사 체제 밖에 있는 회사다 보니, 대외적으로 CJ 계열임이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CJ인베스트먼트를 키워낸 것은 CJ 계열사다. 영화 투자로 빛을 볼 수 있던 것도 오너의 투자 의지뿐만 아니라 든든한 CJ엔터테인먼트(현 CJ E&M)의 후광 때문이었다. 창투사 출범 초기 영화전문투자조합을 결성할 당시에도 CJ엔터테인먼트가 도왔다. 
 
이후로도 CJ 계열사들의 출자를 받아 펀드를 결성했다. 실제, 지난 5월 200억원 규모로 결성한 티피넥스트젠펀드에는 CJ제일제당(097950)이 150억원, CJ가 10억원 각각 출자했다. 이 외에도 CJ올리브네트웍스, CJ올리브영, CJ대한통운, CJ ENM(035760) 등이 조합원으로 참여한 펀드가 여럿 결성됐다.
 
CJ인베스트먼트의 최대주주인 씨앤아이레저산업이 이 회장의 자녀 개인 소유 회사인 탓에 '승계 지원'이란 꼬리표가 붙었다.
 
수익 성장으로 기업가치 껑충…오너가(家) 회사에 현금 안겨
 
현재 CJ인베스트먼트의 운용 자산(AUM) 규모는 4117억원이다. 영업수익은 2011년 18억원에서 작년 100억원으로 10년 새 10배 성장했다. 특히 작년에는 투자조합을 굴리면서 받는 보수가 전체 수익의 과반수를 차지했다. 투자조합 관련 수익은 2019년 48억원, 2020년 56억원, 2021년 86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영업수익 증가에 힙입어 수익성도 매년 개선됐다. 작년에는 한해 순이익이 32억원에 달해 최고 실적을 거뒀다. 
 
CJ는 이 같은 성장을 감안해 CJ인베스트먼트의 지분을 주당 1만1066원에 취득했다. 지난 2019년 이재환 전 CJ파워캐스트 대표가 씨앤아이레저산업에 CJ인베스트먼트 지분을 매각할 당시 매각가는 주당 7430원이었다. 3년 새 가치가 약 50% 뛰었다. 지난 2011년 당시 최대주주였던 CJ는 씨앤아이레저산업에 CJ인베스트먼트 주식을 주당 6898원에 넘겼다.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회사 지분을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른 조치였다. 이번에 대기업 지주회사도 CVC를 소유할 수 있도록 빗장이 풀리면서 CJ는 이전 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CJ인베스트먼트를 되샀다.
 
 
 
인수가격은 상속·증여세법상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산정됐다. CJ 측은 "현금흐름법과 보충적 평가방법 두 가지를 놓고 회계법인에 평가를 요청했는데 가격이 비슷하게 책정됐다"라고 설명했다. 
 
시가가 확인되지 않는 비상장주식을 평가할 때 사용하는 보충적 평가방법은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각각 3대 2의 비율로 가중평균해 계산한다. 순손익가치를 계산할 때는 최근 3년간의 수치가 필요하다.
 
작년 말 기준 CJ인베스트먼트의 순자산(자산총액-부채총액)은 162억원이다. 이를 주당 환산하면 주당 순자산가치는 8124원이다. 또, 3년치 순이익을 대입해 단순 계산하면 약 1300원이며, 이를 10%의 순손익가치 환원율로 나누면 주당 순손익가치는 1만3000원, 주당 평가액은 약 1만원이다.
 
이를 토대로 하면 CJ가 적정 가격에 CJ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CJ에 CJ인베스트먼트를 넘긴 씨앤아이레저산업은 221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는 작년 기준 씨앤아이레저산업의 결손금(116억원)을 모두 해소할 수 있는 규모다. 적자 기업인 씨앤아이레저산업은 부동산 개발업 등에 투자할 여력을 얻었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의 최대주주는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지분율 51%)다. 
 
김수정 기자 ksj02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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