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화정이아파크 주거 지원책 '이자' 논란
총 2630억원 규모 주거 지원책 발표
가구당 2.2억원에 대해서는 입주예정자들 이자 내야
입주예정자 "수주단지에는 파격 내세우더니" 불만
공개 2022-08-12 17: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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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노제욱 기자]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최근 발표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에 대한 주거 지원책과 관련해 이자를 받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입주자들 사이에서는 주거 지원책이 아니라 입주자를 상대로 '이자놀이'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붕괴 사고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이 수주전에서 제시했던 파격 혜택과는 크게 비교되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최근 발표한 광주 화정아이파트 입주예정자들에 대한 주거 지원책 중 1630억원에 달하는 중도금 대위변제(가구 당 2억2천만원 규모)와 관련해 입주자들에게 이자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구당 1억1천원 규모인 주거지원비는 무이자 대출로 돈을 빌려준다.
 
철거 작업이 시작된 광주 화정아이파크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실제 지원금액은 주거지원비 1000억원과 중도금 대위변제 금액 1630억원 등으로 구성된다. 주거지원비 1000억원은 입주까지 남은 61개월간 전세자금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무이자 대출금액이며, 입주 시까지 지원금에 대한 금융비용은 HDC현대산업개발이 모두 부담한다. 만약 고객이 주거지원비 대출을 받지 않을 경우, 해당 지원금에 대해 입주 시까지 연리 7%를 적용한 금액을 분양가에서 할인받게 된다.
 
또한 HDC현대산업개발은 1630억원을 투입해 4회차까지 실행된 고객들의 중도금 대출액을 대위변제할 계획이다. 이 지원책을 통해 고객들은 계약으로 인해 발생했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서 벗어나 추가 대출이 가능해지는 등 재무적 여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설명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화정아이파크의 사고수습, 전면 철거 및 재시공 발표 후 일련의 후속대책인 주거지원 종합대책안이 이제야 마련돼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라며 "화정아이파크의 리빌딩에 회사의 온 기술력과 역량을 집중해 신뢰의 랜드마크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지원대책을 두고 입주예정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이 비판하는 것은 중도금 대위변제와 관련해 입주자들에게 이자를 받는다는 것이다. 특히 액수가 적은 주거지원비는 무이자고, 액수가 높은 중도금 대위변제는 이자를 받는 셈이다.
 
이승엽 화정아이파크 예비입주자협의회 대표는 "현대산업개발은 마치 수천억원을 지원하는 것처럼 홍보를 하고 있지만, 2억2000만원에 대한 이자를 61개월 동안 입주예정자들에게 받아 가겠다는 것"이라며 "입주예정자들 사이에서는 우리를 상대로 대부업을 하는 것이냐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고 이후 정비사업 수주전에 나설 때는 해당 단지 조합원들에게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으면서 우리에게는 왜 이렇게 소극적이냐는 불만도 많다"라며 "단체로 현대산업개발 본사를 찾아가 항의 집회를 하자는 입주민들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HDC현대산업개발이 화정아이파크 사고 이후 시공사 선정 총회가 열렸던 안양 관양현대아파트, 노원 월계동 동신아파트 등의 재건축사업 수주전에 나서면서 내세운 조건들을 두고 업계에서는 파격적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먼저 안양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에는 평당 분양가 4800만원 보장, 미분양 시 대물변제를 통한 조합원 이익 보장, 사업추진비 가구당 7000만원 지급 등의 조건을 제안한 바 있다. 노원 월계동 동신아파트에도 미분양 발생 시 대물변제와 추가 부담금 없는 확정공사비, 사업촉진비 가구당 5억원 지원 등의 조건을 내세워 사업을 따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이 당시 당장 수주를 위해 다소 무리하다고 보일 정도 수준의 조건을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전면 철거 후 재시공 등 사고와 관련해 소요된 비용이 만만치 않아, 현재 회사 여력을 고려해 최대한의 지원책을 마련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화정아이파크 8개동 전면 철거 후 재시공 등으로 발생한 손실이 현재 3755억원에 달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 입주예정자들을 위해 가능한 최선의 대책을 마련했다"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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