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절실' SK컴즈, 17년 만에 코난 엑시트 보인다
네이트 리뉴얼 했지만 시장 호응 얻기는 실패
검색엔진 사업 재기 실패…실적·재무건전성 악화
코난 예상 시총 1420억원…투자금 회수 기대
공개 2022-07-01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9일 10:4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SK텔레콤(017670) 자회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가 코난테크놀로지 투자 17년 만에 엑시트(투자금 회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코난테크놀로지의 IPO(기업공개) 준비가 착착 진행되며 7월 중 코스닥 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는 까닭이다. 업계에서는 SK컴즈가 당초 사업협력을 위해 지분투자를 단행했지만, 검색엔진 사업이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어 지분을 정리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실적 부진으로 매년 영업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SK컴즈는 코난테크놀로지 상장을 통해 약 295억원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컴즈는 상장을 통해 코난테크놀로지의 지분 가치가 295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6년 122억원을 투자해 지분을 확보한 뒤 17년 만에 투자금을 회수할 기회를 얻게 됐다.
 
당시 SK컴즈는 검색기술 전문업체인 코난테크놀로지의 전략적투자자(SI)로 나서며 사업협력을 예고했다. 답보 상태였던 검색엔진 네이트의 서비스를 확장해 1위 사업자인 네이버(NAVER(035420))에 맞대응하기 위해서다. SK컴즈는 2006년 122억원을 들여 지분 21.98%를 확보했다. 당해연도 SK컴즈 자본총계(467억원)의 2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2007년엔 93억원을 추가 투입해 지분율을 29.49%까지 늘렸다.
 
SK커뮤니케이션즈 홈페이지 캡쳐
 
SK컴즈는 이후 코난테크놀로지를 비롯해 엠파스와도 사업 제휴를 맺고 싸이월드 이용자 기반의 새로운 검색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선언했다. SK컴즈는 2009년 엠파스와 검색서비스를 통합하고, 코난테크놀로지의 ‘지능형 뉴스 시스템’ 서비스를 추가한 ‘뉴네이트’를 시장에 내놨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네이트는 네이버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넘지 못했다. 이후 SK컴즈는 ‘네이트 앱스토어’, ‘네이트 지식서비스’ 등 한때 인기를 끌었던 서비스를 잇따라 종료했다. 2020년엔 BI를 교체하고 추천뉴스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이미지 쇄신에도 나섰지만, 이용자들의 반응을 얻지 못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SK컴즈가 코난테크놀로지 상장 이후 지분 매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난테크놀로지는 내 달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발행조건확정 증권신고서를 이 달 24일 제출했다. 이번 상장을 통해 120만주를 공모할 예정이며 공모가는 2만5000원으로 설정됐다. 총 공모금액은 300억원 규모로 상장 후 시가총액은 1420억원이다.
 
 
  
SK컴즈가 보유한 코난테크놀로지 지분은 수차례 유상증자를 거치면서 26.54%로 희석됐다. 공모 후 지분율은 20.77%가 된다. 상장 3개월 뒤 보호예수가 해제되면 SK컴즈는 보유지분을 매각할 수 있게 된다. 코난테크놀로지 공모가와 SK컴즈 보유 주식수(117만9580주)을 감안하면 SK컴즈는 약 295억원의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컴즈의 입장에서도 투자금 회수는 필요한 상황이다. SK컴즈는 최근 5년간 실적이 하락, 결손금 규모도 불어나고 있다. 2016년 개별기준 연간 581억5000만원의 매출을 낸 SK컴즈는 2017년 475억원, 2018년 416억원, 2019년 399억원, 2020년 322억원, 지난해 302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영업이익은 적자만 내고 있다.
 
재무건전성도 악화됐다. 이 회사의 지난해 결손금은 1963억원으로 2016년(1009억원)에 비해서도 규모가 늘었다. 2016년 653억원에 달했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84억원까지 떨어졌다. 
 
업무용 메신저로 리뉴얼한 네이트온(사진=SK컴즈)
 
투자를 위한 현금성자산 확보도 절실하다. SK컴즈는 네이트를 살리기 어려워지자 네이트온을 통한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많아지면서 네이트온을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이용자가 많아졌고, SK컴즈는 서비스를 리뉴얼했다. 업무용 메신저로서 슬로건 및 브랜드를 재설정하고, 단체 대화방에서 특정 상대를 태그할 수 있는 멘션 기능 등을 추가했다.
 
업계는 향후 SK컴즈가 모회사인 SK텔레콤 협력 등을 바탕으로 재도약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SK컴즈는 지난해 말 장우홍 신임 대표를 선임하고 SK텔레콤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역량 강화를 다짐한 바 있다. 장우홍 대표 또한 "SK컴즈만의 경쟁력을 고도화해 재도약을 모색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SK컴즈가 싸이월드제트에 싸이월드 상표권을 넘기면서 현재는 네이트, 네이트온, 싸이메라 정도로 서비스가 단일화된 상태"라며 "사실상 포털사이트의 경우 네이버, 다음카카오 2강 체제가 이미 굳어졌기 때문에 (코난테크놀로지 투자금을 회수하고) 차세대 사업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SK컴즈 관계자는 "현재는 코난테크놀로지와 사업협력을 맺고 있는게 없고, 향후 지분매각 및 협업 여부에 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라며 "네이트온 서비스 개선을 위한 작업을 내부적으로 계획 중이며 이를 통해 향후 실적 개선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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