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 부진한 자회사형 GA…수익성 회복 ‘요원’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분사 이후 5분기 연속 적자
공개 2022-06-10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8일 19:1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미래에셋생명(085620)이 제판분리(제조·판매 분리) 작업 일환으로 지난해 출범한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 미래에셋금융서비스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개편 초기 발생한 비용을 회사가 직접 감당하게 되면서 손익 구조가 나빠졌기 때문이다. 비용 효율화 방안이 요구되고 있지만 영업 여건을 고려하면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42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256억원에 이어 지속적인 손실이 발생했다. 회사 외형은 커졌지만 아직 실질적인 이익은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지난 2014년 설립된 회사로 보험대리업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보험 컨설팅부터 자산관리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단체에 대한 손해보험 사업도 영위 중이다. 현재 미래에셋생명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회사는 작년 3월 보험 상품의 개발과 판매 부문을 나누는 제판분리 전략에 따라 미래에셋생명 소속 설계사 3500여명이 이동하면서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지난해 기준 약 3700명에 달하는 영업조직을 보유해 대형 GA로 성장했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개편 당시 자산 규모가 244억원 수준에서 1245억원까지 커졌고 자본은 109억원에서 749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수익은 지난해 기준 1896억원으로 2020년(198억원)보다 10배 가까이 늘었다.
 
이 과정에서 미래에셋생명은 유상증자를 통해 700억원 자금을 미래에셋금융서비스에 출자했고 회사는 이를 영업제도와 조직 재정비, IT인프라 구축에 사용했다.
 
하지만 당기손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분사 전에는 2019년 –2억원에서 2020년 7000만원으로 흑자를 내며 손익을 개선했지만 지난해에는 손실 규모가 3월 -57억원 6월 –132억원 9월 –192억원 12월 –256억원으로 계속 늘었다. 
 
자회사형 GA 개편 이후 매 분기 적자가 발생한 셈이다. 당기순이익을 올리지 못하면서 이익잉여금은 2019년 –69억원, 2020년 –68억원 수준에서 2021년 –324억원까지 손실 규모가 커졌다.
 
특히 불어난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가 문제였다. 2020년 196억원이었던 판관비는 2021년 2146억원까지 늘어났다. 판관비가 매출액(1883억원)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억원에서 –263억원으로 적자 금액이 확대됐다.
 
미래에셋생명 본사 전경 (사진=미래에셋생명)
 
새롭게 자회사 수장 자리를 맡은 김평규 대표이사의 어깨도 무거워진 모양새다. 지난해 11월 하만덕 부회장이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선임된 김 대표는 순이익 흑자 달성으로 경영을 정상화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분사 2년 차에 접어든 만큼 실적 개선이라는 가시적인 성과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하지만 흑자 실적은 요원한 상황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분사를 하게 되면 본래 회사에서 들어가는 비용을 자회사에서 직접 감당해야 한다”라면서 “상품 다양화에 따른 매출 확대 등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려면 2~3년이 걸릴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생명의 도움을 받기도 쉽지 않다. 미래에셋생명은 자사 강점인 변액보험이 금리 상승과 증시 부진 영향으로 초회보험료가 계속 떨어져 실적 전망이 불안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기준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1645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27억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결국 비용을 효율화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풀이되지만 영업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를 줄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GA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초기에 들어가는 자본금에서 직원들에 쓰이는 돈이 고비용 구조다”라면서 “GA들이 보통 중소기업 수준인데, 대부분 지점망이 다 역세권에 있고 신규 투자까지 고려하면 약 3년 동안은 마이너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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