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출자'로 엮인 네이처셀 패밀리…여전한 자본잠식 '그늘'
네이처셀, 결손금 581억원…지난해 말보다 6.8% 늘어
최대주주 알바이오, 완전자본잠식 벗어났는데…자본잠식률 또 증가
근본적인 해결책은 수익성 개선…조인트스템 상용화에 '촉각'
공개 2022-05-23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9일 18:0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줄기세포치료제 전문업체 네이처셀(007390) 패밀리가 자본잠식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작년 5월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던 바이오스타코리아를 연결재무제표에서 끊어낸데 따른 재무건전성 개선도 잠시, 결손금 증가로 인해 다시금 악화됐다. 자본잠식까진 여유가 있지만 결손금 규모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데다 지분 11.35%를 보유한 최대주주 알바이오(비상장)의 자본잠식률이 높아져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네이처셀 본사가 위치한 기독교한국침례회총회빌딩.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처셀은 올해 1분기 결손금 규모가 581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7억원(6.8%) 증가했다. 당기순손실은 3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억원 정도 적자폭이 줄었지만, 지속된 적자 탓에 결손금이 늘어났다. 현재 회사의 자본금은 313억원, 자본총계는 571억원으로 부분 자본잠식까지는 258억원 정도가 차이난다. 하지만 수년째 결손금이 불어나고 있어 근본적인 수익성 부진 문제를 해소하지 않으면 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분기엔 네이처셀의 최대주주인 알바이오도 덩달아 상황이 나빠졌다. 알바이오의 결손금은 264억원으로 작년보다 20.5% 늘었고, 이로 인해 자본총계는 508억원으로 8.3%(32억원) 줄었다. 자본총계가 자본금 633억원보다 적어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자본잠식률은 19.7%로 지난해 말보다 7.2%p 증가했다.
 
 
  
알바이오는 네이처셀의 줄기세포치료제 ‘조인트스템’을 개발한 관계사다. 네이처셀과의 공동임상개발협약에 따라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사업, 줄기세포배양 배지사업, 줄기세포배양액 원료의 화장품 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알바이오는 지난해 5월 바이오스타코리아로부터 네이처셀의 지분 11.58%를 넘겨받으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네이처셀과 알바이오, 바이오스타코리아는 모두 라정찬 회장이 지휘하고 있다. 라 회장은 작년 초까지 세 회사의 지분을 각각 1,12%, 8.79%, 3.68%씩 보유하고 있었으며, 바이오스타코리아를 통해 네이처셀을 간접지배했다. 당시 바이오스타코리아는 알바이오의 자회사이기도 했다. 사실상 순환출자 구조로 그룹을 이끌어온 셈이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던 바이오스타코리아로 인해 모회사인 알바이오와 그룹 전체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주고 있었다. 결국 라 회장은 지난해 4월 바이오스타그룹을 신설해 알바이오가 보유하고 있던 바이오스타코리아의 지분 92.05%를 바이오스타그룹에 매각했다. 블랙홀이었던 관계사를 연결재무제표에서 떼어냄으로써 자본잠식 위기로부터 벗어난 것이다. 그 결과 알바이오의 자본총계는 –33억원에서 554억원으로 늘어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문제는 알바이오가 여전히 부분자본잠식 상태인 데다가 실질적인 수익창출 기업인 네이처셀이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이다. 네이처셀은 줄기세포 사업 부문 성장으로 12억원 흑자를 냈던 2018년을 제외하곤 계속 적자였다. 회사의 영업이익은 2016년 –51억원, 2017년 –5억원, 2018년 12억원, 2019년 –33억원, 2020년 –52억원, 2021년 –70억원이다.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 없이는 자본잠식 위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네이처셀은 알바이오 주체로 ‘조인트스템’의 국내 임상3상을 마무리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조인트스템은 자가지방유래 줄기세포를 이용한 퇴행성관절염 치료제다. 또 미국에선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스트로스템’ 임상2b상, 코로나19 치료제 ‘아스트로스템-V’ 임상1/2a상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퇴행성관절염, 알츠하이머 치료제 글로벌 시장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사의 신약을 통해 매출 증대를 꽤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지난 4월 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도 했다. 자금조달 계획은 세포배양시설 설립·세포치료제 생산시설 확충 200억원, 줄기세포치료제 연구개발비용 100억원 등이다.
 
회사 측은 오는 7월쯤 허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이처셀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식약처의 발표를 기다리는 상황이지만, 7월쯤엔 허가가 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라며 “아직 허가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세부적인 매출 창출 계획은 없지만 국내 시장 진출 이후 미국까지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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