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키우는 에스디바이오센서…'지속가능성'은 물음표
6개월새 유럽·남미 시장 공략 거점 마련
현금성자산 8733억원…전년比 258% 증가
매출액 대비 1% 못미치는 연구개발비
공개 2022-05-03 08:50:00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9일 16:0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코로나19 수혜를 톡톡히 누린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가 두둑해진 현금 보유고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며 몸집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외형에 비해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이 현저히 적어 코로나19 유행 종식 이후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충북 청주 오송공장. (사진=에스디바이오센서)
 
29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최근 한달새 이탈리아 리랩, 독일 베스트비온 등 유럽 소재의 체외진단의료기기 업체 2곳을 인수했다. 모두 지분 100% 취득이며 인수금액은 합산 781억원으로 자기자본의 3.5% 수준이다. 회사는 주식 취득의 목적을 ‘경영 참여’라고 밝혔다. 이탈리아와 독일의 체외진단 시장 규모는 합산 1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약 3조5000억원 수준인 국내 시장보다 3배에 가까운 규모다.
 
앞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11월 브라질 진단업체인 에코디아그노스티카의 지분 100%를 470억원에 인수했다. 반년 만에 유럽과 남미에 기반을 둔 진단업체를 잇따라 인수하며 해외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같은 해 9월에는 인도 현지 공장에도 400억원을 투자해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인도 의학연구위원회(ICMR)를 통해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제조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또 국내 혈당측정기 개발사 유엑스엔의 지분 33.9%를 380억원에 취득해 최대 주주에 올라서기도 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투자 행보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벌어들인 막대한 현금에서 비롯된다. 지난해 매출 2조9300억원, 영업이익 1조3640억원을 기록한 회사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8733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38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777억원에서 1조2309억원으로 258% 불어났다. 반면 투자활동현금흐름은 –2440억원에서 –9464억원으로 늘어났는데, 이는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유형자산을 활발히 사들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성장세를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는가다. 다른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이전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기업이었기 때문에 ‘반짝 성장’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기술 역량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필수적인 R&D 비중은 다소 작은 편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지난해 연구개발에 투자한 비용은 188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1%에도 못 미친다. 연구개발 인력은 박사 3명, 석사 26명, 기타 28명 등 총 47명이다.
 
또다른 국내 진단업체 씨젠(096530)의 경우 매출액은 에스디바이오센서보다 적었지만, 연구개발비는 훨씬 컸다. 씨젠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5.5%에 해당하는 755억원이다. 연구개발 인력 또한 박사 82명, 석사 285명, 학사 이하 169명 등 총 536명이다. 전년도 259명에서 두 배 이상 늘린 것이다. 이외에도 바디텍메드(206640)는 매출액의 9.9%인 143억원을, 바이오니아(064550)는 8.9%인 200억을 연구개발비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사업다각화를 목적으로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M&A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라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의 비중이 작은 이유는 매출액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연구개발비 확대 계획에 대해선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