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정성환 게임테일즈 대표이사
원맨 개발자 출신…PD·소설가 등 다양한 이력도
‘TS프로젝트’ 본궤도…“스토리텔링 집중할 계획”
공개 2022-04-04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03월 31일 18:4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전기룡 기자] 게임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자신을 한 마디로 표현해달라는 질문에 정성환 게임테일즈 대표가 남긴 답변이다. 정 대표는 여타 게임 PD와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기획 혹은 개발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이 일반적인 반면, 정 대표는 원맨 개발자 출신으로서 PD 자리에 올랐다.

 

그래서일까. 정 대표는 게임을 개발하는 데 있어 한 가지 역할에 매몰되지 않았다. 어떨 때는 기획자였고 어떨 때는 개발자였다. 게임 음악을 제작하거나 전반적인 스토리텔링을 맡기도 했다. 여기에 신춘문예에 등단한 후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집필한 이력도 있다.

 

그렇게 27년간 업계에서 자리를 다져온 정 대표가 정말 자신만의 게임을 선보이려고 한다. 자신의 소설을 근간으로 한 ‘TS프로젝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에 <IB토마토> 1세대 게임인으로서 정 대표가 걸어온 길과 향후 ‘TS프로젝트를 통해 얻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정성환 게임테일즈 대표이사(사진=전기룡 기자)

 

-1세대 개발자로서 게임 개발에 뛰어든 계기가 궁금하다.

△국민학교 시절 친구네 집에서 했던 똘이장군이라는 게임이 내가 이 업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였다. 이후에는 단순히 관심에 그치지 않기 위해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PC통신 등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게임은 괴짜들의 취미생활이지, 업이라는 평가는 받지 못했다.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게 된 계기는 1993년 대전엑스포의 게임 공모전이었다. 거기서 내가 음악감독으로 몸담고 있던 팀이 대상을 받았다. 이후 대구 교동의 한 컴퓨터 가게에서 낮에는 컴퓨터를 조립하고, 저녁에는 허락을 받아 게임을 개발하는 일과가 시작됐다.

 

-원맨 개발자에서 게임사의 문을 두드리게 된 계기가 있었는가. 또한 개발·서비스한 타이틀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린다.

1990년 중반부터 국내에서도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손노리에서 개발한 RPG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란 게임이 나왔다. 국내 게임사의 한 획을 그은 게임인 만큼 나 역시 저런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게임사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기억에 남는 타이틀이라면 구름인터렉티브에서 선보였던 케로로시리즈를 빼놓을 수 없다. 당시 액션 장르에서는 겟엠프드라는 부동의 1위가 있었지만 케로로파이터가 두 달 정도 그 아성을 뛰어넘었다. 고생도 많이 했지만 우리 스스로 성장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업계에 있었던 만큼 우여곡절도 많았던 것으로 안다.

△모 상장사가 돌연 게임개발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어기면서 투자가 무산된 경우가 있다. 또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의 IP를 활용해 중국을 타깃으로 한 게임을 개발 중이었는데 돌연 사드(THAAD) 문제가 불거지면서 계약이 파기된 경우도 존재한다.

케로로시리즈를 함께 개발했던 주축 멤버들과 잠깐이지만 크래프톤에 몸담았던 것도 일단은 팀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래프톤에서 테라M’의 서비스를 맡게 되며 다양한 BM노하우와 운영기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박종환 김기사컴퍼니 대표와의 인연이 새로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고 들었다.

△크래프톤 PD로 근무할 당시 박종환 대표님의 힘들었던 시절에 대한 기사를 보고 공감이 갔다. 이에 페이스북 친구이기도 하기에 먼저 메시지를 보냈다. 마침 박종환 대표님이 크래프톤타워에 업무차 방문하신 상태였기에 그날 얼굴을 뵙고 인사를 드렸다. 그때 인사드린 게 지금까지 인연이 됐다. 이후에는 박종환 대표님이 게임테일즈를 높게 평가해 주셨고, 개인투자를 통해 게임테일즈의 2대 주주 자리를 맡아주셨다.

 

-이어서는 한국투자파트너스와 KB인베스트먼트로부터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기술평가 T4등급을 받은 것으로 아는데 개발역량 중 어떠한 부분에서 호평을 받았는지 궁금하다.

△보안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재 우리 클라이언트·서버 기술팀 같은 경우에는 과거 KTF(2009 KT에 합병)의 문자송신 시스템이나, 스포츠토토 시스템을 개발했던 팀이기에 보안 솔루션 역량이 뛰어나다. 한국기업데이터에서도 이 부분을 높이 평가해주었다.

 

정성환 게임테일즈 대표이사(사진=전기룡 기자)

 

-‘TS프로젝트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TS 프로젝트의 소개와 현재의 개발 단계에 대해 듣고 싶다.

’TS프로젝트의 근간은 내가 집필한 황금의 나르시소스’, ‘홀리나이트’, ‘사일런트 테일’, ‘퇴마전설등 소설 4종이다. 메인 스토리는 갑작스레 발생한 카오스로 4개 소설의 주인공들이 한 대륙에 모이게 되고 이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모바일 MMORPG 장르로 포문을 열 계획이다. 10년 전부터 준비를 했던 게임이고 클라이언트, 서버 등 기존 팀 그대로기에 기술개발은 이미 70~80%가 준비돼 있다. 현재는 아트, 스토리적인 부분이 부족해 이를 채워나가는 과정이다.

최근에 정준호 대표를 사외 AD로 참여시키고 크래프톤 등에서 배경아트를 담당해온 정원용 팀장 등을 영입한 것도 동일한 이유에서다. 여기에 사업총괄을 맡고 있는 이수현 부사장도 카카오게임즈에서 사업실장을 맡았던 인물이기에 기대가 크다.

 

-소설이 원작이다 보니 스토리텔링에 무게를 둘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모바일 MMORPG의 경우 스토리를 온전히 즐기기 어렵다는 평가가 있다. 이를 위해 어떠한 장치를 마련할 것인지 궁금하다.

△인물 설정부터 시나리오까지 많은 스토리텔링 외주 작업을 수행해왔다. 국내에서는 카발시리즈를 빼놓을 수 없고 일본 외주나, 시나리오 감수까지 포함하면 6~7종 게임의 스토리텔링을 담당했다. 과거 게임을 개발할 때 스토리텔링에서 항상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원맨 개발이라는 이력 덕분인지 나는 스토리텔링과 개발 업무를 모두 할 수 있다. 때문에 스토리텔링 담당 작가만 기용했을 때 살짝 늘어지고 진부해질 수 있는 스토리를, 나는 보다 짧고 간결하게 배치할 수 있다. 작은 장치이지만 큰 효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TS프로젝트를 통해 이루고 싶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먼저 모바일 MMORPG로 시작했다고 해서 이대로 한계를 두지는 않을 것이다모바일 MMORPG 이후에는 별개의 PC MMORPG를 개발할 수도 있고, ‘진삼국무쌍과 같이 동일한 IP를 활용한 액션 장르를 선보일 수도 있다. OSMU를 통해 최대한 세계관을 확장하려고 한다.

또한 국내에서 스토리텔링이 이뤄지는 게임이 있다는 것도 보여주고 싶다. 앞서 언급했던 소설 4(‘황금의 나르시소스’, ‘홀리나이트’, ‘사일런트 테일’, ‘퇴마전설’) 모두 나에게는 소중한 작품들이다. 향후 게임을 성공적으로 론칭해 일본의 파이널판타지시리즈만큼은 아니겠지만 국내에서도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게임들이 출시된다는 점을 증명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개발사 창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린다.

△냉정하게 말해서 자기 자신을 너무 믿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다. 그리고 보다 큰 회사에 입사해 5년이라도, 10년이라도 노하우를 습득한 후 창업을 준비했으면 한다. 호기롭게 창업에 나서기 전에 수많은 소규모 개발사들이 생기고 사라진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
 
 
관련 종목
관련 기사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