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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다각화 탓에…SK증권, 자본적정성 우려 지속
최대주주 변경 후 저축은행 인수 등 재무부담 확대
동종업계 대비 수익성 열위…우발채무도 38% 늘어
공개 2022-03-25 16: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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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백아란 기자] SK증권(001510)의 자본적정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자산운용사와 저축은행을 잇달아 인수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재무 부담이 늘어난 까닭이다. 특히 동종업계 대비 수익성이 부진한 상황에서 지분투자와 우발채무가 확대된 점도 신용도에 우려 요인으로 지목됐다.
 
25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SK증권의 제 584 회 외 기타파생결합사채(DLB)에 대한 신용등급을 ‘A·안정적(Stable)’으로 부여했다. 지난 2018년 SK로부터 계열 분리된 이후에도 위탁매매와 IB 부문 사업경쟁력을 바탕으로 양호한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SK증권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은 414억3165만원으로 전년 동기(122억9422만원)에 견줘 237% 증가했다. 파생상품 관련 손실 등으로 급락했던 순익이 1년 만에 반등한 것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2억5032만원에서 508억149만원으로 뛰었다.
 
(표=한국기업평가)
 
정효섭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위탁매매부문 실적개선과 상품운용수지 안정화에 힘입어 총자산이익률(ROA)과 영업순수익 대비 판관비 비율이 각각 0.5%, 86.4%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전년 대비 개선됐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자기자본 5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 규모의 중소형사 동종업계(Peer) 내 시장지배력은 열위한 실정이다. 지난 2018년 말 유상증자를 제외하면 자본 확충을 이익유보에 의존하고 있는 데다 높은 고정비 부담으로 수익성은 업계 평균 대비 여전히 부진해서다.
 
한기평에 따르면 업계 평균 영업순수익 대비 판관비 비중은 70%로 집계됐으며 별도 기준 순익은 684억원으로 나타났다. 정 연구원은 “경쟁사들은 업황 호전에 따른 이익유보와 계열의 재무적 지원,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등을 통한 빠른 자본 확충으로 자기자본 규모 1조원을 상회하고 있다”면서도 “(SK증권은) 자본 활용을 통한 위험인수 여력과 사업기회 확대가 제한되면서 시장지배력 측면에 제약요인이 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지분투자와 우발채무 확대에 따른 부담도 내재돼 있다. 앞서 SK증권은 지난 2018년 최대주주가 SK에서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지분율 19.6%)로 변경됐으며 이듬해 자회사로 에스케이에스 PE를 설립하고 2020년 트리니티자산운용(지분율 70.0%)을 인수했다. 이어 지난해 피티알자산운용(지분율 70.0%)과 MS저축은행(지분율 93.57%)도 품에 안았다.
 
정 연구원은 “최근 연이어 이뤄진 자산운용사 지분취득과 캐피탈콜(Capital Call)을 통한 사모펀드(PEF) 출자, MS저축은행 인수, 자기주식 취득이 자본 완충력 관리 측면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작년 4분기 들어 우발채무와 파생결합증권 규모가 증가하면서 재무 부담이 확대됐다”라고 분석했다.
 
(사진=SK증권)
 
그는 특히 “작년말 수정NCR과 조정레버리지배율은 각각 245.5%, 4.8배로 제반 재무건전성이 양호하나, 지분투자와 우발채무 확대로 전년 말 대비 저하됐다”면서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본적정성 지표를 관리하고 있으나, 보수적인 자본관리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규희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 역시 “자본적정성은 양호한 수준이나, 우발부채 증가·사업다각화 추진 등으로 부담요인이 존재한다”면서 “PEF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최근 3개년 간 평균 28.2%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고 최근 사업다각화, 자본이득 획득 등을 목적으로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등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지분취득과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 연구원은 또 “IB사업 확대 과정에서 부동산PF 채무보증 규모가 증가하면서 우발부채가 2020년 말 2470억원에서 작년 말 3424억원으로 확대됐다“라며 ”총위험액과 자금소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은 재무안정성에 부담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작년 하반기 이후 주식거래대금 감소 추세와 시중금리 상승 흐름은 증권업 산업환경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계열사 시너지창출을 기반으로 한 사업다각화와 경상이익 규모 확대여부, 향후 SK계열 관련 수주의 지속여부 등을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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