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파, 결국 상장폐지 수순…이의신청에도 부정적인 전망만
자본전액잠식…최근 상장폐지 사유 발생
'킹스레이드' 이후 신규 매출원 발굴 실패
공개 2022-03-23 08:50:00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1일 18:0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전기룡 기자] 베스파(299910)가 결국 상장폐지될 위기에 처했다. ‘킹스레이드’ 이후 실적을 견인할 만한 신작을 발굴하지 못하며 적자 늪으로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계속된 경영난으로 인력도 대폭 감축한 상황인 만큼, 개발여력도 떨어져 있다. 베스파 측은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 이의제기를 신청한다는 방침이지만 최근 사업여력을 살펴봤을 때 낙관하기는 힘든 상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베스파는 최근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거래정지 기간이 변경됐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27일부터 베스파에서 발생한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되거나, 상장폐지가 결정되기까지 투자자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주권거래매매정지라는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당시 코스닥시장본부는 두 가지의 상장폐지 사유를 언급했다. 하나는 최근 3년간 2회 이상 자기자본의 50% 이상의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발생해 관리종목에 지정된 상태인 가운데, 지난해 역시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반복됐다는 점이다. 베스파의 지난해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은 544억원으로 자기자본을 상회한다.

 

또 다른 하나는 자본전액잠식이다. 베스파는 2020년부터 2년 누적으로 514억원의 결손금이 발생했다. 이에 지난해에는 자본총계가 -46억원까지 감소해 자본전액잠식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는 자본전액잠식이 이뤄졌을 경우 사유해소를 입증하는 재무제표와 더불어 적정등급의 감사인 감사보고서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문제는 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에서 의견거절을 감사의견으로 제출했다는 점이다. 안진회계법인은 베스파가 계속기업으로 존속하는데 있어 불확실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에 베스파는 상장폐지에 대한 이의신청기간 만료일 또는 이의신청에 대한 상장폐지여부 결정일까지 주권매매거래정지 기간이 변경되는 수모를 겪게 됐다.

 

베스파가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 배경으로는 원 히트 원더가 꼽힌다. 베스파는 2017년 선보인 킹스레이드의 국내외 성과를 바탕으로 2018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특히 상장 첫해에는 매출액 1245억원, 영업이익 296억원이라는 호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킹스레이드이후 성과를 견인할 만한 신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실적은 우하향 그래프를 그리기 시작한다.

 

 

매출 추이를 살펴봐도 2019년까지는 1000억원대를 유지했으나 이후 2020 661억원, 2021 419억원까지 축소됐다. 해당 기간 베스파가 자회사를 통해 △임모탈즈(코쿤게임즈) △어그레츠코(하이브) △페코 팝(하이브) △캣토피아(슈퍼콜로니) 등의 신작을 선보였지만 실적을 견인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셈이다.

 

나아가 계속된 경영난으로 인력마저 감축해 개발동력도 상당부분 상실했다. 실제 베스파에서는 지난해 3분기까지 총 360명의 직원이 근무해왔으나,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직원 수가 196명으로 축소됐다. 그중에서도 연구·개발 직원 수가 같은 기간 289명에서 162명으로 가장 크게 줄어든 상태이다.

 

연구·개발 직원 수의 감소는 신작 출시 시점이 미뤄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간 베스파는 주력 매출원인 킹스레이드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킹스레이드2(가제)’를 개발하는데 매진해 왔다. 이외에도 SRPG 장르인 샤이닝포스: 빛과 어둠의 영웅들을 비롯해 챔피언스 아레나(가제)’, ‘Project OP(가제)’ 등의 라인업 역시 구성한 상태였다.

 

신작 출시가 미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 베스파는 어느덧 출시 후 5년이 지난 킹스레이드와 현재 국내에서 사전예약을 시작한 타임디펜더스에 의존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타임디펜더스의 경우 지난해 8월 일본에 정식 출시된 이후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베스파도 상장폐지 사유 발생 공시에서 신작 모바일 게임의 매출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베스파 관계자는 <IB토마토>현재 상장폐지와 관련해서는 이의신청을 준비 중이라며 “‘킹스레이드2(가제)’6월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에 있을뿐더러 타임디펜더스역시 일본 출시 시점에 문제가 됐던 버그, 밸런스 등을 수정해 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향후 방안 등은 이달 25일로 예정된 주총 이후 설명드리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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