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통 대거 취급한 OK저축은행…'충당금 폭탄' 떠안아
지난해 3분기 미사용액 7124억원…업계 평균의 두 배
마통에 포함된 부동산PF 부실여신으로 발전할 수도
공개 2022-03-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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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K저축은행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마이너스통장대출(종합통장대출)을 대거 취급한 OK저축은행이 충당금 폭탄을 떠안게 됐다.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을 비롯한 제2금융권을 향해 한도성 여신 미사용액에 대해서도 의무적으로 충당금을 쌓으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OK저축은행은 업계서 마이너스통장대출 미사용액이 상당한 축에 속했으며 종합통장대출 사용액에서 발생한 충당금도 많았던 터였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OK저축은행의 종합통장대출 미사용액은 7124억원으로 집계됐다. 동기간 웰컴저축은행이 4962억원, 유진저축은행이 3269억원, KB저축은행이 1766억원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OK저축은행이 많은 충당금을 쌓게 된 셈이다.
 
금감원은 지난 2일 상호저축은행업감독규정과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 상호금융업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하고 오는 7월부터 제2금융권의 한도성 여신 미사용액도 충당금 적립 의무화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다만 충당금 추가 적립에 따른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한도성 여신 미사용액에 대한 신용환산율은 단계적으로 상향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OK저축은행은 종합통장대출 사용액에서도 충당금이 다수 발생했다. 지난해 3분기 충당금을 종합통장대출 사용액으로 나눈 비율은 7.8%로 매우 높았다. 같은 기간 OK저축은행과 함께 업계 1위 자리를 두고 다투고 있는 SBI저축은행은 3.5%에 불과했으며 한국투자·웰컴·페퍼·애큐온·유진·모아·OSB·KB저축은행의 평균은 3.4%으로 집계됐다.
 
 
이에 OK저축은행은 종합통장대출에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상당수 포함돼있다며 건전성 분류를 보수적으로 진행하고 최소적립 충당금 설정률 이상 충당금을 적립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3분기 OK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1.9%로 도출됐으며 여타 저축은행(SBI·한국투자·웰컴·페퍼·애큐온·유진·모아·OSB·KB저축은행) 평균도 이와 동일했다.
 
부동산PF는 부동산 시행·시공사가 땅을 사거나 공사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빌려주는 것을 뜻한다. 금융사는 차주의 신용이나 담보가 아닌 프로젝트 자체의 수익성을 평가해 자금을 제공하며 차주는 사업 수익으로 이를 상환한다. 저축은행 업계는 금융당국의 규제에 따라 사업자금의 20% 이상을 자기자본으로 조달하는 경우에만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OK저축은행은 중소기업 부동산PF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일각에선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으로 부동산PF에서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상환능력이 열위한 중소기업 부동산PF 차주를 살펴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총여신 9조2397억원 가운데 7.8%(7234억원)가 중소기업 부동산PF였다. 동기간 다른 저축은행의 부동산PF(대기업 포함) 비중이 △한국투자저축은행 13%(6763억원) △웰컴저축은행 9.1%(4317억원) △페퍼저축은행 1.4%(656억원) △애큐온저축은행 4%(1794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부동산PF를 적극 내줬다는 뜻이다.
 
여기에 지난해 3분기 OK저축은행의 충당금 적립률은 8.7%로 집계됐다. SBI·한국투자·웰컴·페퍼·애큐온·유진·모아·OSB·KB저축은행의 평균 충당금 적립률이 3.6%를 가리킨 것과 대조적이었다. 충당금 부담이 가중될 OK저축은행 입장에선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기업평가(034950)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차주의 상환능력이 저하된다면 충당금 늘어날 수 있다며 이는 수익성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OK저축은행은 대손비용 관리에 힘입어 2017년부터 수익성이 개선됐다. 일례로 총자산순이익률(ROA)은 2016년 0.3%, 2017년 2.1%, 2018년 2.1%, 2019년 1.8%, 2020년 2%를 시현했으며 같은 기간 대손비용은 각각 1895억원, 1756억원, 2176억원, 2212억원, 2784억원으로 산출됐다. 그간 업계 평균 ROA는 1.4~1.7% 수준을 보였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기업금융 확대로 인해 종합통장대출을 비롯한 한도성여신이 증가했다”라며 “한도금액 내에서 부실 가능성을 최소화하도록 보수적으로 관리하면서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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