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증권, '은둔탈피' 파격행보…임재택 사장 3연임도 파란불
IB용병 영입 통해 경쟁력 강화…시장 존재감도 커져
영업익, 1천억 코앞…자본적정성 등 리스크 관리 '관건'
공개 2022-01-26 08:55:00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4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백아란 기자] 한양증권(001750)이 ‘은둔형 증권사’ 이미지를 벗어내고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자기자본 4000억원대의 소형 증권사지만, 부동산 등 투자은행(IB) 부문에서의 역량을 강화는 과감한 조직 구성과 성과중심 인사를 기반으로 한 적극적인 인재영입에 나서며 변화의 물꼬를 트고 있다. 특히 증권가 안팎에서는 올해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임재택 사장이 3연임에 성공할 거란 분위기가 관측되며 ‘강소 증권사’ 전환에도 탄력이 더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 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한양증권은 올해 들어 30대 부장을 신임 이사로 선임하는 등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메리츠증권(008560) 출신의 정영도 기업투자본부장이 상무대우로 올랐고 하이투자증권 출신의 박형배 부동산PF센터장은 부동산PF본부장(이사대우)로 선임됐다.
  
나성호 프로젝트금융본부장과 이시진 복합금융본부장, 오세원 부동산금융본부장은 각각 아시아신탁과 한국투자저축은행, KTB투자증권을 거쳐 한양증권 신임 이사대우로 낙점됐다. 이 밖에 1985년생인 성정현 전략투자본부장과 김호철 SF사업본부장도 올해 1월부로 이사 대우를 맡게 됐다.
 
이와 함께 한양증권은 사내독립기업(CIC) 대표로 1982년생인 민은기 S전략CIC 대표를 보임하는 등 조직을 개편했으며, 리크스관리부 IB심사팀과 AI운용본부, 채권금융부 지원(세틀) 등 전 부문별로 인재도 모집하고 있다. 성과보상 기조를 바탕으로 젊은 인재를 중용하고, 전문 인력을 유치하면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백아란기자
  
지난 1956년 설립된 한양증권은 그동안 외부에 존재를 드러내지 않아 대표적인 '은둔형 증권사'로 꼽혔다. 다소 보수적인 경영으로 제 색깔을 내지 못한 까닭이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2018년 임재택 사장이 취임하면서부터다.
 
임 사장은 취임 이후 부동산, 투자금융본부를 신설하고 지정자문인 업무에 복귀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 2017년 말 61억원 수준이던 영업이익(별도 재무제표 기준)은 작년 3분기 968억원으로 증가하며 연간 1000억원 수익을 앞두고 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524억 원)보다 85% 늘어난 규모로 전체 증권사 가운데 순위도 25위에서 23위로 올랐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과 매출액은 각각 673억원, 6576억원으로 74%, 79% 증가했다.
 
수익성 개선에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단연 IB부문이다. 지속적인 인재영입과 조직확충으로 영업력을 강화하며 부동산금융, 구조화금융 관련 수익이 크게 증가해서다.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대비 69% 증가한 1180억원으로 전체 수익의 18%를 차지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2% 뛴 487억원을 시현했다.
 
여기에는 성과보상주의를 통해 IB인력을 영입한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메리츠증권을 거쳐 2019년 한양증권으로 온 윤재호 AI운용본부장(상무대우)은 지난해 상반기 18억300만원의 보수를 받았으며 2018년 영입된 민은기 S전략CIC대표와 박선영 상무는 각각 16억8600만원, 13억1800만원을, KB증권 출신의 이준규 이사대우는 13억원을 수령했다.
 
 
  
전체 평균 급여도 높은 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양증권의 임직원은 모두 426명(등기임원 제외)으로 평균 근속연수는 약 7년 5개월, 1인당 평균급여액은 약 1억7900만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근속연수는 1년 전(8년10개월)과 비교해 감소했지만, 인력과 1인당 평균 급여(1억3500만원)는 각각 100여명, 32.6%씩 증가했다. 평균급여는 자기자본 규모가 비슷한 유화증권(4090만원)에 견줘 4배가량 높다. 임직원을 위해 사용하는 복리후생비 역시 60억4673만원으로 1년 전(45억원) 보다 33.9% 늘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증권사 IB인력은 전문 계약직 형태로 이뤄져 있다"면서 "기본급이 아닌 성과급 중심으로 연봉 테이블을 갖고 가기 때문에 인수금융이나 딜당 수수료가 얼마나 떨어지는지가 중요하고, 연봉에 따라 이직하는 경우도 잦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양증권은 규모 자체는 작지만 성과 보상이 괜찮은 편이라 관련 부서로 이동이 많은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남은 것은 한양증권을 지휘하고 있는 임재택 사장의 연임 여부다. 임 사장은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임 사장의 3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서도 3기 체제에서는 시장 지배력 개선과 대내외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리스크 관리 능력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019년 이후 증권 운용규모와 IB 투자 확대로 자본적정성 지표가 저하 추세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한기평에 따르면 수정NCR과 조정레버리지배율은 전년 말 412.9%, 1.8배에서 작년 3분기 305.6%, 4.4배로 나왔다. 비상장기업 지분투자와 PF 사모사채 관련 익스포저 관련 건전성 관리 수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셈이다.
 
임 사장 또한 연초 신년사를 통해 "지금의 한양은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모두 탐을 내는 건강한 조직이 됐다"라고 자평하면서도 "템포를 조정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제시했다. ‘격(格)이 가장 뛰어난 조직’을 최종 경영목표로 내놓은 만큼, 전열정비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센터나 실 조직이 본부로 바뀌는 등 일부 변화가 있었다"면서 "정관상 (사장 3연임은) 제한이 없지만,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문제로 현시점에서 가부 여부를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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