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광석 우리은행장 연임되나…성적표는 '합격점'
지난해 3분기 순익 전년비 71.4% 증가…여타 시중은행 압도
우리WON뱅킹 가입자 수도 돋보여
공개 2022-01-17 0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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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우리은행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우리금융지주(316140)가 내달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눈에 띄는 실적 성장을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 전환 성과도 돋보이면서 성적표는 '합격점'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 대한 1차 종합검사를 마무리한 데 이어 이달 25일까지 2차 검사를 진행한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내달 권 행장의 거취가 결정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3월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금융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의 결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권 행장이 연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우리은행 안팎의 중론이다. 여타 은행 또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빛투(빛내서 투자) 현상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우리은행의 실적 성장이 눈에 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우리은행의 누적 순이익은 1조9867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1590억원 대비 71.4% 치솟았다. 동기간 신한은행이 2조1301억원, 1조7650억원으로 20.7%, 하나은행이 1조9470억원, 1조6544억원으로 17.7%, KB국민은행이 2조2003억원, 1조8824억원으로 16.8%, NH농협은행이 1조2375억원, 1조1155억원으로 10.9%의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권 행장이 주도한 비이자이익 확대 정책이 실적 성장을 주도했다. 2020년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증권운용부를 6년 만에 부활시키고 투자상품전략단, 글로벌IB심사부, 글로벌IB데스크 등을 신설한 결과 지난해 3분기 비이자이익은 7990억원으로 전년 동기 5650억원 대비 41.4% 증가했다. 나머지 은행은 20~50%가량 감소했으나 반대 양상을 보인 것이다.
 
비이자이익 확대 효과로 증가 폭이 다소 작았던 이자이익도 상쇄했다. 우리은행의 이자이익은 지난해 3분기 4조3120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5940억원과 견줘볼 때 9.1%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국민은행이 5조6594억원, 신한은행이 4조8411억원, 하나은행이 4조4746억원을 시현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3.3%, 9.3%, 12.1% 확대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일부에선 권 행장의 디지털 전환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수익성 측면에선 업계 3위를 노리고 있지만, 모바일뱅킹 앱 가입자 확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원(WON)뱅킹 가입자 수는 2019년 1797만6000명에서 2020년 1854만5000명, 지난해 3분기 1903만4000명으로 불어났다. 이를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초 2000만명의 고객을 유치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은행의 모바일뱅킹 앱 하나원큐 가입자 수는 2019년 1055만7000명, 2020년 1184만2000명, 지난해 3분기 1259만9000명으로 크게 늘었지만, 우리은행의 아성을 꺾지 못했다. 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 가입자 수 역시 2020년 말 1668만1000명에서 지난해 3분기 1762만3000명으로 급증했지만, 우리은행 수준을 밑돌았다.
 
여기에 권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디지털 전환을 강조했다. 편리성과 혁신성을 내세운 빅테크 플랫폼들이 업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금융 생태계에서도 영향력을 점차 키워나가고 있다며 고객 중심 넘버원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올해 경영전략으로 △플랫폼 지배력 강화 △본업 경쟁력 혁신 △지속성장기반 확대를 내놨다.
 
다만 우리금융 완전민영화로 자추위가 새롭게 구성된 점은 변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 지분을 매각하면서 지분 4%를 보유하게 된 유진PE는 과점주주 지위에 따른 사외이사 추천권을 확보했으며 이달 신요환 전 신영증권 대표를 우리금융 새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기존 과점주주인 푸본현대생명도 새로운 사외이사를 추천한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권 행장은 실적 성장, 디지털 전환 성과를 냈을 뿐만 아니라 사모펀드 사태로 어수선했던 내부 분위기를 다잡았다”라며 “권 행장의 임기가 지난해 1년 연장된 것을 고려하면 추가 연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했다. 보통 시중은행장 임기는 기본 2년에 연임 시 1년이 추가되는 것이 관례였다.
 
한편, 지난해 3월 우리금융 자추위는 권 행장의 임기를 1년 연장하며 2020년 경영성과가 부진했지만, 올해의 경영성과 회복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최종 후보로 추천한다고 부연했다. 이를 감안하면 권 행장이 실적 개선이라는 임무를 완수한 셈이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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