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종목지정 위기 몰린 노랑풍선…업계 첫 사례 되나
노랑풍선, 3분기 누적 매출 22억원…30억원 미만 시 관리종목
여행 매출 사실상 바닥…기타 임대수익으로 버티는 중
변이 바이러스 출현 등으로 OTA 가시적 성과 시점 묘연
공개 2022-01-14 09:10:00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2일 11:2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여행업계 중견기업 노랑풍선(104620)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위기에 놓였다. 코로나19 재유행으로 ‘거리두기’가 장기화 국면에 빠지며 매출이 요원한 상황인 탓이다. 노랑풍선은 온라인 확장을 통해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변이 바이러스 등의 출현으로 일상 회복이 어려워지면서 업황 정상화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법인 노랑풍선은 3분기 누적 매출(개별) 21억3500만원, 영업손실 103억원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직전연도 코스닥 상장사의 매출(개별)이 30억원 미만일 시 관리종목 지정 요건에 해당한다. 노랑풍선은 지난해 1분기 매출 4억6000만원→2분기 6억8500만원→3분기 9억9000만원에 그쳤다. 통상 4분기는 2~3분기와 비교해 여행업계 비수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노랑풍선이 4분기 9억원가량의 매출을 채우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지난 2020년에도 3분기 매출 5억8000만원→4분기에는 3억7000만원 수준이었다.
 
만약 노랑풍선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이는 코로나 시국 여행업계 첫 사례가 된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 하나투어(039130), 롯데관광개발(032350)이 코스닥에는 모두투어(080160), 노랑풍선, 참좋은여행(094850), 레드캡투어(038390) 등이 상장돼 있는데 노랑풍선을 제외하고는 3분기까지 관리종목 요건(매출, 영업손실, 세전손실 등)에 미달한 기업이 없어서다. 관리종목 지정 후 1년간 지정 문제 사유를 해결하지 못하면 기업은 주식시장에서 상장폐지될 수 있다.
 
노랑풍선 매출은 여행알선수입, 항공권판매수입, 항공권총액과 같은 여행부문과 기타 등으로 나뉜다. 기타수입은 투자부동산 등을 통한 임대수익이 대부분이다. 서울에 있는 자사 사옥 중 일부 공간을 임대 내주고 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지난해 3분기 노랑풍선의 매출 중 대부분은 임대수익(5억6000만원)이고 여행부문에서 올린 수입은 3억1000만원에 그쳤다. 사실상 본업인 여행부문에서 매출을 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국내 여행업계에서 노랑풍선과 동일 비교 선상에서 언급되는 기업으로는 ‘참좋은여행’이 있다. 참좋은여행은 노랑풍선과 함께 대표적인 직판여행사로 규모나 매출 등 부분에서 라이벌로 꼽혀왔다. 이러한 상황 속 참좋은여행은 지난해 일찌감치 노랑풍선을 매출 부문에서 치고 나갔다. 참좋은여행은 3분기까지 매출(개별)이 36억4600만원, 법인세 차감 전 순손실은 140억원으로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지 않아 관리종목 지정을 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팬데믹 위기에서 양사의 차이를 가른 건 선제적 조치와 매출 다변화 시도라는 분석이다. 참좋은여행은 3분기까지 여행알선수입 8억원, 항공권 등의 판매 18억원, 상품매출로만 8억원 가까이 올렸다. 참좋은여행은 지난해 2분기 당시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백신여권’과 같은 논의가 일자 업계 최초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는 등 선제적 조치를 단행하며 여행부문에서 매출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노랑풍선은 다소 뒤처지면서 여행부문 매출 확대에 제약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참좋은여행은 온라인몰을 통해 해외 관광지 기념품을 판매하는 등의 상품매출 사업 다각화로 살길을 마련했다는 점도 양사의 실적을 가른 결정적 요인으로 거론된다.
 
노랑풍선은 OTA(Online travel Agency)로의 체질개선을 통해 사업 정상화를 이루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노랑풍선은 자체 OTA 플랫폼인 ‘노랑풍선 자유여행’을 오픈하며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 전환사채(CB) 100억원, 신주인수권부사채(BW)로 100억원을 발행해 OTA 플랫폼 개발과 여행콘텐츠 공유 플랫폼 위시빈 인수(지분 51%)에 투입했다. 부킹닷컴이나 야놀자 등 OTA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아지자 단순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 한계를 느끼고 개별 여행 수요를 따라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다만 코로나19 장기화로 하늘길이 좀처럼 열리지 않는 점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아프리카 11개국 입국금지 조치에 이어 해외에서 국내 입국 시 10일 자가격리 조치가 오는 2월 3일까지 연장됐다. 앞서 지난해 2~3분기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 Travel Bubble)에 대한 논의가 타올랐지만, 변이 바이러스 확대 등으로 다시금 글로벌 국가들은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11일 기준 현재 국내 입국 시 트래블버블로 자가격리 제외 국가는 사이판 한곳밖에 없다.
 
박종도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2022년 산업전망 보고서를 통해 “최근 신규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에 따른 확진자 증가와 국가별 이동제한 정책변화에 따라 (여객수요) 회복 폭은 가변적”이라고 말했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임대수익이나 이런 부분이 있어서 4분기 누적 매출이 30억원은 충분히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OTA와 관련해서는 “향후에도 (OTA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자해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며 "여행이 정상화되면 (매출은) 해결될 문제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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