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나 인수 실패한 와이팜, 매출 다변화 차질 빚나
3자배정 유상증자 무산에 1125억원 자금조달 취소
실적 악화 따른 현금흐름 부진…다각화 위한 투자 영향
공개 2022-01-04 09:10:00
이 기사는 2021년 12월 31일 08: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와이팜(332570)테스나(131970) 경영권 인수가 철회되며 후유증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와이팜은 추진했던 자금조달이 무산되면서 테스나 인수자금이 부족해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 불안정한 실적 상황 속에서 매출처 다변화를 목표로 내세웠던 와이팜이기에 이번 인수 실패는 반도체 사업 다각화 추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걱정 어린 시선을 만들어낸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와이팜은 종속회사인 와이팜에스티씨가 에이아이트리유한회사로부터 보통주 290만9292주, 전환우선주 232만672주를 총 4000억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철회했다. 지난 28일까지 주식매매대금을 지급하기로 했으나 이를 위해 진행했던 와이팜의 유상증자와 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와이팜은 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를 통해 1125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725억원의 유상증자에서 일부 납입 예정자의 납입 의사결정 철회가 발생했고 결국 자금조달을 포기했다.
 
무선통신 기기 송신단의 주요 부품인 ‘RF 프론트엔드 모듈(RFFEM)’의 개발과 제조·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와이팜은 자동차 통신(텔레메틱스) 모듈분야, 스마트셀, 국방 부문 등 RF 프론트엔드 모듈의 적용시장을 확대해 매출처 다변화를 목표로 내세웠다.
 
올 초에는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과 사업 다각화를 위한 업무를 담당하는 100% 자회사 ‘펜타스톤엔베스트먼트 주식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는 외부 변수로 발생한 전방산업(스마트폰)의 부진이 실적 타격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고객사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둔화되면서 공급 물량이 급감했으며 올해의 경우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중저가 5G 스마트폰 출시가 지연되는 영향을 받았다.
 
와이팜의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2018년 646억원과 49억원에서 2019년 1254억원과 120억원으로 각각 94.1%, 143.8% 증가했지만 2020년에는 매출 374억원으로 전년 대비 70.2%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3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올해의 경우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 -5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으며 3분기 반등에 성공해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1% 증가한 422억원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억원으로 흑자전환을 이뤘음에도 수익성은 아쉬운 상황이다.
 
3분기부터 고객사의 5G 스마트폰 모델 출시가 본격화되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고 내년부터는 실적 회복 사이클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등 영업실적 전망은 나쁘지 않지만 외부 변수에 따른 전방산업 부진으로 실적 타격을 받은 경험이 생긴 만큼 매출처 다변화가 중요하다는 해석이다.
 
이에 테스나 인수는 와이팜에게는 기회였다. 새로운 사업 분야 진출은 물론 양사의 기술 융합을 통한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었다. 더구나 테스나는 안정적인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예상됐다.
 
테스나는 시스템반도체의 웨이퍼와 패키지테스트를 담당하는 업체로 카메라이미지센서(CIS), 무선통신(AP/RF) 등 주요 반도체 제품들의 테스트 사업을 영위, 특히 테스트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실적을 살펴보면 올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 1441억원, 영업이익 34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53.8%, 66% 늘어나는 등 실적 성장세를 보였다. 이와 관련 신한금융투자는 이 같은 성장세가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이번 인수 무산이 와이팜의 매출 다변화 목표가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존재한다. 3자배정 유상증자에서 일부 기관투자가 자금 납입을 철회한 것을 두고 향후 와이팜의 자금조달에 문제가 발생, 사업 다각화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 등이 힘들 수 있다는 의견이다.
 
실제 최근 실적 부진에 따라 와이팜의 현금흐름이 악화,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줄어들면서 투자여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가능하게 한다.
 
작년의 경우 실적 악화에 따른 영업활동현금 유출이 발생했지만 IPO에 따른 자금 유입으로 399억원의 재무활동현금흐름을 기록하면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02억원으로 전년 대비 214.9% 증가했지만 올해 3분기 누적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227억원을 기록,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4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56.4% 감소했다.
 
물론 올 9월 말 기준 부채비율 28%, 차입금의존도 10%로 안정적인 재무안정성 지표를 유지하는 등 차입여유가 충분하기 때문에 매출 다변화를 위한 투자자금 마련에 무리가 없을 것이란 반론도 존재한다.
 
<IB토마토>는 와이팜 측에 자금조달 무산에 따른 테스나 인수 실패와 향후 매출 다변화 전략 등에 대해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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