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업자 신용평가 시작한 국민카드…건전성 청신호 켜지나
신용·체크카드 개인 고객 비중 95.7%로 높은 수준
우량고객 선별 용이해져…적극적인 영업 가능할 듯
공개 2021-12-21 08:55:00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7일 15:5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카드가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되면서 건전성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사진/KB국민카드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KB국민카드가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CB)에 진출하며 건전성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자산건전성 판단 척도로 활용되는 지표가 업계 평균 대비 열위하지만 개인사업자 고객을 다수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이번 CB사업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개인사업자는 개인신용평가를 적용받았으며 국민카드는 개인 고객이 많았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카드는 지난 8일 신용정보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개인사업자(신용정보법)에 따라 금융위원회로부터 개인사업자 CB 본허가를 받았다. 이로써 국민카드는 카드업계에서 두 번째로 해당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지난 8월 예비허가를 획득한 국민카드는 9월 본허가를 신청한 바 있으며 신한카드는 7월과 10월 각각 예비허가, 본허가를 취득했다.
 
이에 국민카드의 건전성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개인 고객으로 분류된 개인사업자가 많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일례로 올해 3분기 국민카드의 신용·체크카드 개인 고객은 1928만3000명으로 전체 고객 2016만1000명 가운데 95.7%를 차지했다. 동기간 신한카드의 개인 신용카드 고객 수는 1762만3000명으로 전체 1865만600명 중에서 94.5%를 나타냈다.
 
지난 8월 신용정보법이 개정되기 전까지 개인사업자는 개인신용평가를 받았다. 이로 인해 매출 등 금융정보가 적었고 좋지 않은 조건으로 대출을 받았다. 금융사 역시 우량고객 선별이 어려웠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인사업자 대출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했다. 한국은행의 ‘2021년 11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 1~11월 예금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421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384조1000억과 비교해 9.8% 증가했다. 2018년 11월 337조7000억원과 견줘봐도 24.9% 불어났다.
 
국민카드는 올 3분기 기준 자산건전성 지표가 부진한 상태다. 부실채권 비율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9%로 업계 평균 0.8%를 0.1%p 웃돌았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는 0.5%, 하나카드와 삼성카드(029780)는 동일한 0.8%를 시현했으며 신한카드는 0.9%,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는 각각 1%를 기록했다. 국민카드의 고정이하여신은 2019년 3014억원에서 지난해 2382억원으로 줄었으나 올 3분기 2407억원을 가리키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민카드는 부실채권으로 발전할 수 있는 요주의이하비율도 업계에서 가장 높았다. 하나카드와 함께 올 3분기 1.3%로 산출되며 삼성·우리카드(1%), 신한·현대카드(1.1%) 수준을 상회했다. 국민카드의 요주의이하채권은 2019년 3274억원에서 지난해 3071억원으로 쪼그라들었으나 올 3분기 3478억원으로 다시 치솟았다. 금융사는 대출채권을 연체 기간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구분하며 고정이하는 부실채권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이번 본인가가 국민카드에 단비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기업평가(03495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인사업자와 중·저신용자 소득수준이 저하됨에 따라 카드업계의 자산건전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준금리 상승도 불안요소로 대두되고 있다며 카드대출 차주 대부분이 중·저신용자로 구성된 점을 고려하면 가파른 금리상승이 부실위험이 증가시킬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적극적인 영업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민카드는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장기카드대출(카드론) 등이 포함된 대출서비스에 대한 의존도가 다소 높았다. 올 3분기 영업자산 23조1582억원 중 28.7%(6조6415억원)가 이에 해당했다. 반면 국민카드와 함께 카드사 빅3로 꼽히는 신한카드는 26.6%(8조7288억원), 삼성카드는 27.2%(6조3400억원)를 나타냈다. 다만 현대카드 29.9%(5조2313억원), 우리카드 31.3%(3조7325억원), 하나카드 36.8%(2조9141억원), 롯데카드는 30.9%(4조3635억원) 보다는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개인사업자 등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불이익 해소와 함께 동반성장을 위한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기존 신용평가 분야에서 경쟁 촉진과 혁신을 선도해 개인사업자의 신용정보 수요에 부응하는 다양한 특화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전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라며 "개인사업자에 대한 매출·가맹점 정보 등을 좀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끝으로 "이는 개인사업자에 대한 합리적인 금리와 대출 서비스로 이어질 것"이라며 "사후 건전성 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카드는 지난해부터 개인사업자 CB 서비스인 ‘크레딧 트리(Credit Tree)’를 운영했다. 이 서비스는 금융 거래 실적을 비롯해 기업 신용정보와 신용카드 결제정보 기반의 매출 실적, 상권 경쟁력, 사업성 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신용 평가에 활용하고, 외부 데이터도 반영해 개인사업자의 신용을 평가한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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