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뱅크 수성' 허인 국민은행장, 업계 최초 4연임 넘보나
‘실적·해외·디지털’ 성과…사업 지속성 차원 연임 긍정적
향후 주요 해결 과제…반복되는 노조와 갈등 봉합
공개 2021-11-23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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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 KB국민은행장과 KB국민은행 본점. 사진/KB국민은행
 
[IB토마토 강은영 기자] 허인 KB국민은행장이 4년간 리딩뱅크 자리를 꿰차고 해외 진출과 디지털 혁신 등의 성과를 만들어내면서 4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 은행권에서는 사업의 지속성 차원에서 업계 최초 4연임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반복되는 노동조합과의 갈등을 해결하는 것은 연임 성공 후에도 허인 행장 앞에 놓인 최우선 과제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허인 국민은행장의 임기는 내달 말 만료된다. 허인 행장은 지난 2017년 KB금융(105560)지주 회장과 국민은행장이 분리되며 행장으로 선임됐다.
 
허인 행장은 지속해서 실적을 개선한 점을 인정받아 이미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국민은행 당기순이익은 2018년 2조2591억원에서 2019년 2조4390억원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충격을 받은 작년에는 2조298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다소 주춤했다.
 
국민은행은 호실적을 기록하며 신한은행과 리딩뱅크 경쟁에서 우세를 점할 수 있었다. 신한은행은 2018년 당기순이익 2조2790억원을 기록하며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했지만, 2019년 2조3291억원, 2020년 2조77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2년 연속 2위 자리에 머물러야 했다.
 
올해도 국민은행은 리딩뱅크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2조2023억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허인 행장은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9년 캄보디아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사 지분을 확보하고,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을 인수했다. 작년에는 미얀마 현지법인 설립을 위한 예비 인가를 받는 등 동남아시아 내 현지화 작업을 추진했다.
 
또, KB금융지주 내 디지털혁신부문장 역할을 겸임하며 디지털 전환 성과를 만들었다. 작년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사업조직과 기술조직이 함께 일하는 25개 플랫폼 조직을 8개 사업그룹에 신설했다. 지난달에는 여러 가지 앱을 설치해야 해 불편함을 일으켰던 국민은행 뱅킹앱 ‘KB스타뱅킹’을 리뉴얼했다.
 
 
은행권은 허인 행장이 국민은행을 리딩뱅크 자리로 올려놓는 등 성과가 뚜렷해 4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허인 행장의 연임이 결정되면 국내 은행업계 중 최초로 4연임에 성공하는 것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은행장의 임기가 다른 업계에 비해 짧아 사업 지속성 측면에서 제약이 있다”라며 “행장이 바뀔 때마다 경영 방향성도 변화하기 때문에 사업을 한 방향으로 끌어가기에 어려움이 존재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에서 디지털과 핀테크 등 공통의 목표를 설정해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는데, 이는 연속성이 수반돼야 한다”며 “허인 행장이 4연임에 성공한다면, 은행권에서도 장기간 수장 자리 맡는 것이 지속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부분에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허인 행장이 지난 4년간 여러 성과를 만들었음에도 아쉬운 부분은 존재한다. 허인 행장 임기 내 반복적으로 불거졌던 노동조합과의 갈등이다. 이는 연임 성공 후에도 풀어내야 할 주요 과제로 꼽힌다.
 
허인 행장 재임 기간인 지난 2019년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와 페이밴드 (직급별 기본급 상한제) 제도 등의 개선을 요구하며 19년 만에 총파업을 하기도 했다. 작년에는 제1호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 사업 연장을 앞두고 노조로부터 직원 간 과당경쟁 유발 등의 이유로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허인 행장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노사협력 관계를 조성하기 위해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허인 행장과 노사공감대를 이루며 상호 협력을 약속했지만, 이후 실무진이 이행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이번에 연임이 된다면 제대로 된 소통을 통해 노조와 약속한 바를 이행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KB금융지주는 내달 초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대추위)를 구성해 임기가 만료되기 전인 내달 중순까지 차기 국민은행 행장을 확정할 계획이다. 대추위는 행장으로 추천받은 인사 중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를 선정한다.
 
일반적으로 대추위 위원에는 KB금융지주 회장과 지주 사외이사 3명, 국민은행장이 포함된다. 다만, 국민은행장은 직접적 이해관계자로 이번 후보 선정 과정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대추위를 통해 선정된 후보들은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가 자격 검증과 심사 등을 거쳐 최종 차기 은행장을 확정한다.
 
KB금융지주는 이번 대추위에서 허인 행장뿐만 아니라 연말에 임기가 만료되는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박정림 KB증권 사장 등의 연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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