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호황에…롯데렌탈·SK렌터카 덩치 싸움 시작되나
SK렌터카는 차량렌탈이 롯데렌탈은 중고차 판매가 증가
공개 2021-11-18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6일 17:2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창권 기자] 최근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으로 자동차 생산이 차질을 빚자 풍선효과처럼 중고차 매매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뛰었다. 시장 호황 속에 업계 1위인 롯데렌탈(089860)과 그 뒤를 쫓는 SK렌터카(068400)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며 업계의 덩치 싸움이 어떻게 달아오를지가 관심사로 떠오른다.
 
16일 자동차 렌탈 업계에 따르면 중고차 수요 증가와 더불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에 따른 여행객 증가로 렌터카 업체들이 호실적을 이어가며 올해 실적 개선에 나섰다.
 
롯데렌탈 공모주 일반 청약 모습. 사진/뉴시스
 
롯데렌터카를 운영하는 업계 1위 롯데렌탈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114억원, 영업이익 726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차이가 없었지만, 영업이익은 22.9% 증가하며 대폭 상승했다.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SK렌터카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714억원과 영업이익 25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1%, 15.7% 증가한 수치다.
 
렌터카 업계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감소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 매출이 회복되면서 재무건전성도 높아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8월 롯데렌탈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등급전망을 높여 잡았다. 같은 달 롯데렌탈이 코스피에 상장하면서 공모자금 4260억원이 유입됐고 지난해 말 657%였던 부채비율이 올해 400%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4월 SK렌터카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안정적에서 A/긍정적으로 높이며 렌터카 업체들의 신용등급도 일제히 상향됐다.
 
렌터카 업체들이 이처럼 실적개선이 나타난 까닭은 반도체 부족에 따른 신차 출고가 지연되면서 고객들의 시선이 중고차 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던 점이 주효했다. 여기에 위드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렌터카 수요가 증가해 향후 실적 전망도 긍정적으로 전망된다.
 
실제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의 ‘전체 렌터카 동향 분석’에 따르면 올 9월30일 기준 국내 렌터카 등록대수는 97만9317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90만8223대) 7.8% 증가한 규모다. 특히 올해 3분기까지 18만6133대가 신규로 등록돼 전체 렌터카에 19%를 차지하며 렌터카 등록대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전체 렌터카 동향분석. 사진/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으로 중고차 가격 강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업계 1, 2위의 경쟁도 본격화할 모양새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차량렌탈 매출 비중이 65.3%에서 확정실적이 나온 2분기 기준 62.6%로 감소했고, 중고차 판매 비중은 25.1%에서 28.5%로 증가했다. 반면 SK렌터카의 경우 지난해 차량렌탈 매출비중이 68.2%에서 올해 3분기 기준 71.1%로 증가했고, 중고차 판매를 통한 상품 매출은 27.9%에서 25.6%로 감소하며 중고차 시장 수혜에도 비중축소라는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
 
이는 차량 등록대수 기준 시장점유율 22%를 차지하며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렌탈의 경우 사용기한이 지난 중고차 판매 물량이 증가한 가운데 중고차 시세가 증가한 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2위 SK렌터카는 시장점유율이 12.7%에 그치고 있지만, 향후 전기차 도입 등을 통해 렌털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간다는 전략이다. SK렌터카 측은 오는 2025년까지 모든 렌터카를 친환경차로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 3분기 기준 유형자산에서 차량 구입에만 5898억원을 집행했다. 전년 동기 대비(5118억원) 15.2% 증가했는데,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렌터카에 전기차를 도입하는 등 내연기관 차량 대비 가격이 비싼 전기차를 도입하면서 취득 자산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SK렌터카 EV 파크. 사진/뉴시스
 
SK렌터카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근 렌터카 시장이 코로나 상황 이전과 비교해 성수기와 비수기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반적인 수요가 증가한 것 같다”라며 “향후 점유율 확대를 위해 전기차를 빠르게 도입해 고객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등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SK렌터카는 최근 국내 단기렌터카 시장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제주도에 국내 최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 단지인 'SK렌터카 EV 파크' 조성 추진식을 갖고 전기차 전용 충전소와 체험단지를 만들어 고객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실제 SK렌터카는 제주점에서만 3000대의 렌터카를 운영하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렌터카 시장이 단기적 실적 개선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긍정적 요소가 많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경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SK렌터카에 대해 “SK네트웍스와의 통합과 온라인 채널을 통한 B2C 고객 유입에 따라 장기 렌터카 매출은 지속 성장할 것”이라며 “중고차 수요 증가는 일시적 효과가 아닌 구조적 변화라고 판단하며, 내년에도 수요 증가에 따른 효과를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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