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IPO)①'최대어' SSG닷컴, 예상 몸값 10조원 적정한가
쿠팡 PSR 적용해 몸값 9조~10조원 사이 거론
SSG닷컴, 지난해 GMV 4조원으로 급성장
점유율 고려 시 고평가 논란도
공개 2021-11-15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0일 17:1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새벽배송'이라는 무기로 소비자를 사로잡은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레이스가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국내 전자상거래 거래액은 160조원에 이른다. 특히 과거 패션이나 도서 등 비식품 위주 전자상거래에서, 이제는 소매시장 비중이 큰 식품(그로서리) 비즈니스로까지 온라인화 가속도가 붙는 상황이다. 이 바람을 타고 빠른 성장세를 보인 국내 대표적인 그로서리 이커머스인 SSG닷컴과 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 등은 지금이 상장 적기라고 판단하고 대표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본격적인 상장 행보에 나섰다. <IB토마토>는 SSG닷컴과 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의 치열해지고 있는 상전전(戰)에서 누가 성공할 수 있을지 각 사별 IPO 전략과 기업가치를 짚어본다.(편집자 주)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새벽배송 서비스를 기반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인 대장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기업공개(IPO) 전쟁에 돌입한 가운데, 업계는 IPO 첫 타자로 ‘SSG닷컴’을 유력시 보고 몸값에 관심을 쏟아내고 있다.  SSG닷컴은 신세계를 등에 업고 종합 이커머스를 표방한다는 점에서 기업가치가 최대 1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나오지만, 반면 쿠팡과 비교했을 때 다소 ‘고평가’가 아니냐는 의견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SSG닷컴은 미래에셋증권(006800)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대표주관사로, 모건스탠리와 JP모간체이스를 공동주관사로 선정했다. SSG닷컴은 지난 2018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와 블루런벤처스(BRV)로부터 1조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2023년까지 상장계획을 드러낸 바 있는데, 1년 이상 이 시기를 앞당긴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향후 금리인상, 위드코로나 등의 이슈로 IPO 시장에 변동성이 크다”라면서 “SSG닷컴 입장에서는 업계 관심이 절정에 달한 지금이 최대 몸값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적기로 생각하고 단시간 내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4년 이마트몰과 신세계몰 온라인 부문을 통합한 쇼핑플랫폼 SSG닷컴을 발족했다. 온라인에 힘을 주기 위해 전용 배송 물류센터 네오도 선보였다. 이후 2019년 통합법인 SSG닷컴이 출범하며 그룹을 아우르는 온라인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SSG닷컴에서는 이마트 신선식품부터 신세계백화점 명품, 까사미아 가구, 시코르 화장품 등을 모두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SSG닷컴은 무섭게 성장했다. 2018년 매출 88억원에서 2019년 8441억원, 지난해 1조2941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6866억원, GMV(거래액)는 2조5806억원을 올렸다.
 
 
IPO 과정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단연 몸값이다. 지난해 SSG닷컴 거래액은 3조9236억원, 올해는 4조원대 중후반을 달성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근거로 증권가에선 SSG닷컴의 기업가치가 9조~1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쿠팡의 거래액 대비 시가총액(PSR)을 반영한 수치다.
 
SSG닷컴은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를 전개한다는 점에서 마켓컬리 및 오아시스와 한 데 묶여 비교되곤 한다. 하지만 SSG닷컴은 백화점과 이마트를 베이스로 하는 종합몰로 식품에 치우친 마켓컬리, 오아시스와는 성격이 다른 점이 있다. 이 때문에 기업가치를 구할 때 있어서도 쿠팡의 비율을 적용해 기업가치가 측정되고 있다.
 
출처/SSG닷컴
 
현재 쿠팡의 시가총액과 지난해 거래액을 통해 산출한 PSR(주가매출비율)은 2~3배 수준이다. 본래 PSR은 매출이 기준이지만, 이커머스 등 플랫폼 업체의 경우 이커머스 몸값은 성장성 등을 고려해 ‘GMV(연간거래액)’를 기반으로 매겨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 3일 기준 쿠팡의 시가총액은 523.11억 달러(한화 61조7949억원)다. 지난해 쿠팡의 GMV인 22조원을 대입하면 PSR은 2.7~2.8배다. 상장 후 주가 등락 폭을 차치하고 기업공개 첫날을 기준으로 보면 PSR은 3.5배(한국투자증권 보고서 기준)다. 올해 1분기 PSR은 3.98까지 올랐다가 2분기에는 2.88배로 떨어졌다. 지난해 SSG닷컴 GMV가 4조원이라는 점에서 쿠팡 비율을 적용 시 몸값으로 10조원 이상이 산출된다.
 
반면, SSG닷컴에게 쿠팡의 비율을 적용하는 게 적절하냐는 논란도 거세다. SSG는 MD를 통한 직매입 비중이 높은 데다, 신세계그룹 계열사몰 성격이 짙다. 이 때문에 판매자들이 모이는 오픈마켓 중심 쿠팡과 비교해 취급상품수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다. 그중에서도 SSG닷컴은 식품부문은 업계 최고 수준임에도 그 외 비식품 카테고리가 약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이들은 비식품 카테고리를 보강하기 위해 올해 여성 패션플랫폼 W컨셉을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지만, 아직 갈길이 먼 상황이다. 실제 상반기 W컨셉 GMV는 전년 대비 30% 증가했지만 1318억원에 그친다. 이에 SSG닷컴은 지난 4월 뒤늦게 오픈마켓 경쟁에 뛰어들며 상품경쟁력을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SG닷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오픈마켓은 대부분 라이프스타일 분야 사업자들이 많아 식품이 약한데, SSG닷컴은 식품이 강해 시너지가 크다. 오픈마켓 도입 이후 상품군이 5배 이상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점유율도 따져볼 문제다. 지난해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 17%, 쿠팡 13%, 이베이코리아 12%, SSG는 2% 수준으로 알려진다. 쿠팡과 비교하면 6배 이상 차이가 날 뿐만 아니라, 이커머스 특성상 선점업체와의 간극을 좁히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쿠팡은 미국 직상장을 택했던 만큼, 동일 선상에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팽팽하다. 쿠팡보다 할인된 트리플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다. 실제 신한금융투자는 보고서를 통해 SSG닷컴의 기업가치를 쿠팡의 2022년 P/GMV(예상)의 50% 할인한 0.6배를 적용해 7.7조원으로 평가했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쿠팡 대비 SSG닷컴) 디스카운트 근거는 시장 지배력이 낮고, 비식품 카테고리 비중이 낮은 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SSG닷컴은 과거 수익성 위주 경영에서 GMV를 높이기 위한 공격적 경영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이로 인해 단기적 실적모멘텀 둔화는 불가피”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IB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일단 10조원 가치는 SSG 자체 성장성뿐만 아니라 이베이코리아와의 시너지 등 모든 기대감이 반영된 금액인 것 같다”라면서 “신세계가 향후 수조원을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류나 마케팅 과정에서 효율적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이라고 언급했다.
 
SSG닷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커머스 경쟁력은 빠른배송, 물류에 있다. 이마트가 2025년까지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만큼 물류인프라가 훨씬 확장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SSG) 비식품군도 빠른배송이 가능해지고, 연간거래액과 점유율도 지금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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