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포크로 스마트폰에 힘주는 삼성전자…MZ세대 공략 '안간힘'
스마트폰 시장 경쟁 치열해지며 점유율 확대 전략
공개 2021-11-03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1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창권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가전 분야에서 인기를 끌었던 비스포크(Bespoke·맞춤) 전략을 스마트폰에도 적용시키며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이들) 공략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자신만의 취향을 존중받길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가전에 그치지 않고 이를 확대 적용해 향후 일반 바(BAR)형 스마트폰에서도 차별화를 둘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8월27일 출시된 3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플립3’의 새로운 버전인 비스포크 에디션을 출시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9년 가전제품인 냉장고에 처음 도입한 비스포크는 소비자가 직접 제품 색상과 소재 등을 선택해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갤럭시 Z 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삼성 갤럭시 언팩 파트2’라며 새로운 버전의 비스포크 에디션을 꺼내든 이유로 자신만의 개성을 적극적으로 표출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갤럭시Z 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은 블랙, 실버 등 2가지 프레임 색상과 블루, 옐로우, 핑크, 화이트, 블랙 등 각각 5가지 전·후면 색상을 제공해 총 49가지 색상 조합을 맞출 수 있다.
 
단순히 보면 기존 기기에 색상만 추가한 애플과 비슷한 전략으로 평가될 수도 있다. 앞서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12 시리즈를 출시할 당시 블루, 그린, 블랙, 화이트, 레드 등 5가지 색상으로 아이폰12, 아이폰12미니를 출시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2를 출시한 지난해 4분기 시장점유율 21%를 기록하며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고,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점유율이 17.5%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1분기에 갤럭시S21 시리즈를 선보이며 시장점유율 탈환에 나서면서 올해 1분기 기준 점유율 23%로 1위를 되찾았다. 이에 애플은 지난 4월 퍼플 색상을 신규로 도입해 컬러 마케팅을 이어가며 신규 아이폰이 없이 시장점유율 방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애플이 컬러마케팅을 통해 단발성 시장점유율 대응에 나선 것과 달리 삼성전자가 비스포크 에디션을 선보인 데는 향후 출시될 갤럭시S22 시리즈 등의 점유율 확대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시장 2분기 스마트폰 공급업체별 출하량. 사진/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당장 올해 출시된 갤럭시Z 플립3이 인기를 끌고는 있지만,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적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약 13억대다. 이 중 폴더블폰이 급성장해 올해 1000만대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는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비중이 1%가량에 그치지 않는다.
 
여기에 폴더블폰의 경우 삼성전자가 독보적인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일반 바형 스마트폰은 내수 물량과 저가 위주의 스마트폰을 내세운 중국의 샤오미, 비보, 오프 등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한때 유럽시장에서 샤오미가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삼성전자는 가전 분야에서 효과를 봤던 비스포크 전략을 스마트폰으로 가져와 개성을 강조하는 MZ세대에 선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바형 스마트폰의 경우 아직까지 주력 시장으로 꼽히지만, 성능 면에서는 상향 평준화가 이뤄지며 차별화를 내세우기 어려웠다.
 
반면 비스포크는 개인 취향에 맞춰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만의 스마트폰으로 차별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향후 갤럭시S 시리즈에 적용시켜 떨어진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스포크 전략은 글로벌에서도 통하면서 삼성전자의 가전 분야 성장을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9년 비스포크 냉장고를 출시한 이후 최근에는 공기청정기, 식기세척기, 정수기, 세탁기 등 전 분야에 접목시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 비스포크 제품 등으로 선진시장뿐 아니라 서남아·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도 전년 대비 성장하고 있고, 모듈화를 통한 운영 효율화로 실적을 개선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전자 사업부문별 재무현황. 사진/전자공시시스템
 
실제 2019년 삼성전자 CE(가전)부문 내부 매출 비중은 19.7%에 그쳤지만, 지난해 20.3%까지 올랐고 올해 상반기에도 20.4%로 소폭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부문 매출 비중은 점차 줄고 있다. 2019년 46.6%를 차지했던 IM부문은 지난해 42.1%로 줄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40.2%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개성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시장 전반에서 확대되고 있다”라며 “LG 오브제와 삼성의 비스포크가 대표적인 예로 나만의 스타일로 꾸민다는 게 차별화 요소로 꼽히면서 인기를 끄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갤럭시Z 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이 출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정확한 판매집계는 확인할 수 없지만, 분위기는 괜찮은 것으로 안다”라며 신규 제품 적용 여부에 대해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라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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