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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실적 개선에도 재무안정성은 '불안'
택배 물량 증가로 상반기 매출 전년비 7.9% 성장
공개 2021-10-22 09:00:00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1일 17:4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창권 기자] 한진(002320)이 항만하역과 택배부문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영업실적 회복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택배 관련 투자가 크게 증가하는 등 대규모 투자 계획에 따른 현금흐름 상 부담요인은 남아 있어 재무안정성을 높여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나이스신용평가는 한진의 제 95-1, 95-2회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으로 평가했다. 한진의 육상운송, 항만하역, 택배, 연안해송, 운송주선 등 다양한 물류 유관사업이 국내 상위권의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진 택배 서브(Sub) 터미널. 사진/한진
 
한진은 성장성이 높은 택배 부문에서 처리물동량 기준 2~3위의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국내 각지에 물류센터를 비롯해, 창고, 운송설비 등 다수의 물류인프라와 영업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오랜 사업경험과 다수의 고정거래처를 보유하고 있어 전반적인 사업경쟁력은 우수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특히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의 2M과의 장기계약 및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의 중국과의 교역증가로 처리물동량이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항만하역부문의 영업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한진의 연결기준 매출은 1조15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성장했다.
 
앞서 한진은 지난 2016년 한진해운의 기업회생절차 개시에 따른 항만물동량 감소 등으로 인해 항만하역부문과 이와 연계된 육상운송부문의 실적이 크게 저하되며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2017년 이후 항만하역과 택배부문에서 실적 개선세를 보였고,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쇼핑 확대로 택배 수요가 더욱 증가하면서 택배부문의 영업실적 제고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다만 한진은 영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렌터카 차량 구입, 택배장비 구매, 물류거점 확보 등 영업현금흐름을 상회하는 투자활동을 지속하면서 잉여현금흐름상 자금 부족이 지속돼 왔다. 택배부문의 성장과 연계해 택배관련 투자가 크게 증가했으나, 택배와 항만하역부문을 중심으로 이익창출력이 개선된 가운데, 지난해 유상증자 1084억원, 2020~2021년에 걸친 부산 범일동 토지 매각대금 3067억원 유입 등으로 투자금 확보에 나섰다.
 
그럼에도 올해 6월 말 기준 차입금의존도 지표가 45.4%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재무부담이 과중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중단기적으로 대전메가허브터미널과 자동화설비 등을 포함해 택배부문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2021~2023년 총 4558억원)를 계획하고 있어 추가적인 재무안정성 개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정현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한진이 보유한 부동산과 상장주식에 대한 매각계획(예상매각가 약 1000억원 수준) 등을 통한 대규모 현금유입으로 향후 예정된 투자자금 소요에 대해 원활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며 “자산매각과 실적 회복에 힘입어 현 수준의 재무안정성은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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