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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차 사업 파트너로 카카오모빌리티 선택한 속내는
LG, 7월 카·모에 1000억 투자···배터리·자율주행 사업 시너지 염두
LG전자 전장 부문 적자·↑··카·모, 인프라 탄탄해 빠른 수익 실현 가능
공개 2021-09-16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4일 10:3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지난 7월 LG(003550)그룹이 카카오(035720)모빌리티에 투자한 이후 LG 계열사와 카카오모빌리티의 협력이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LG그룹이 파트너로 카카오모빌리티를 선택한 것에 대해 배터리 서비스·자율주행 확대에 최적화된 플랫폼 사업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LG디스플레이(034220)는 지난 12일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 T 주차’ 서비스를 통해 운영 중인 서울 삼성동 코엑스 주차장에 인테리어용 55인치 투명 OLED를 공급했다. 투명 OLED는 주차장과 매장을 연결하는 주요 출입문 6곳에 설치됐다. LG디스플레이는 카카오T 주차 이용정보와 고객 참여형 광고 등을 볼 수 있는 55인치 OLED 패널도 함께 공급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카카오T주차' 가맹 주차장에 설치된 LG디스플레이의 55인치 투명 OLED(왼쪽)와 디지털 사이니지(오른쪽). 사진/LG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이번 OLED 공급을 LG그룹-카카오모빌리티 협력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앞서 ㈜LG는 지난 7월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투자에 1000억원을 투입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요금제 논란·독점 논란 등으로 몸살을 겪고 있었음에도 과감하게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LG그룹이 카카오모빌리티를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하나는 플랫폼·점유율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호출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여기에 플랫폼 사업자라는 이점을 활용해 연내 렌터카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며, 중고차 매매 사업은 이미 케이카(K Car)와 협력해 진행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이처럼 높은 점유율과 다양한 교통 네트워크는, 자동차를 생산하지 않는 LG그룹이 배터리 서비스(BaaS, Battery as a Service)를 적용하고 확대하는 강력한 인프라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LG그룹이 카카오모빌리티에 투자하기 전 국내 렌터카 시장 1위 기업 롯데렌탈과 손을 잡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롯데렌탈이 보유 차량 전량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목표를 갖고 있고, 자회사로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 ‘그린카’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는 제휴·보유 차량을 전기차로 바꾸고 있고, 환경부 등과 전기차 충전소 확대 제휴도 맺고 있어 배터리 대여·폐배터리 재활용 사업까지 계획하고 있는 LG전자에는 ‘잠재적 고객’으로서의 가치도 크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전기차 충전 상황 모니터링·원격 제어·진단 등 충전소 통합관리 솔루션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지향하는 모빌리티 서비스(MaaS)에 LG그룹의 BaaS와 자율주행을 더하면 굉장한 시너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우리가 이용하는 거의 모든 교통수단에서 카카오와 LG의 흔적을 찾을 수 있게 될지 모른다”라고 전했다. 
 
모빌리티 서비스, MaaS(Mobility as a Service)란 하나의 플랫폼에서 항공·기차부터 버스·택시·공유 차량·이륜차까지 이용 가능한 통합 이동 지원 서비스를 말한다. 모빌리티 서비스가 구현되면 길 안내 서비스는 물론, 현재 위치에서 목적지까지 가기 위한 모든 교통수단을 하나의 앱에서 예약·결제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공유 자전거 사업을 영위하며, 공유 킥보드 사업까지 진출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율주행에 관심이 높고, 관제 플랫폼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도 LG그룹이 카카오모빌리티를 선택한 요인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KM 자율주행 얼라이언스 프로그램’을 출범하고, LG그룹을 비롯해 GS칼텍스·GS에너지·한진 등과 자율주행 기술 개발·서비스 협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자율주행 인공지능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가진 곳은 LG전자다. LG그룹은 LG이노텍의 카메라·센서 기술 등을 통해 3단계 자율주행 기술까지 진출했는데, 이를 검증하고 실제 도입할 파트너가 카카오모빌리티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의 경우 2023년까지 미국에서 아이오닉5를 활용한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LG와 카카오가 관련 사업에 나설 경우 상용화와 시장 점유율 확대가 훨씬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이 카카오모빌리티를 선택한 또 하나의 이유는 ‘수익성’이다. LG전자에서 자동차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부문의 경우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영업손실 규모가 커졌는데, 이미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의 약 90%에 달하는 3417억원의 손실을 냈다. 영업손익률도 지난해 –6.56%에서 올해 상반기 –9.04%로 늘었다.
 
VS부문 외에도 5조원의 손실을 끝에 사업을 접은 MC부문에 대한 약 1조3000억원의 사업중단 영업순손실이 남았고, GM 볼트 리콜 관련 우발적 충당금 3300억원도 복병이 된 상황이다. 물론 LG전자의 경우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6조1900억원 수준의 실탄, 즉 현금·현금성 자산이 있다. 그러나 총차입금 규모 역시 11조원에 달해, 추가 투자를 위해서는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앞서 언급한 대로 이미 강력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상대적으로 빠르게 신사업을 구현하고 수익을 낼 수 있다. LG의 경우 지분투자 형태로 카카오모빌리티와 협력하고 있기에, 카카오모빌리티 상장 이후에는 더욱 시너지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배터리 서비스 사업과 자율주행 사업은 아직 투자·개발 단계”라며 “빠른 사업 진행을 위해서는 해당 사업을 접목할 수 있는 기존 인프라 확보가 필수인데, 카카오모빌리티는 이 부분에서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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