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바뀐 JT캐피탈…박재욱 대표 당면 과제는 '산적'
현대커머셜 출신…서민금융에서 기업금융으로 무게
지배구조·수익성 개선 숙제…JT저축은행 인수 '관건'
공개 2021-09-15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3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백아란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주인이 바뀐 JT캐피탈이 체질개선에 나서며 차별화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일본계 금융그룹 J트러스트가 JT캐피탈 매각 절차를 마무리하자마자, JT캐피탈은 대표이사를 비롯해 임원진을 대거 물갈이 하며 새 출발에 나섰다. 다만 가계부채 축소와 금융소비자 보호 기조 확대 등 정부의 규제 강화로 캐피탈업계 영업 환경이 비우호적으로 변한 상황에서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저하로 신용도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고 있고 JT저축은행 인수 관련 불확실성이 불거지는 등 앞으로의 과제는 산적하다.
 
변화의 선두에 선 인물은 박재욱 신임 대표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1968년생인 박 신임 대표는 스탠다드차타드(SC)제일은행과 현대커머셜·현대캐피탈 기업금융본부 상무이사를 거쳐 Lantern Equity Partners 대표 등을 역임했다. 그는 특히 기업금융 부문에서 역량을 보인 인물로, 지난 2015년 현대커머셜 재직 당시 한국기계거래소 등과 손잡고 '동산(기계)담보 금융활성화'를 위한 금융공급 확대 등을 추진하기도 했다.
 
기존 JT캐피탈이 ‘서민금융을 대표하는 기업’을 표방하며 중금리 신용대출과 개인 신용 대출을 포함한 할부금융, 사업자를 위한 기업대출을 주력사업으로 했다면 앞으로는 기업금융 부문에 무게추가 더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JT캐피탈은 지난 2007년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그룹의 자회사인 한국스탠다드차타드캐피탈로 출범해 소비자금융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했으며 2015년 3월 J트러스트가 지분 100%를 인수하며 사명을 변경한 이후에도 리테일 부문 활성화에 주력한 바 있다.
 
대주주 교체와 맞물려 임원진도 대거 교체됐다. JT캐피탈은 지난달 3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박 대표를 비롯해 현상순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대표이사 회장과 마영민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투자1본부 대표, 이현호 뱅커스트릿 대표, 김대진 브이아이금융투자 PE본부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으며, 이윤상 우리회계법인 3본부 2팀 책임이사를 비상근 감사로 앉혔다. 신임 임원의 임기는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까지며, 이 감사의 임기는 2024년 3월까지다.
 
최대주주 변경 후 JT캐피탈 지분 구조. 표/ 한신평
 
와케 노부유키 대표와 최진영·손창현 사내이사, 정민수 이사, 옹영철 비상근감사 등 임원 6명 가운데 5명은 J트러스트가 ‘키스톤뱅커스1호사모투자합자회사’와 JT캐피탈 매각을 위한 주식 양수도 계약 체결을 마침에 따라 자리에서 물러났다. 키스톤뱅커스1호사모투자합자회사는 뱅커스트릿PE와 키스톤PE가 공동 설립한 특수목적회사다.
 
주인이 바뀌면서 불안해진 지배구조를 안정화하는 것도 박 대표의 과제다. JT캐피탈의 경우 JT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가지 가운데 하나로 비춰진다면, 내부의 반발과 함께 시장에서의 위상도 줄어들 수 있어서다.
 
실제 사무금융노조 산하 JT캐피탈지부와 JT저축은행지회는 연초 사모펀드의 JT캐피탈 인수를 반대한다며 VI금융투자가 JT캐피탈 인수 후 JT캐피탈 자회사로 JT저축은행을 우회 인수하려 한다고 우려한 바 있다. 금융사가 캐피탈을 인수할 때는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부담이 덜하지만, JT저축은행 매입이 불발된다면, JT캐피탈의 재매각 가능성 등 고용불확실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변경된 최대주주인 키스톤뱅커스1호는 PEF 투자를 위한 특수목적회사(SPC)로, 실질적인 경영 주체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키스톤과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뱅커스트릿”이라며 “PEF는 일반적으로 투자대상의 기업가치 제고 후 재매각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투자의 목적으로 두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계열의 유사시 지원 여부는) PEF 운용사의 경제적·전략적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사진/JT트러스트
 
JT저축은행 지분 인수 진행 여부도 발목을 잡는다. 김 연구원은 “아직 JT저축은행 지분 인수 여부와 인수 주체가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JT캐피탈이 JT저축은행 지분을 직접 인수하게 될 경우 이를 위해 자본 확충 없이 차입을 크게 확대시킨다면 자본적정성과 수익성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진단했다.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도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손실위험도가중부실채권비율은 2.20%로 전년동기(1.62%) 대비 0.58%포인트 상승했으며 고정이하채권비율과 연체채권비율은 각각 3.49%, 5.09%로 1년 새 0.61%포인트, 1.80%포인트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3억원으로 작년과 같았지만, 법인세 등을 제외한 세전이익은 16억원으로 11% 감소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동사의 영업 취급 규모가 축소되면서 수익성이 저하된 상황”이라면서 “부동산PF 등 주요 영업자산에서 자산건전성 저하가 나타나고 있어 신용도에 부담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실물 경기 저하로 저신용층과 고위험 기업금융의 신용위험이 점증해왔으며, 향후 금리상승은 조달비용 증가와 대손비용 변동성 확대를 야기할 수 있어 수익성에 부정적”이라며 “경영권 변동 이후 성과가 부진한 사업의 구조조정, 이익구조 개편 등으로 경영효율성을 제고하거나, 추가 자본 확충으로 재무구조를 개선시킬 가능성도 일부 존재한다”라고 언급했다.
 
저축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JT캐피탈의 경우 과거 SC부터 리테일 쪽에 집중했던 면이 있었지만, 대주주가 사모펀드로 바뀌면서 포트폴리오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저축은행 인수 등) 다각화 과정에서 신용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백아란 볼만한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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