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씨엔지니어링, 15년 만에 셀론텍 재인수…득실 따져보니
에쓰씨엔지니어링, 셀론텍 주식 102만주 양수
건설 외 부문 매출 비중 고작 1.1%…유동성 부담도
공개 2021-09-01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08월 30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전기룡 기자] 에쓰씨엔지니어링(023960)세원이앤씨(091090)로부터 셀론텍의 지분 51%를 양수해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을 놓고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 속 우려 또한 고개를 들고 있다. 셀론텍이 최근 출시한 관절강내 주사 카티졸의 선전으로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 이면에는 에쓰씨엔지니어링에서 건설 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적다 보니 시너지 창출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될 뿐 아니라 적자로 인한 유동성에 대한 우려감도 나타나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쓰씨엔지니어링은 세원이앤씨로부터 셀론텍 지분 51%(102만주)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양수금액은 171억원으로 정해졌다. 회계법인 현은 세원이앤씨의 지분가치(51% 기준)가 144억~183억원으로 산출되기에 이번 양수금액이 적정하다고 평가했다. 
 
눈에 띄는 점은 양수금액 중 100억원이 전환사채(CB)로 지급된다는 데 있다. 전환사채는 일정 기간 혹은 조건에 따라 발행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양수금액(171억원)이 에쓰씨엔지니어링 자기자본(197억원)의 87.10%에 달하다 보니 전액을 현금을 지급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에쓰씨엔지니어링이 셀론텍을 인수하는 까닭은 기존 영위하고 있던 화장품부문을 활성화하고, 바이오부문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함이다. 에쓰씨엔지니어링은 공장설비 플랜트, 모듈 플랜트 등 산업설비부문을 주력으로 다루지만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에 대한 도소매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한 사업목적도 연초에 추가했다. 당시 추가한 사업목적은 △건강기능식품의 제조·판매·수출입업 △식품의 제조·판매·수출입업 △홈쇼핑 판매·중개업 △온실 설치공사업 △첨단 온실용 자재 설계·제작·수출입업 △첨단 온실 설계·제작·운영·수출입업 △식물공장업 △기계설비공사업 △시서물유지관리업 등 9가지이다. 
 
아쉬운 점은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에서 창출되는 성과가 현재까지 미비하다는 데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올해 상반기 기준 5500만원의 매출액을 내는데 그쳤다. ‘새라제나’로 대표되는 화장품부문도 같은 기간 1억88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두 사업 부문이 전체 매출(214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2억4300만원)에 불과하다.
 
에쓰씨엔지니어링이 셀론텍의 지분을 50% 이상 확보해 셀론텍의 실적이 향후 에쓰씨엔지니어링의 연결기준 실적에 포함되지만 개선효과는 미비할 수도 있다. 콘드론, 알엠에스오스론 등 세포치료제 품목과 매트릭스, 필러 등 인체조직대체·보강치료제(리젠그라프트) 품목을 판매하고 있는 셀론텍의 경우 이번 상반기 4억34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에쓰씨엔지니어링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에쓰씨엔지니어링은 기존 주력사업인 B2B 기반의 종합엔지니어링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에서 추가적으로 B2C 시장 공략을 위한 다양한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신사업을 확장함으로써 수익원을 다각화하는 단계”라며 “다양한 투자 활동을 진행 중인 만큼 신사업을 발굴·추진하는데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셀론텍의 경우 바이오콜라겐을 이용해 손상된 관절연골을 보충하는 관절강 내 주사 카티졸을 지난 6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시한 상태”라면서 “약 두달여 만에 관절염 전문 병의원을 비롯한 전국 단위 의료기관에서 공급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카티졸의 흥행과 함께 대규모 바이오콜라겐 생산공장을 신규 증설하고 있다는 점도 에쓰씨엔지니어링 입장에서는 호재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에쓰씨엔지니어링이 셀론텍 인수로 유동성 부족을 겪게 될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에쓰씨엔지니어링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상반기 기준 70억원으로, 이 중 54억원은 내달 30일까지 셀론텍에 대한 인수 잔금으로 치러야 한다. 여기에 1년 이내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 규모는 75억원이나 돼 자금 사정에 우려감이 형성된다.
 
양호한 현금흐름 유지가 중요하지만 에쓰씨엔지니어링의 경우 자체적으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영업활동이 적자를 기록 중이다. 에쓰씨엔지니어링은 올해 상반기 1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아직 부채비율(172.8%)과 차입금의존도(21.02%)가 위험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치(부채비율 200%·차입금의존도 30%)를 밑돌지만 손실이 지속될 시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에쓰씨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에쓰씨엔지니어링의 EPC 사업이 상반기에만 약 100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달성하면서 올해 신규 수주금액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라며 “셀론텍에 대한 향후 성장 가능성과 시장 기대치가 높고 에쓰씨엔지니어링의 수주 흐름도 본궤도에 올랐기에 재무적 부담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전했다.
 
한편 세원셀론텍은 지난 2006년 업종 전문화 차원에서 엔지니어링부문을 존속법인(에쓰씨엔지니어링)으로, 바이오·플랜트·유압부문을 신설법인(세원셀론텍)으로 하는 물적분할을 진행한 바 있다. 이후 세원셀론텍은 올해 초 바이오부문(셀론텍)을 분할하고 사명을 세원이앤씨로 바꿨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될 시 셀론텍은 15년 만에 에쓰씨엔지니어링의 품에 돌아오게 된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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