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이 악재…'사면초가' 삼성카드, 2위 자리 '위태위태'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 차질…대주주 적격성 '발목'
조정자기자본비율 하락…차입금 조달 금리도 상승
공개 2021-08-23 10:00:00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9일 18:0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백아란 기자]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한편 신(新) 수익 기반을 발굴, 선도 카드사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
 
연초 삼성카드는 이 같은 경영 목표를 세웠지만 산적한 악재 속에 불안한 처지에 놓였다. 코로나19 확산 등 신용카드업계를 둘러싼 대내외 하방 압력이 높아진 상황에서 대주주 문제로 신사업 진출은 제동이 걸렸고 지배구조 문제와 나빠지는 건전성도 우려감을 키우며 치고 올라오는 KB국민카드의 위협에 2위 자리 지키기가 위태로워졌다.
 
 
 
현재까지 나온 중간 성적표는 양호하다. 올해 상반기 삼성카드의 순이익은 2821억5120만원으로 전년동기(2226억원) 대비 26.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800억7357만원으로 27.5% 뛰었고, 영업수익은 4.8% 오른 1조7614억원으로 집계됐다. 본업인 신용판매와 카드론 등 금융상품 관련 수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반기 순익 기준으로는 신한카드(3672억원)에 이어 전 업계 카드사 2위를 지켰다. 그러나 마냥 웃을 수는 없는 실정이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마이데이터(My data·본인신용정보관리업)와 개인사업자신용평가업(CB) 등 신사업 진출길이 막힌 데다 법정 최고이자율 인하와 가맹점수수료율 적격비용 재산정 등 대외 변수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야심찬 청사진과 달리 삼성카드의 앞길에는 걸림돌이 산적한 셈이다.
 
현재 삼성카드는 주요 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데이터 사업 심사조차 끝내지 못한 상태다. 최대주주(지분율 71.9%)인 삼성생명이 ‘요양병원 암 입원보험금 미지급’ 문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인 '기관경고'를 받으면서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발목을 잡은 까닭이다.
 
대주주인 삼성생명(032830)은 현재 금융위원회의 최종 제재를 기다리고 있다. 만약 중징계가 확정된다면 삼성카드는 향후 1년간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의 진출을 추진할 수 없게 된다. 여기에 삼성생명 지분 10.44%를 보유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행보와 보험사의 계열사 주식 보유액을 시가로 평가해 한도를 제한하는 ‘삼성생명법(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 통과여부도 변수다.
 
이 부회장의 경우 19일부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부당합병 의혹과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와 관련한 재판이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광폭의 경영활동을 펼치기에 한계가 있는 데다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 금산분리(금융·산업자본)를 포함한 지배구조 개선 문제도 과제로 남아있어서다.
  
사진/뉴시스
 
이러한 상황에서 업계 3위인 KB국민카드의 추격은 거세다. 올해 상반기 KB국민카드의 당기순익은 2530억원으로 1년 새 54.5% 증가했다. 삼성카드와 순익 격차는 지난해 상반기 58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94억원으로 축소됐다. 카드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할부·리스 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선 결과다. 실제 KB국민카드의 할부·리스 관련 영업수익은 793억원으로 전년(493억원) 대비 61% 증가했다.
 
반면 삼성카드의 경우 신용판매(9209억원), 금융(4958억원)수익은 1년 전보다 8.2%, 6.9% 늘었지만, 할부금융(84억5530만원)과 리스수익(1417억원)은 각각 29.4%, 4.3% 줄었다. 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71%, 8.82%에서 0.48%, 8.05%로 하락했다. 보험이나 항공권 구매사업 등 중개수수료 기반 사업(Fee-biz)부문을 포함한 기타수익 비중도 작년 상반기 7.48%에서 올해는 6.72%로 떨어졌다.
 
건전성 우려도 크다. 금감원기준 연체율은 작년 2분기 1.3%에서 올해 2분기 1.0%로 하락했지만, 오는 9월부터 코로나19 취약 차주에 대한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 등이 만료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체율 상승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카드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조정자기자본비율의 경우 작년 상반기 34.7%에서 올해 상반기 32.7%로 악화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회복하면서 카드이용 금액이 늘었고, 상품 채권 잔고도 증가하며 총자산이 증가한 영향으로 조정자기자본비율이 감소했다"면서 "(할부리스사업 잔고는) 작년 말 할부채권 유동화로 인해 감소한 것으로, 시장 상황을 보며 자동차 할부 등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외 변수도 존재한다. 법정최고금리가 연 24%에서 20%로 낮아지고 하반기 가맹점수수료율 적격비용 재산정이 예정된 가운데 시장금리도 상승하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삼성카드의 신규 차입금 조달금리는 지난 1분기 1.07%에서 2분기 1.43%로 올랐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영업환경과 달리 정부 규제 변화로 이익의 불확실성은 다소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라며 "최고 금리 상한선을 20%로 하향 조정하면서 연간 100억~200억원 수준의 이익 감소가 예상되고 가맹점 수수료 조정으로 신용판매 수익의 감소가 불가피하다"라고 진단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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