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우주 행보 성큼…미 우주기업 투자·이사회 합류
미국 우주인터넷기업 원웹에 3450억원 투자
저궤도 위성 통신 사업 박차···아시아 권역 인터넷망 공급 가능성도
공개 2021-08-12 17:4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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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성훈 기자] 한화시스템(272210)이 미국 우주인터넷기업에 대한 투자로 우주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이번에는 투자뿐만 아니라 이사회에도 합류해, 더욱 적극적인 협력을 도모할 방침이다.
 
한화시스템은 12일 공시를 통해 미국 우주인터넷기업 원웹(OneWeb)에 3억달러, 우리돈 345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원웹의 주력사업은 낮은 궤도에 수많은 위성을 띄워 전 세계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우주인터넷’이다.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우주인터넷용’ 위성 발사에 성공한 원웹은, 지금까지 8차례 위성을 쏘아 올려 지구 주변을 도는 저궤도 위성 254기를 운영하고 있다.
 
원웹 플로리다 공장 외경/원웹
 
우주인터넷, 즉 저궤도(LEO·Low Earth Orbit) 위성통신 사업은 수백~수천개의 위성을 저궤도(500~2000㎞)에 띄워 지구 전역에 사각지대 없이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주인터넷이 실현되면 북극이나 정글, 바다 한가운데를 지나는 선박이나 비행 중인 항공기에서도 도심과 같은 속도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과 자율주행차 등 끊김없는 인터넷이 필수인 미래 교통수단에도 상당히 유용한 기술이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모건스탠리는 2040년 세계 우주 산업 시장 규모를 1조1000억달러(약 1260조원)로 추정했는데 이 중 우주인터넷이 절반가량인 약 5800억달러를 차지한다”라며 “내년에 원웹이 세계 우주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면 새로운 사업에 가장 중요한 초기 우주인터넷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원웹의 발사 로켓 개념도/원웹
 
한화시스템에 따르면 원웹은 오는 19일에도 위성 34기를 추가로 발사하고, 내년에는 위성 648기로 우주인터넷망을 완성해 글로벌 우주인터넷 서비스를 본격 시작할 방침이다. 원웹은 세계 위성을 관할하는 UN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을 통해 글로벌 주파수 우선 권한도 확보한 상태다.
 
위성 제작을 위해 유럽 최대 항공기 제조기업 에어버스(Airbus)와 손을 잡았다는 점도 원웹의 강점이다. 위성을 실어 올릴 로켓은 발사 실적이 입증된 글로벌 기업 아리안스페이스(Arianspace)·소유즈(Soyuz)와 협력한다. 지상에서 위성 신호를 받아 분배하는 ‘게이트웨이(Gateway)’는 미국의 대표적 네트워크 기업 휴즈(Hughes)와 협력하고, 원웹의 주요 주주이자 사업 파트너인 바르티·유텔샛 등 세계적 통신기업들이 사용자에게 ‘우주인터넷’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원웹 이사회/원웹
 
한화시스템은 투자에 더해 원웹의 이사회에도 합류할 예정이다. 한화시스템 측은 “원웹과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영국 정부 △세계 3대 이동통신사 바르티(Bharti Global) △세계 3대 통신위성 기업 유텔샛(Eutelsat) △일본 소프트뱅크(SoftBank) 등과 함께 이사회에 합류한다”라고 밝혔다.
 
이사회 구성원이 되면 원웹의 이사회에 상정되는 모든 사안의 결정에 참여할 수 있어, 한화시스템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시스템 측은 “세계 각 지역 기업들과 위성 통신망 구축을 협력하는 원웹의 사업 특성상, 한화시스템을 통한 아시아 권역 위성 인터넷망 공급 가능성도 기대해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화시스템의 이번 투자로 한화(000880)그룹의 우주 사업 컨트롤타워 ‘스페이스허브(Space Hub)’의 역할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출범한 스페이스허브는 김동관 한화솔루션(009830) 사장이 팀장을 맡고있으며,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한화 △인공위성기업 쎄트렉아이 등이 참여하고 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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