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 교체한 한화자산운용, 'AUM 3위' 탈환 나서나
한두희호 출항, 새판짜기…올해 KB에 업계 3위 내줘
액티브ETF 출사표…직판 확대·인력 유출 방지 등 과제
공개 2021-08-05 09:50:00
이 기사는 2021년 08월 04일 11:2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백아란 기자] 한화자산운용이 5년 만에 수장을 교체하면서 새판 짜기에 돌입했다. 잇단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자산운용업계가 위축된 가운데 올해 들어 운용자산(AUM) 3위 자리까지 뺏기는 등 업계 판도의 변화가 나타났던 만큼 사령탑을 교체, 활로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구원투수로 등판한 한두희 신임 대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기반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와 직접 판매 창구를 통해 시장지위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자산운용이 한두희 신임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사진/한화자산운용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지난달 말 한두희 전 한화생명 투자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지난 2016년부터 한화자산운용을 이끌었던 김용현 전 대표가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돌연 사임한데 따른 조치다. 김 전 대표는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했지만, 일각에서는 한화자산운용이 실적 정체를 겪고 있었던 만큼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결정이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의 연간 영업이익은 2017년말 510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8년 말 311억원, 2019년 316억원, 작년 말 270억원으로 내림세를 그렸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11억원으로 전년동기(33억원) 대비 3배가량 늘었지만, 운용자산(AUM) 경쟁에서는 업계 4위로 밀려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실제 한화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과 평가액을 더한 운용자산(펀드수탁고·투자일임계약고)은 올해 7월 말 기준 111조68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107조2431억원)에 견줘 4.1% 증가한 수준이지만, 삼성자산운용(297조원)·미래에셋자산운용(153조원)·KB자산운용(111.7조원)·신한자산운용(73조원) 등 대형 운용사들이 7~26%대 상승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특히 한화자산운용의 운용자산은 지난 2012년 이후 9년여 만에 KB자산운용에 3위 자리를 내주고 4위로 내려온 상태다.
 
 
 
한 신임 대표에게는 업계 3위를 탈환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 것이다. 한화운용 역시 한 대표를 최고 경영자 후보로 단독 추대하며, 금융·자산운용 관련 경험과 경영혁신·리더십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표했다.
 
한 대표는 삼성그룹 재무팀과 외환코메르츠투신, 신한BNPP자산운용 등을 거쳐 지난 2015년 한화투자증권에 합류했으며, 한화투자증권 트레이딩본부장과 자산운용사업부장 등을 거쳐 2019년 11월 한화생명 투자사업본부장을 역임한 만큼 자산운용 실무경험이 풍부하다. 특히 한화생명으로 이동한 지 한 달 만에 전무로 승진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지난 6월 한화자산운용 사업총괄로 자리를 옮겨 김 전 대표로부터 인수인계를 받은 만큼, 내년 3월 임기까지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 일환으로 한화자산운용은 최근 액티브 ETF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비교지수를 추종하는 액티브ETF 2종을 선보이기도 했다. 액티브ETF는 한화자산운용이 자체 개발한 지수를 추종하며, 내부 ESG 전담팀과 협업해 자체 평가 모형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현재 액티브ETF시장 후발주자인 한화운용의 ETF순자산가치는 7월말 1조7180억원으로 NH아문디자산운용(1조7904억원), 키움투자자산운용(1조7235억원)에 이어 업계 7위다. 이와 함께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5월 출시한 펀드 직접 판매 애플리케이션인 '파인(PINE, Personal INvestment Enabler)'을 중심으로 디지털금융 플랫폼에도 힘을 싣고 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액티브 ETF는 ESG투자에 액티브ETF 특성을 결합한 것으로, 앞으로도 투자 가치가 높은 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라며 "MZ 세대 등을 겨냥한 직접판매 창구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인력유출을 방지하는 것 또한 한 대표에게 떨어진 숙제다. 올해 들어 펀드매니저 22%가 한화자산운용을 떠나는 등 이탈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는 작년 말 54명에서 7월 현재 42명으로 줄었다. 특히 최근 한화자산운용에서는 주니어급 매니저들이 대거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는 각각 58명, 39명에서 62명, 37명으로 증가했으며 KB자산운용(61명) 인력은 작년 말과 같았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직접투자에 눈을 돌리면서 펀드매니저의 인기가 과거와 비교해 많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모펀드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로보어드바이저 등이 도입되며 성과급 등 처우나 근무환경에 대한 불만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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