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바이오 투자...신풍제약? 신풍제지?
2020-08-0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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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신풍제약(019170) 오르기를 기원하며 신풍제지(002870) 샀어요", "한미글로벌(053690), 한미약품(128940) 관련주 아니었나요?"

9일 투자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최근 제약·바이오 종목이 단기간 급등하자 이들 기업과 이름만 비슷해도 매입하는 초보 개인투자자들이 목격된다.

지난달 신풍제약과 신풍제약우가 급등하다 매매거래가 정지되자 이름이 비슷한 신풍제지를 매입한 사례가 발견됐다.

당시 온라인 종목토론방에는 "신풍제약 개미(개인투자자)인데 여기가 그 유명한 부적인가요", "신풍제약 약빨이 떨어지는 것 같아 신풍제지를 좀 더 사려한다", "신풍이란 신풍은 모두 흥해라" 등의 글이 올라왔다.

실제로 신풍제지는 제약과는 관계없는 지류 유통판매 회사다. 지난 1960년 설립됐고 1976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2019년 12월 말부터 평택공장 영업이 종료된 뒤 제지 유통사업 등 다양한 사업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신풍제약은 해외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항체가 발견됐다는 소식에 상승하기 시작했다.

지난 17일을 시작으로 거래일 마다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단기간 주가급등에 거래가 정지됐고, 거래정지가 풀린 뒤 다시 상승하는 일을 반복했다.

거래가 정지됐을 당시 개인투자자들이 이후에도 계속 오르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이름이 비슷한 신풍제지를 일종의 부적주라면서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신풍제지는 신풍제약과 동반 상승했다. 하지만 신풍제약이 상승세를 멈추고 장 마감 직전 급락했던 지난 24일 신풍제지도 7.24% 하락을 같이했다.

한미글로벌도 한미약품과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덩달아 상승한 사례다.

한미약품은 지난 4일 1조원대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상승했다. 5일 상한가(29.91%)를 찍고 다음날 43만원 최고가를 기록했다. 5일 한미글로벌 역시 최고가인 1만10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한미글로벌은 한미약품과 이름만 비슷할 뿐 별개 기업이다. 한미글로벌은 지난 1996년 미국 파슨스와 합작법인으로 국내 최초 건설사업관리 전문회사로 설립됐다.

온라인 종목토론방에는 "한미약품 계열사인줄 알고 샀는데", "관련주인줄 알았다" 등의 초보 투자자의 글이 올라왔다. 이에 "아니 너무 알아보지도 않고 투자한 것 아니냐", "한미약품 짝퉁(가짜)이다"라는 답변이 달렸다. 이날 한미글로벌은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9억원, 26억원 매도했지만 개인이 홀로 37억원을 사들이면서 상승했다.

최근 저금리에 유동성이 확대되자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시장에 유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초보투자자들이 기업분석 없이 제약·바이오 등 단기 급등하는 종목 추이만 보고 따라가다간 손실을 볼 수 있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한미글로벌과 신풍제지는 다시 하락세다. 한미글로벌은 지난 7일 9010원으로 0.77% 하락마감했다. 신풍제지도 4.70%내린 152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