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강원랜드, 이 시기에 단체로 음주하고 달리기 행사
2020-07-1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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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뉴시스] 김경목 기자 = 강원랜드 하이원리조트가 정부의 집단행사 자제 권고를 무시하고 스포츠 행사를 강행했다. 뿐만 아니라 음주 이벤트까지 벌였다. 공기업의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17일 뉴시스 취재 결과, 강원랜드는 지난 4~5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800여명(주최측 추산)이 참가한 하이원 스카이러닝(산악마라톤)을 개최했다.

당초 6월 13~14일 열릴 행사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면서 7월로 연기됐다.

그러나 지난 5일에도 0시 기준으로 61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조치는 더욱 강화됐다.

그런데도 주최측은 행사 첫날 참가자들에게 맥주를 마시게 하고 힘껏 달려 승부를 가리는 비어 릴레이를 진행했다.전국에서 온 참가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2m 거리두기 방역 수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행사 홈페이지에 공개된 단체 기념사진 속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거리두기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행사 진행자는 참가자들 얼굴 앞에서 마이크를 들고 큰 소리로 분위기를 띄웠다.진행자가 코로나19 감염자였거나 무증상 감염자였다면 비말 전파에 의한 감염 가능성이 커질 게 분명하다는 점에서 경각심 제고 필요성이 제기된다.

주최측은 심지어 불안을 호소하는 취지의 글이 국민신문고에 올라오자 "국민신문고 민원 신청자님, 하이원 스카이러닝 대회가 정부의 집단 행사 관련 지침을 어기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라는 팝업 공지를 띄웠다.

어느 참가자는 "확진자가 사흘 연속 60명 이상 나오는 심각한 상황에 대회 개최도 문제가 있는데 대회 주최측에서 공식적으로 맥주 마시기 달리기 대회를 하는 것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현장 상황을 우려했다.

밀집·밀접 시설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 위험이 높으므로 다중이용시설 방문 자제와 마스크 착용, 2m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는 것이 질병관리본부의 대원칙이기도 하다.

음주 후 달리기 또한 위험하기만 하다. 술을 마시면 혈관이 확장되고, 운동을 하면 체온이 오르면서 혈관이 더 확장된다.
운동에 따른 체내 피로물질과 활성산소 탓에뇌졸중이나 심장마비 등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가 상승한다. 혈압이 오르면서 두통이나 현기증이 생길 수 있고, 이는 곧 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야당간사인 이철규 의원(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은 "정부의 방역수칙을 잘 이행해야 될 공기업에서 해선 안 될 일을 했다"며 "코로나19를 바라보는 경계심이 느슨해진 것은 아닌지 기강해이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하이원리조트 측은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한 주의사항을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자들에게 사전 안내하고 건강문진표 작성을 통해 유증상자를 사전 차단하는 한편 참가인원도 효과적인 방역관리를 위해 전년대비 50% 축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참가자들의 리조트 방문과 대회장소, 입장, 출발 전 입장 시까지 3중 발열체크를 진행하고 대회장소 곳곳에 열화상카메라와 손 소독제를 비치하는 등 정부의 방역지침보다 한층 더 강화된 코로나19 감염 예방체계를 갖췄다"고 전했다.

한편 용평리조트와 노스페이스(영원아웃도어)는 코로나19의 빠른 종식을 위해 트레일 런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hoto3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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