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카카오, 디지털손보사 합작 무산 왜?
2020-05-27 10: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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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선윤 기자 = 지난해부터 보험업계 주목을 받았던 삼성화재와 카카오의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이 무산됐다. 예비인가 신청 준비 과정에서 온라인 자동차보험 출시를 둘러싼 이견이 합작법인 설립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27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카카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9월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금융위원회에 예비인가 신청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이들은 전날 오후 금융위를 찾아 디지털 손보사 설립 철회 계획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전략 수립을 위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원칙과 방식, 세부안에 대한 시각 차이가 발생해 합작 법인 설립이 힘들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삼성화재와 카카오페이 측은 "양 사 모두 신설법인이 출시하는 생활밀착형 보험이 기존 상품과 차별화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이 담보돼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공감했다"면서도 "온라인 자동차보험 론칭 등을 놓고 사업방향, 수익성 검증 등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 있어 각기 다른 입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합작법인 설립이 무산된 가장 큰 이유는 온라인 자동차보험 론칭 문제에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모빌리티 사업에 강점을 보여온 카카오는 온라인 자동차보험 론칭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 반면 삼성화재는 신설법인의 자동차보험 판매 시점을 시간적 여유를 두고 신중하게 결정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주요 채널을 통한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으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삼성화재 입장에선 신설법인이 중복 상품을 내놓는 것을 서두를 필요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합작법인 설립 무산에도 카카오는 디지털 손보사 설립 추진을 이어간다. 카카오 측은 디지털 손보사 주주를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만으로 구성해 예비인가를 신청하기로 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아직까지 다른 보험사를 새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디지털 손보사 설립은 계속해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화재와 카카오페이는 합작법인 설립 대신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며 사업기회를 엿본다는 방침이다. 이에 양 사는 지난 25일 삼성화재 본사에서 포괄적 업무제휴를 체결키도 했다. 이들은 카카오페이 간편보험 메뉴를 통해 만나볼 수 있는 삼성화재 생활밀착형 보험 종류를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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