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주가 급락의 역설…실적 뻥튀기 된 에코마이스터
2020-05-19 09: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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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태호 기자] 주가 급락으로 메자닌 가치가 하락하면서 에코마이스터의 당기순이익이 대폭 증가하고 반대로 부채비율은 절반으로 줄었다. 회계상 일시적 효과이므로, 당기순이익 증가분은 과거 수준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지만, 부채비율은 거액의 출자전환 완료에 따라 현 수준보다 더욱 감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에코마이스터(064510)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6배 증가한 72억원을 기록했다.
 
파생상품부채 감소분 83억원이 영업외수익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실제 에코마이스터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금융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배 증가한 82억원을 기록했다.
 
파생상품부채 감소는 에코마이스터 주가 하락에서 비롯됐다. 메자닌에 붙은 전환권 등 상품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에코마이스터가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조기상환권(풋옵션)·신주인수권(워런트)과 전환사채(CB)의 전환권 등은 회계상 분리요건을 충족해 파생상품부채로 분류되고 있다. 리픽싱 등이 붙어있기 때문이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은 별도의 조건을 충족하지 않을 경우 하나의 복합계약에 포함된 복수의 내재파생상품을 하나로 묶어서 처리하라고 권유한다.
 
신주인수권·전환권 등은 실적 관련 공시 작성시점마다 현재가치(공정가치), 즉 주가를 기준으로 측정된다. 간단히 말해 주가가 하락하면 결과적으로 전환권 행사 지급 가치가 감소하게 되므로 지표상 부채가 감소하고, 그 감소분은 ‘일시적으로’ 당기순이익에 반영되는 원리다. 또한 이렇게 늘어난 당기순이익은 실제 현금흐름과도 다소 무관하다.
 
에코마이스터의 제5~6회 CB에 대한 전환권 등 파생상품부채 합계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약 3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말 보다 약 60억원이 감소한 금액이다. 또한 지난해 말 발행한 제3회 BW의 파생상품부채도 최초발행가액 대비 21억원 감소한 약 1억원에 불과했다.
 
에코마이스터 주가는 3월 말 기준 1000원대 후반~2000원대 초반을 맴돌았다. 지난해 말에는 이보다 2배가량 높은 4000원대 중후반을 유지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와 대출자금 10억원 연체로 인한 신용등급 강등 이슈 등이 동시에 불거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에코마이스터의 주가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남북경협 추진 이슈가 다시 나오면서 이른바 ‘철도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에코마이스터는 철도차량 차륜가공 기기 제조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인천에 있는 에코마이스터 본사. 사진/네이버지도
 
에코마이스터의 당기순이익을 크게 늘린 것은 파생상품부채 감소분이므로, 결과적으로 에코마이스터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부채비율도 직전연도 말 대비 227%포인트나 감소한 251%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증가분은 일시적이지만, 부채비율은 지속되거나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2분기 초, 시너지아이비투자 등 메자닌 투자자들이 5CB 중 175억원을 전환우선주로 출자전환했기 때문이다. 전환사채가 출자전환되면 현금은 그대로지만 회계상으로 차입금이 줄고 자본이 늘어나는 이중효과가 발생해 부채비율이 대폭 개선된다.
 
출자전환 후 에코마이스터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해도 100%대 초반까지 낮아질 예정이다. 대신 에코마이스터 최대주주가 오상윤 에코마이스터 대표에서 시너지아이비투자로 변경된다.
 
게다가 에코마이스터가 3BW 등 채무액 129억원을 상환하기 위해 현재 16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으므로, 유증이 완료돼 자금이 목적에 맞게 쓰이면 부채비율은 더 감소할 수도 있다. 한양증권(001750)과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이 인수단으로 참여하므로, 목표한 유증자금 대부분은 사실상 확보된 상황이다.
 
대신, 주식수는 대폭 늘어날 수 있다. 유상증자로만 신주 1300만주가 발행되는데다가, 출자전환한 전환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가능 잠재물량이 최대 1983만주 이상 되기 때문이다. 현재 에코마이스터의 의결권 행사 가능 주식이 약 1368만주라는 점을 고려하면, 주식수가 세 배 넘게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에코마이스터는 “전환우선주는 2021년 4월8일부터 전환 가능하다”면서 “전환 시점 이후 대량의 지분희석 위험이 존재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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