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창립 12주년…장기 제재 속 조용한 생일
2020-01-23 06:00:00
이 기사는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노출된 기사입니다.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창립 12주년을 맞은 진에어가 길어지는 국토교통부 제재 속에서 조용한 생일을 보내며 경영 정상화 노력을 지속 중이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로 12돌을 맞은 진에어는 별도 행사 없이 조용한 생일을 보낸다.

진에어는 전날 강서구 등촌동 본사에서 대표 인사말, 우수직원 표창 등 간소한 기념식만 열었고, 창립 당일인 이날은 전사 휴무일로 지정했다.

1월25일로 창립기념일이 비슷한 제주항공이 지난 22일 대대적으로 2020년대 3대 과제를 발표하고 전 직원에게 100만원의 격려금을 지원하는 등 축포를 터뜨렸던 것과는 다소 상반된 분위기다.

진에어 관계자는 "보통 창립 기념식은 간소하게 진행하며, 첫 취항일인 7월17일마다 대대적인 취항 기념 행사를 진행했다"라고 설명했다.

진에어는 지난 2008년 1월23일에 대한항공 자회사 격으로 설립됐다.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은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저가항공사를 성공적으로 출범시키겠다"라며 제주항공, 에어부산 등 기존 LCC를 견제하기 위해 진에어를 출범시켰다.

창립한 해 7월17일 처음 비행기를 띄운 진에어는 출범 3년 만인 2010년에 흑자 행진을 시작했다. 이는 업계 최단 기간 흑자 달성 기록이다. 출범 9년 만인 2017년에는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8년 4월 조현민 한진칼 전무(당시 진에어 부사장)의 물컵 갑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회사 분위기가 침체됐다. 진에어는 같은해 7월 취항 10주년 기념식에 예정된 새 유니폼 공개를 보류하는 등 행사 규모를 축소했다.

다음달인 2018년 8월에는 국토부 제재가 본격화됐다. 당시 국토부는 조 전무의 물컵 갑질과 항공법 위반 논란을 이유로 2018년 8월 신규 노선 허가, 신규 항공기 등록, 부정기편 운항허가 제한 등의 제재를 결정했다.

진에어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준비에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여전히 성과는 없다.

지난해 3월에는 이사회 구성원 중 절반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이사회 권한 강화, 사외이사 비중 확대, 법무실 신설, 사내 고충처리시스템 구축 등을 완료해 경영문화 개선 방안을 마무리했다.

6월 이후에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시행에 맞춰 사내 규정 및 관련 행위에 대한 처벌에 관한 취업 규칙 개정을 완료했고, 계열사 임원의 기업 지배 또는 경영 참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국토부에 추가 소명했다.

9월에는 항공법령 위반 재발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 이행 내용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국토부에 제출했다. 최종 보고서에는 독립적인 의사결정 시스템 재정립, 이사회 역할 강화 등 17개 항목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이에 국토부는 외부 전문가 7명을 모아 외부 자문위원회를 꾸리고 검토했고, 지난달 초에는 진에어 노조와 직종별 직원 대표, 경영진과 회사 내 경영 문화 개선 상황에 대한 면담을 했다.

점검 과정에서 외부전문가들은 진에어에 이사회 활성화 등을 주문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추가 권고 사항에 대한 소명을 준비 중이다.

진에어는 1년 반에 가까운 제재 기간 동안 신규 항공기 도입, 신규 고용 등이 올스톱되면서 실적도 부침을 겪고 있다. 지난해 중국, 몽골, 싱가포르 등 신규 운수권 배분 경쟁에 배제되며 동력이 약화됐다.

일본 불매 운동 등 업황까지 나빠지며 지난해 2분기 266억원, 3분기 131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진에어 관계자는 "항공업계 대목인 1분기도 설 연휴가 주말에 겹치는 등 호재가 없어 좋은 실적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keg@newsis.com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