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성분조작 혐의 코오롱 임원 측 "과학적 착오" 주장
2020-01-10 11: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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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허가를 받기 위해 성분을 속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코오롱생명과학 임원 측이 첫 재판에서 "과학적인 착오가 있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송인권)는 1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코오롱생명과학 이사 조모(47)씨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는 공판준비기일이지만 조 이사는 법정에 나왔다.

조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한다"며 "인보사 세포성분에 대해 과학적인 착오가 있었지만, 공소사실처럼 세포가 다른 걸 알면서 신약의 안전성, 유효성에 대해 식약처의 업무를 방해할 동기도 없고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분을 신장유래세포로 잘못 알았고, 법률적인 요소인 의약품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변호인은 기록이 책으로 70권 분량이며 4만쪽에 달해 기록 검토가 끝나지 않았다며 종합적인 의견은 추후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호인은 관련 혐의가 유사한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 코오롱티슈진 최고재무관리자(CFO) 등의 사건과 병합해서 심리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검찰은 조씨를 뇌물공여 및 약사법 위반 혐의로 추가기소할 예정이라며 이를 다음 기일까지 밝히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관련 행정소송과 과학적 쟁점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조씨의 2차 공판준비기일은 다음달 4일 오전 10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조씨는 임상개발팀장으로 재직하며 정부 허가를 얻기 위해 인보사 성분을 조작하고 허위 서류를 제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2017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보사의 국내 판매를 허가받는 과정에서 해당 제품이 골관절염 치료에 사용되는 유전자 치료제이며 주성분은 동종유래연골세포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주성분이 태아신장유래세포인 것이 드러나 지난해 3월31일 유통과 판매가 중단됐다.

식약처는 주성분이 바뀐 경위와 관련 자료를 확인하고, 자체 시험 검사 등을 거쳐 코오롱생명과학이 자료를 허위로 작성해 제출했다고 판단했다.

식약처는 지난해 5월 인보사 품목 허가를 취소하고 코오롱생명과학과 이우석 대표를 형사 고발했다. 또한 시민단체들과 회사 주주들도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과 전·현직 식약처장 등을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조씨를 가장 먼저 재판에 넘겼고, 지난달 24일 코오롱티슈진 CFO인 권모씨와 코오롱생명과학 경영지원본부장 양모씨도 자본시장법 위반,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코오롱티슈진 상장을 위해 허위 자료를 제출하고 한국거래소 등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또 상장을 위한 자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기업 회계를 조작한 혐의도 있다. 이들 재판은 오는 16일로 예정돼 있다. 검찰은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astlen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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