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지주 회장 핑안 찾아 디지털 전략 모색
2019-12-25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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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내년도 사업 구상을 정리 중인 윤종규 KB금융(105560)지주 회장이 최근 중국 핑안보험그룹을 찾는 등 전략적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회장은 지난주 2박3일 일정으로 중국 심천을 찾아 핑안그룹을 방문했다. KB지주 관계자는 "금융에서 테크(기술)기업으로 변화하는 핑안의 모습을 살피고, 그 토대인 기술 변화 생태계를 벤치마킹하기 위함"이라면서 "윤 회장은 매우 디테일하게 변화의 모습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핑안그룹은 중국 최대의 민영보험사다. 11개의 기술 자회사가 빅데이터 기반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으며, 미국 비즈니스 잡지 포춘은 이들의 기업가치가 총 700억달러(약 82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7년에는 차량 수리비 견적을 평균 3분내에 뽑아내는 초고속 현장 조사시스템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6만여개의 자동차 모델에서 사용된 2500만개의 부품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보유 중이다. 핑안보험이 2015년 내놓은 핑안굿닥터는 이미 3억명이 쓰고 있는 세계 최대의 원격진료 플랫폼이다.
 
윤 회장의 이번 해외출장은 금융이 고객 데이터를 관리하는 사업으로 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핑안그룹을 통해 디지털 혁신안을 새롭게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회에는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하 데이터 3법)이 계류된 탓에 당장 데이터 혁신을 통한 구체적인 사업을 모색하긴 어렵다. 하지만 이미 주요 국가들이 데이터를 토대로 디지털 혁신에 나선 만큼 손 놓고 기다릴 수많은 없다는 견해다. 
 
실제 KB지주는 ICT기업, 스타트업 등 다양한 기술 사업자들과의 제휴 작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문을 연 크레용(CLAYON)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내부직원과 외부의 다양한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플랫폼이다. 내부적으로 네이버와 보이스뱅킹 개발을 진행하는 등 생활 내에서 금융 서비스가 고객에게 안착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쌓고 이종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주 최대계열사인 국민은행은 LG유플러스와 손잡고 리브 엠(Liiv M)을 선보이며 가상이동통신망서비스(MVNO) 사업 진출을 알리기도 했다. 데이터 3법 처리 지연으로 당장은 사업 확장이 어렵더라도 당국이 제시한 규제 샌드박스 등 우회로를 활용해 고객 데이터 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데이터 유출, 위험, 오용 없이 기술을 키워가는 것이 한국 금융의 기본 요소라고 본다"면서 "데이터 3법이 막혔더라도 이는 모두가 우려하는 보안 영역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기에 결국엔 긍정적인 대안 또는 방안들이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7월 경기 고양시 국민은행 일산연수원에서 열린 2019년 하반기 그룹 경영진 워크숍에서 각 계열사 대표이사 및 임원 등을 대상으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KB지주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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