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日아성 깬다…1.8조 투자해 인니 생산거점 구축
2019-11-26 1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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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현대자동차가 15억5000만 달러(약 1조8200억원)를 투자해 인도네시아에 완성차 생산거점을 구축한다.

인도네시아는 일본산 자동차 점유율이 96%에 달할 만큼 일본의 시장 점유율이 매우 높은 곳으로, 현대차는 이곳에 생산거점을 만들고 역내 무관세 혜택을 활용해 인도네시아는 물론 아세안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 현대차 이원희 사장과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 훗 빈사르 판자이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 아이르랑가 하르탄토 경제조정부 장관, 바흐릴 라하달리아 투자조정청장은 26일 오후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현지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현대차의 현지 공장 설립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라며 "인도네시아 정부의 친환경차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아세안 지역 발전에 지속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2017년부터 일본 브랜드들이 장악하고 있던 아세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담 조직을 만들어 3년에 걸친 면밀한 시장조사를 해왔으며,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간 신뢰 관계 구축 및 교류 확대 분위기가 현대차의 투자 결정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인도네시아는 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신남방 정책의 핵심 국가로, 지난달 양국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실질적으로 타결되며 자동차 강판 용도로 쓰이는 철강 제품(냉연·도금·열연 등), 자동차부품(변속기·선루프) 등에 대한 관세가 즉시 철폐됐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완성차 공장은 수도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약 40Km 떨어진 브카시시 델타마스 공단 내의 77만6000㎡ 부지에 설립된다. 투자비는 2030년까지 제품 개발 및 공장 운영비를 포함해 약 15억5000만 달러다.

올해 12월 착공해 2021년말부터 15만대 규모로 가동될 예정이며, 현대차는 향후 최대 생산 능력 25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 차종은 아세안 전략 모델로 신규 개발하는 소형 SUV(B-SUV), 소형 MPV(B-MPV) 등과 아세안 전략 모델 전기차다.

현대차의 이번 투자 결정은 아세안 각 국가별로 5~80%에 달하는 완성차 관세 장벽과 자국 자동차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비관세 장벽 등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지 거점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는 아세안 자유무역협약(AFTA)에 따라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일 경우 역내 완성차 수출 무관세 혜택이 주어지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인도네시아는 물론 필리핀·태국·베트남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세안 시장에 본격 진출할 방침이다. 호주, 중동 등으로의 수출도 검토 중이다.

또 완성차와는 별도로 연 5만9000대 규모의 반제품 조립(CKD)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

아세안 최대 자동차시장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해 약 115만대의 완성차가 판매됐다. 연 5% 수준의 안정적인 경제 성장, 2억7000여만명에 달하는 세계 4위 인구, 평균 연령 29세의 젊은 인구 구조 등도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요소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태국·말레이시아·필리핀·베트남·싱가포르 등 아세안 주요국 자동차 시장 역시 2017년 약 316만대 수준에서 2026년 약 449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아세안 전략 모델 개발을 위해 사전에 별도 조직을 구성하고 본사와 인도네시아 현지간 긴밀한 협업 체계 가동에 나섰다. 아울러 국내 부품사와 현지 부품사간 기술 제휴를 추진하는 등 현지 부품사 기술 역량도 강화한다.

이 외에 소비자의 주문을 받아서 제품을 생산하는 주문 생산 방식(BTO), 소비자가 온라인·오프라인·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는 옴니 채널 서비스를 현지 최초로 도입, 고객 중심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방침이다.

전국적 딜러망도 조기에 구축한다. 현대차는 2021년말 공장 가동 시점에 맞춰 고객 접근성, 지역별 수요 등을 고려해 100여개의 딜러망을 우선적으로 확보하고,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차가 지난해 12월 아세안, 태평양 지역에서의 최적의 상품 및 서비스 개발 등을 위해 신설한 아태권역본부, 현대차 베트남 생산 합작법인(HTMV)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현대차는 2017년 베트남 탄콩그룹과 함께 연 6만대 수준의 CKD(반제품 조립) 공장을 운영 중이며, 2020년 하반기 10만대까지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 투자협약식에 참석한 조코 위도도 대통령에게 감사의 의미를 담아 명예사원증을 증정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이번 투자협약식에 앞서 두 차례 직접 만남을 가졌다. 지난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경제인 면담에서 한 차례 만났고, 지난 7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만나 상호 협력 방안에 대해 깊이있는 의견을 나눴다.

인도네시아에서의 만남 당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현대차는 가장 진취적인 회사로 세계시장에서 성공을 거둬왔다"며 "필요한 지원을 다하고, 직접 챙기겠다. 한국 방문 때도 현대차를 방문하고 싶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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