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 M&A 심사 앞둔 LGU+, 알뜰폰 상생안 진정성 논란
2019-09-24 15: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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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CJ헬로 인수합병(M&A) 심사를 앞둔 LG유플러스의 중소 알뜰폰 활성화 지원방안 발표에 경쟁사들이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며 평가절하했다.

LG유플러스는 24일 서울 종로구 S타워에서 중소 알뜰폰의 지속적인 사업 성장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공동 브랜드·파트너십 프로그램 U+MVNO 파트너스를 출범했다.

U+MVNO 파트너스에 참여하는 사업자는 현재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망을 임대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 가상 이동통신망 사업자) 12개사다.

이 프로그램은 MVNO(알뜰폰) 사업자들에 대한 ▲영업활동 지원 ▲인프라 지원 ▲공동 마케팅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구체적으로 알뜰폰 5G 요금제 출시 지원, LG유플러스 유통망을 활용한 알뜰폰 판매, 알뜰폰 멤버십 제휴처 확대, 전용 홈페이지 제작 등을 통해 MVNO 사업자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동통신 업계는 LG유플러스의 MVNO 상생안에 대해 진정성이 없는 쇼잉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LG유플러스는 CJ헬로모바일 M&A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심사를 앞두고 있다.

A통신사는 "지금 시점에서 MVNO 상생안을 발표한 것은 인수 심사에서 CJ헬로 알뜰폰 사업의 분리매각 등 인가조건이나 시정조치가 부과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함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알뜰폰 사업 인수는 알뜰폰 시장을 왜곡시킬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 후 경쟁사에 연 1000억원 이상의 망 도매대가를 지불하면서 KT와 SK텔레콤망 가입자를 유지할 이유가 없어 가입자를 LG유플러스나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로 전환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노웅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LG유플러스는 도매 가입자 중 자회사 미디어로그의 비중이 48.8%에 달한다. 이는 KT(19.5%)나 SK텔레콤(20.6%)에 비해 2.5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경쟁사들의 우려대로 LG유플러스가 CJ헬로모바일 인수 이후 KT와 SK텔레콤망 이용자를 자사 망으로 전환할 경우, LG유플러스 도매가입자의 자회사 비중은 향후 7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LG유플러스가 공개한 알뜰폰 상생안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제한적이라 실질적인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게 경쟁사들의 주장이다.

그간 정부는 이동통신(MNO) 사업자가 복수 자회사로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제한하는 정책 기조를 유지해왔다.

실제로 KT의 경우 지난 2014년 복수 자회사(KTIS, KT파워텔)의 알뜰폰 사업 진입을 희망했으나 정부는 KT파워텔의 진입을 불허한바 있다.

또 2015년 KT엠모바일 등록조건을 통해 1MNO, 1MVNO 정책을 유지했으며, KT는 이에 따라 1개의 알뜰폰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A통신사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알뜰폰 인수가 허용되면, 그간 정부 정책에 따라 1개 자회사만 유지했던 다른 통신사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야기될 것"이라며 "반드시 구조적 조치(분리매각)가 부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LG유플러스도 이러한 주장에 동조한바 있다. 지난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 추진 당시 LG유플러스는 일간지에 광고까지 게재하며 CJ헬로비전이 제거되어 경쟁이 저해된다고 주장했었다.

이에 대해 B통신사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3년 전 주장에 대한 말바꾸기를 통해 CJ헬로 알뜰폰 인수를 강행하고 있다"며 "이번 알뜰폰 상생안 발표가 공정위 전원회의와 과기부 심사를 앞두고 알뜰폰 관련 시정조치를 회피하기 위한 소위 전략적 쇼잉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추진하면서 유료방송을 뺀 알뜰폰 상생안만 발표한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이번 M&A의 본질은 국내 유료방송 산업 구조 개편이 주요한 목적이나, LG유플러스는 CJ헬로 M&A 발표 이후 케이블TV의 지역성·공공성 강화 방안 등을 발표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다.

B통신사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현재 유료방송 시장의 상생과 발전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오로지 CJ헬로 알뜰폰 사업을 조건 없이 인수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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