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종규 인터파크씨어터 대표 “경쟁을 환영합니다”
2019-08-19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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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경쟁은 숙명처럼 불가피한 것이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더 발전된 비지니스 모델을 선보이기 위한 책명 같은 거예요.”

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티켓(ENT) 부문은 국내 공연 티켓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며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1998년 티켓파크를 신설한 뒤 공연계의 부침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해 왔다.

인터파크씨어터는 인터파크가 설립한 공연장 운영 법인이다. 한남동 블루스퀘어, 합정동 신한카드 판스퀘어, 이화여대 삼성홀, 복합문화공간 플랫폼창동61 등을 운영하고 있다.

새로 인터파크씨어터를 이끌게 된 이종규(50) 대표는 서클컨텐츠컴퍼니 이사, 레미제라블코리아 이사, 인터파크 공연음악사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공연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다. 공연계의 흥망성쇠를 모두 겪었다. 인터파크가 공연계 1등 사업자로서 견제를 받고 2등 사업자 예스24, 새로 공연계 진입을 노리는 카카오 등 경쟁자들의 성장 속에서도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이유다.

“산업 시장이 발전하려면 여러 경쟁자들이 나와야 해요. 플랫폼이든 콘텐츠든 다양한 사업자들이 진입하는 모델을 반기는 입장에서 경쟁을 환영합니다.”

공연 각 영역에서 점유율이 변화하고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복리가 증진되고 결과적로 시장이 커져 혜택은 1위에게 돌아간다”는 자신감도 가지고 있다. 이론을 바탕으로 한 탁상공론이 아닌, 현장에서 체험하며 터득한 실전 노하우다.

이 대표는 그간 수면 위로 부각되지 않았다. 숨은 조력자로 알려졌을 뿐이다. 여전히 신중하지만, 인터파크 대표가 되면서 발 빠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인터파크아카데미 대표이사, 서울시 플랫폼창동61 극장장도 겸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직책은 뉴컨텐츠컴퍼니(NCC) 대표이사 겸 프로듀서다.

창작뮤지컬 흥행기록을 세운 ‘프랑켄슈타인’과 10월13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 재연을 올리는 창작 뮤지컬 ‘벤허’를 제작한 회사다.

동명영화(1959·감독 빌리 와일더)로 유명한 루 월러스의 베스트셀러 소설(1880)을 원작으로 삼은 ‘벤허’는 2017년 초연했다. 이 대표의 프로듀서 데뷔작으로, 작년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이번 재연 역시 업그레이드 전차 신, 넘버 등으로 호평을 듣고 있다.

컴퍼니로 불리는 다른 뮤지컬 제작사의 프로듀서들이 예술감독의 역할에 가깝다면, 이 대표는 공연 산업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눈을 가졌다.

지난해 중국 투자사가 ‘프랑켄슈타인’과 ‘벤허’에 각각 10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중국 자본이 한국 창작 뮤지컬에 직접 투자를 한 최초의 사례다.

‘프랑켄슈타인’은 일본의 대형 공연 제작사 도호프로덕션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 현지에서 공연하기도 했다. ‘벤허’ 역시 일본과 중국 공연 관계자들과 현지 진출을 논의 중이다.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로 인한 양국간 관계 악화의 악영향은 아직 없다. 오래 전부터 한국, 일본, 중국, 그리고 타이완까지 잇는 ‘원 아시아 마켓’을 강조해온 이 대표는 “역사적으로 볼 때 문화는 정치와 경제적인 것과는 별개로 이어져 왔다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속도는 늦어질 수 있지만 중단되거나 단절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뉴컨텐츠컴퍼니는 외부 창작진에게도 열려 있다. 전문가 집단이 드나들 수 있는 다양한 모델을 시도한다.

“서클컨텐츠컴퍼니, 레미제라블코리아 모두 업계에 능력 있는 플레이어들과 공동으로 만든 거라고 볼 수 있어요. 특히 뉴컨텐츠컴퍼니는 ‘창작뮤지컬을 지원해보자’라는 생각에서 만든 것이죠. 중국과 일본 등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작품을 같이 만들어보자는 것입니다. 내년쯤 신규 창작물을 선보일 예정이고요, ‘벤허’ 재연까지 숨 가쁘게 달려왔는데 숨 고르기를 한 뒤 체력이 되면 창작 공모전도 검토할 수 있죠.”


인터파크와 이 대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지난 6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한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도 힘을 실었다.

“문체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고생을 하셨죠. 콘텐츠 제작자, 기획사가 협조를 해야 하는 것인데, 장기적인 과제입니다. 저희는 잘 운영될 수 있게끔 지원하는 역이죠. 영화(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처럼 단순하게, 스코어를 전송할 수 있는 측면은 아니에요. 매우 다양한 입장과 복잡성이 존재하죠. 무료 공연부터 30만원까지 스펙트럼이 복잡합니다. 장기적으로 풀어나가야죠.”

인터파크는 티켓 판매 플랫폼, 콘텐츠 제작, 공연장 등 크게 세 가지 섹터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제작, 투자, 매니지먼트 영역에도 가세했다.

이 대표는 “시너지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한계는 공연계의 열악한 수익 구조인데 많이 합리화되고 성공 사례가 등장하고 있지요”라면서 “성공 모델은 계속 나올 거라 보지만, 시각에 따라 불균형적인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전체적으로 평균 생산성을 높이는 과정”이라고 짚었다.

현 공연계는 다소 어지럽고 복잡하며 불안하다. 그래도 이 대표는 희망을 읽는다.

“좀 더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각 부문에서 성공 모델을 만들고 발전시켜야 하는 사업자로서 인터파크의 위치에 대해 좀 더 고민해나갈 겁니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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