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종목 위기' 놓인 제넨바이오, 코어센터 건립 성과 의구심
이종장기이식 CRO로 수익 창출 목표하나 전망 어두워
근 시일 내 전임상(영장류) 단계에도 어려운 현실 지적
제넨바이오측 이종이식 연구개발과 동시에 CRO사업 확장할 계획 밝혀
공개 2021-06-28 10:00:00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4일 11:3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임성지 기자] 수백억원을 투자해 완공을 앞둔 제넨바이오(072520)의 이종장기 이식 센터인 제넨코어센터. 제넨바이오는 센터가 설립되면 이종장기 관련 CRO(임상시험수탁기관)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장담하지만 이종장기 이식 수준은 아직 전임상(영장류)도 확실한 데이터가 없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계속되는 적자 속에 올해도 턴어라운드에 실패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위기에 처한 제넨바이오는 제넨코어센터 설립만으로 경영 성과가 나타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제넨바이오는 개별기준 2018년 영업이익 -24억원, 2019년 영업이익 -119억원, 2020년 영업이익 -117억원으로 3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역시 영업이익은 -34억원으로 적자로 시작해 4년 연속 영업손실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요건 충족 가능성을 높였다.
 
실적 부진은 이종장기이식을 위한 제넨코어센터 건립에 따른 비용 증가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넨바이오 측은 내년 제넨코어센터의 건립으로 수익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이종장기이식 임상과 관련돼 성과를 내기 위한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존재한다.
  
제넨코어센터 조감도
 
제넨바이오는 제넨코어센터의 비임상시험센터 CRO사업으로 2022년 35억원, 2023년 85억원, 2024년 200억원의 매출액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CRO사업의 핵심은 영장류 CRO로 제넨코어센터 오픈과 동시에 시험을 수주하겠다고 밝혔다. 3연 연속 실적 부진을 영장류 CRO사업으로 만회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영장류 CRO가 2022년부터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현재 이종장기이식 기술력과 제도 지원 등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 단장을 역임한 박정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임상에 있어 췌도와 각막이식은 한국이 앞서 있으나 아직 면역거부반응에 대한 조절이 쉽지 않으며 조절한다고 해도 암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전임상(영장류) 데이터가 없는 상황으로 영장류 실험모델, 또는 영장류 실험모델이 가능하도록 제도 등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이종장기이식 기술이 영장류 CRO 초기 단계라는 지적도 있다. 이종장기이식 유용성 및 안전성 검증 연구를 진행한 안전성평가연구소(KIT)의 황정호 동물모델연구그룹 그룹장은 “한국보다 10~15년 빠르다는 미국도 전임상(영장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안정적인 영장류 CRO가 되려면 최소 3~5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이종장기이식을 연구한 전문가들도 영장류 CRO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상황에 제넨바이오가 센터 설립으로 재무 개선 효과를 바로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재무 상태가 좋지 못한 상황에 제넨바이오가 제넨코어센터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제넨바이오의 연결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은 2017년 33억원이었지만, 2018년 –20억원, 2019년 –200억원, 2020년 –197억원으로 현금창출력이 좋지 못했으며 2021년 1분기도 –165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현재 제넨바이오의 주요 수익 창출 사업부가 계속 하향세인 점이다. 
 
분기보고서에 의하면 제넨바이오의 수익은 유통사업부, 환경사업부, 바이오사업부 세 곳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유통사업부는 별도 기준 매출이 1분기 20억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17억원으로 감소했고 환경사업부는 작년 1분기 8억원에서 올해 1분기 4억원로 줄었다. 
 
이처럼 주요 사업부의 영업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2022년부터 제넨코어센터 운영과 영장류CRO 연구비 등으로 오히려 재무부담감만 증가할 우려가 있다.
  
제넨바이오 홈페이지
  
제넨바이오가 실험용 영장류를 확보할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 모더나, 존슨앤존슨 등 글로벌 제약회사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실험용 원숭이가 지속해서 필요하지만, 현재 가격 상승 및 최대 공급처인 중국에서의 수입이 차단되는 등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실험용 원숭이 1마리 가격이 1만달러(약 1100만원)로 작년 대비 2배 상승했다. 실험용 영장류 부족은 최대 공급처인 중국도 마찬가지다. 상하이 테크놀로지 벤처캐피탈 그룹의 제너럴 매니저인 Shen Weiguo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도 2750마리의 실험용 원숭이가 부족했으며, 부족분은 향후 5년 동안 매년 15%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상황에 2022년 제넨코어센터 설립 이후 당장 수익이 발생할 것처럼 말하는 제넨바이오의 계획이 어그러질 경우 재무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올해 흑자 전환을 하지 못하면 관리종목 지정 요건을 충족하게 되기 때문에 제넨코어센터 외에 경영 상황을 개선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이에 제넨바이오의 김성주 대표는 <IB토마토>와 서면 인터뷰로 “2022년 2월 완공 예정인 제넨코어센터와 2020년 9월에 개소한 형질전환센터를 활용해 이종이식 제품 개발을 위한 모든 프로세스를 수행할 예정이다”라며 “제넨코어센터는 이종이식제품에 대한 유효성 및 안전성 평가와 제품 제조를, 형질전환센터는 원료 개발 및 생산을 담당하며 이종장기 원료부터 이식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원스톱(One-stop) 플랫폼을 구축하게 된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성주 대표는 “제넨바이오는 CRO사업 목표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 현재 설치류 및 영장류 시설을 추가 증설하고 있다"면서 "제넨코어센터가 건립되는 2022년 상반기부터는 시설자금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에 재무상태가 나아질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장류CRO가 가능한 국내 시설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설치류 및 영장류에서 다양한 비임상시험을 진행해온 제넨바이오의 전문성은 당사의 CRO 매출을 빠르게 확대해 이종이식 제품 상용화에 필요한 연구개발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임성지 기자 ssonata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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